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인 한동훈-조국이 한목소리로 문제 제기... 대체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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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수사권 없는 죽은 검사가 민주당 특검에 가면 부활 기적"
조국 "특검 수사 위해 효력 잃은 구법 적용하면 위헌·위법 문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두고 "수사권 없는 '죽은 검사'가 '민주당 특검에 파견' 가면 다시 '부활'하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없애 놓고 특검 파견검사에게만 수사권을 되살려 준 것은 스스로 원칙을 뒤집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조작기소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기 몇 시간 전이었다. 특검법은 전날 오후 본회의에서 재석 168명 중 찬성 167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7번째 특검이다.
한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법무부에 "검찰 수사권은 없애 놓고, 이미 수사권 없는 죽은 검사가 특검에 파견만 가면 부활하는 것이 불법 아니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한 의원에 따르면 법무부는 "형사소송법에 예외규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 의원은 "틀린 답변이다. 형사소송법 본문은 검사 수사권 규정을 삭제했다. 남은 것은 부칙의 경과조치 하나뿐이다"라며 "그것으로 충분했다면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에 부칙 제5조를, 조작기소 특검법안에 부칙 제6조를 따로 넣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형사소송법만으로는 안 되니 특검법마다 누더기로 부칙을 덧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작기소 특검법 부칙 6조는 특검과 특검보, 파견검사의 직무에 형사소송법을 준용할 때 수사권·지휘권 관련 부분은 개정 전 규정을 따르도록 한 조항이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은 지난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원칙적으로 폐지됐다.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 것도 이때다. 하지만 이 조항에 따라 특검에 파견되는 공소청 검사 최대 20명은 직접 수사하고 수사를 지휘할 수 있다. 특검팀은 파견검사를 포함해 최대 309명 규모로 꾸려지며 준비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200일 동안 활동한다.
한 의원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9월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의 해당 부칙을 지우는 법안을 냈다. 한 의원은 "법무부 답변이 틀렸다는 것은 민주당이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며 "법무부 말이 맞다면 부칙을 지워도 수사권은 남아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를 금과옥조처럼 내세워 검찰 수사권을 없앴다. 그래 놓고 자기들이 만든 특검에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손에 몰아준다"고 비판했다.
특검은 특정 사건을 한시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효율이 중요하다는 반론에 대해서는 한 의원은 "정반대다. 특정 사건을 골라 수사와 기소를 한 손에 쥐여주는 것, 그것이 공정성이 가장 위태로워진 구조다"라며 "바로 그 위험 때문에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고 외친 것이 민주당"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원칙은 필요할 때 꺼내 쓰고 불편할 때 접어두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 말처럼 검사 수사권이 위험하다면 특검에서도 위험하다"며 "처음부터 원칙은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없애는 데 필요한 대로 법을 고쳐 누더기로 만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공화정이 붕괴하고 있다. 막아야 한다"고 글을 맺었다.
부칙 6조를 둘러싼 위헌 논란은 범여권에서도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특검 수사를 위해 이미 효력을 잃은 구법을 적용하는 것은 위헌·위법 문제를 일으킨다"며 "이제 검사는 더 이상 수사기관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조 원장은 "만약 추후 재판부가 위헌 제청할 여지를 주는 조항을 포함해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재판이 중지되는 등 정말 큰 낭패를 볼 것"이라며 법안 처리 전에 해당 조항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파견검사 수사권을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수사권이 박탈된 공소청 검사들을 보내서 수사하라고 하면 의지가 생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소청 검사들도 반발했다. 안미현 대전지방공소청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는 페이스북에 “10월 2일부터 '검사 묻은 증거'는 못 쓰도록 세상 어디에도 없을 사법 체계를 마련하지 않았느냐”며 "설마 조작기소 특검에 조작하고 왜곡해서 먼지 한 톨에 수사권도 가지면 안 되는 공소청 검사들을 데려다 쓰려는 건가"라고 적었다. 장진영 광주지방공소청 순천지청 부장검사도 전날 공소청 내부망에 "수사·기소에 관여한 검사들이 서로를 끊임없이 수사하게 되는 법치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황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글을 올렸다.
파견검사 규모를 두고는 정부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이번 특검의 취지에 비춰봤을 때 공정성 논란들도 우려된다"며 "파견 검사의 규모를 축소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조작기소 특검의 파견검사 정원 20명은 30~70명 수준이었던 순직해병·내란·김건희 3대 특검보다 적다.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와 수사관들이 특검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는 만큼 파견 검사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위헌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형사소송법 개정 당시 이미 부칙에 특검·특검보·파견 검사는 종전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수사권을 가진다고 규정했다"며 "이번 특검법은 그 규정을 정확히 반복했을 뿐이라 위헌·위법적 요소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지난 9월 출범한 선거관리위원회 특검팀의 파견 검사도 같은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 놓고 이제 와서 조작기소 특검 파견 검사는 수사권을 가지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특검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민주당은 이르면 22일 특검 임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