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북한 유네스코 등재 유력..."정부는 도대체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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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태권도 먼저 등재, 정부 대응 2년 늦었다

국민의힘이 북한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유력해진 상황을 두고 정부의 대응이 늦었다며 공세를 폈다. 태권도의 역사와 정통성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과정에서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뉴스1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정부를 향해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데에도 북한의 눈치를 봐야 하느냐”며 “두고만 본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고 말했다. 북한이 먼저 태권도 등재를 신청한 뒤 심사 절차를 밟는 동안 우리 정부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국가유산청의 업무 처리 과정도 도마 위에 올렸다. 함 대변인은 "민간단체가 태권도 남북 공동 등재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공문을 유네스코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실제 전달 여부를 두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유산청은 공문을 보냈다고 답했으나 해당 단체는 유네스코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함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사실이라면 단순한 업무 소홀을 넘어 국민을 기만한 행위”라며 “국가유산청은 공문 발송 여부와 경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문이 실제로 발송됐는지, 전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사안은 현재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는 만큼 구체적인 경위가 확인돼야 한다.

논란의 출발점은 북한이 한국보다 먼저 유네스코 등재 절차에 착수했다는 데 있다. 북한은 2024년 3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무술-태권도’라는 명칭으로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반면 한국은 남북 공동 등재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올해 3월 ‘태권도: 한국의 도장 공동체 수련문화’라는 이름으로 신청서를 냈다. 약 2년의 시차가 발생한 셈이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이달 5일 북한이 신청한 태권도에 대해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를 권고했다. 평가기구의 권고는 최종 결정에 앞선 심사 단계지만, 기존 사례를 고려하면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제21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지난달 29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미디어데이에서 민군통합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9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미디어데이에서 민군통합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 뉴스1

남북 공동 등재가 어려워진 배경에는 경색된 남북 관계와 신청 시기의 차이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과거 씨름을 공동으로 등재한 경험이 있다. 2018년 남북은 각자 신청했던 씨름을 공동 등재하는 데 합의했다. 태권도 역시 공동 등재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북한이 먼저 단독 신청을 진행하고 남북 간 협의 여건도 악화하면서 같은 방식의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정부는 북한이 먼저 등재한다고 해서 태권도에 대한 배타적 권리나 독점적 지위를 갖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은 한국 태권도 역시 별도 등재 또는 기존 유산에 포함하는 확장 등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확장 등재에는 관련 국가와의 협의가 필요해 북한의 동의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한국이 독자적인 신청 절차를 다시 밟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태권도의 역사와 정통성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함 대변인은 “정부는 태권도의 역사와 정통성에 대한 대한민국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국기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정부는 그 무책임과 무능에 대해 반드시 국민 앞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유네스코 등재 절차를 넘어 한국 태권도의 국제적 정체성을 어떻게 알리고 보존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등재가 최종 확정되더라도 한국의 후속 등재 추진은 가능하지만, 신청 방식과 시기, 국제사회에 전달할 유산의 범위를 구체화해야 한다. 국가유산청이 공동 등재 추진 과정과 향후 계획을 얼마나 명확하게 공개할지도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