내년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이런 일은 사상 처음
작성일
1968년의 4분의 1로 줄어든다
1968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105만5632명이었다. 그로부터 59년 뒤인 내년엔 그 4분의 1 수준인 20만명대가 입학할 전망이다. 1964년 입학생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뒤 초등학교 입학생이 30만명 아래로 내려가는 건 처음이다.

입학생 수가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지 3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학생 수가 이렇게 빠르게 줄면 지방 학교의 소규모화와 통폐합, 수도권 집중, 성장 잠재력 약화가 한꺼번에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국가통계포털(KOSIS)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를 종합하면 다음 달 발송되는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는 아동은 20만명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출생아 수가 급감한 2020년생이 내년에 입학하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보면 2020년 출생아는 27만2337명이었다. 2019년(30만2676명)보다 10.0% 적은 수치다. 1970년 출생 통계를 작성한 뒤 연간 출생아가 20만명대로 떨어진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 30만1442명은 입학생 통계 작성 이후 최소 기록이었다. 내년에는 이 기록이 큰 폭으로 다시 깨질 가능성이 크다.
입학생 수가 입학 대상 연도의 출생아 수와 꼭 같지는 않다. 사망이나 조기 입학, 해외 체류, 국내 체류 외국인 아동 같은 변수가 있어서다. 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올해 입학생은 2019년 출생아보다 1234명 적었다. 지난해 입학생 32만4079명도 2018년 출생아 32만6822명보다 2743명 적은 데 그쳤다. 2007∼2026년 입학생과 이들의 출생 연도인 2000∼2019년 출생아의 차이는 평균 1만2438명(2.6%)이었다. 이 20년 동안 입학생이 출생아보다 많았던 해는 없었다. 2020년 출생아가 27만명대인 만큼 내년 입학생이 30만명을 넘기는 어렵다.
통계가 처음 작성된 1964년 초등학교 입학생은 90만명대였다. 1968년에는 105만명을 넘겨 정점을 찍었다. 이후 1982년 80만명대, 1983년 70만명대, 1991년 60만명대로 차례로 줄었다. 그 뒤로는 늘었다 줄었다를 되풀이하며 2007년에도 61만769명을 유지했다.
60만명선은 2008년 무너졌다. 이해 입학생은 54만799명이었다. 2009년에는 46만9592명으로 40만명대에 들어섰다. 이후 10여년 동안은 대체로 40만명대가 이어졌다.
2023년부터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입학생은 올해까지 4년 연속 감소했다. 해마다 감소율이 10% 안팎에 달했다. 2024년 입학생은 35만3828명으로 처음 30만명대에 진입했다.
이 흐름은 2010년대 중후반 출생아 급감에서 비롯됐다. 2017년 출생아는 35만7771명으로 2016년(40만6243명)보다 11.9% 줄었다. 출생아가 30만명대로 떨어진 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었다.
입학생 감소는 2023년생이 입학하는 203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2023년 출생아는 23만28명이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입학생은 20만명대 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

20만명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2024년부터 출생아 수가 다시 늘고 있어서다. 출생아는 2024년 23만8317명, 지난해 25만4341명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19만3784명이 태어났다.
한국의 출산율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유독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4년 6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22년 38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51명이었다. 한국은 0.78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꼴찌였다.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인 회원국은 한국 하나뿐이었다. 1960년 6명에 이르던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60여년 만에 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해 저출산 국가로 꼽히는 스페인은 1.16명, 이탈리아는 1.24명, 일본은 1.26명이었다. 그리스와 캐나다도 각각 1.32명, 1.33명으로 한국보다 높았다. 한국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0명으로 2년째 올랐다. 그래도 여전히 1명에는 한참 못 미친다.
한국보다 먼저 저출생을 겪은 일본에서도 출생아는 계속 줄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인 출생아는 67만1236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다.
입학생 감소의 충격은 지방 학교에 먼저 닥칠 가능성이 크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또래와 어울릴 기회가 줄어든다. 학교가 운영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제한된다.
교육 여건이 나빠지면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이 수도권으로 옮기는 흐름이 더 빨라질 수 있다. 학교 통폐합도 피하기 어렵다. 이 세대가 대학에 들어갈 무렵에는 문을 닫는 대학이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담은 결국 지금의 어린 세대가 떠안게 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고령자 수인 노년부양비는 올해 31.3명이다. 2070년에는 103.3명으로 불어난다. 일하는 사람 1명이 고령자 1명 이상을 부양해야 하는 셈이다.
일할 사람이 줄면 경제 전체의 생산 능력도 약해진다. 노동 투입이 감소하는 만큼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내국세에 연동하는 제도를 55년 만에 없애기로 했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초·중·고교에 쏠렸던 재원을 조정하려는 조치다. 정부는 개편으로 생기는 여유 재원을 그동안 투자가 부족했던 영유아 교육과 고등·평생교육에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