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지어도 대통령만 되면 죄가 사라지게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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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조작기소 특검법은 이재명 방탄 악법”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이재명 방탄 악법'이라고 부르며 장외투쟁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없애려는 법이라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민주당은 공소취소 조항까지 뺐는데 무엇이 문제냐며 맞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동티모르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동티모르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논평을 내고 "거대 의석수를 앞세워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무력화하고, 대통령 한 사람의 죄를 덮기 위해 의회 민주주의를 무참히 짓밟았다"며 "조작 입법이자 이재명 방탄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 국가기관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168명 중 찬성 167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반대표는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던진 1표뿐이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오후 법안이 본회의에 오르자마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섰다. 토론은 24시간가량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182표로 가결한 뒤 곧바로 특검법을 처리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필리버스터에서 "민주당이 추천하고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했다. 마지막 토론자로는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토론이 끝나자 김 의원을 격려하며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특검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1명씩 추천한 후보 가운데 이 대통령이 1명을 고른다. 수사 대상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쌍방울 대북송금, 성남FC 후원금, 김진성씨 위증교사, 경기도지사 법인카드 사용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줄줄이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과 탈북 어민 강제북송,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등도 수사 대상이다.

표결을 앞둔 전날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선 '이재명 재판취소악법 강행처리 국민규탄대회'가 열렸다. 국민의힘 의원 30여명과 당직자, 지지자들이 모여 민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동티모르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동티모르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026년 11월 6일은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사망한 날”이라며 "죄를 지어도 대통령만 되면 죄가 사라지게 만드는 법"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오늘 이 대통령만 살고 대한민국은 죽었다"며 "저들이 밀어붙이려고 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이야말로 입법 조작이자 조작 입법"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국회를 통과했다고 해서 모든 법이 법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죄를 지우려 하는 대통령에게는 재판 재개만이 답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법이 존재하는 나라, 그것이 바로 독재 국가"라며 "사법부가 독립을 지키려면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조작 정권은 패배할 것이다. 공소 취소는 탄핵의 길이고, 하야의 길이며, 정권 퇴진의 길"이라며 “5개 재판을 없애기 위한 이재명 정권이 저지른 이 모든 꼼수와 악행에 대한 재판까지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조항이 빠졌어도 결국 이 대통령 재판을 무력화하려는 사전 작업이라고 의심한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우회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중대한 위법수사에 따른 공소제기,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벗어난 공소제기를 공소기각 사유로 새로 넣었다. 특검이 조작수사 결론을 내리면 법원의 공소기각 판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가 특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소청에 공소취소를 권고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사에 협조한 사람의 형을 반드시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한 조항을 두고는 이 대통령 사건 관계자들이 기존 진술을 뒤집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검 브리핑 범위가 넓어진 점도 국민의힘이 문제 삼는 대목이다. 순직해병·내란·김건희 3대 특검과 2차 종합특검,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은 브리핑 대상을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으로 묶었다. 이번 법안에서는 이 문구가 '수사과정'으로 바뀌었다. 피의사실 공표의 길을 터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주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수사를 가장 많이 받았던 이 대통령도 특검의 수사대상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금 특검법의 규정 형식을 보면 배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대국민 여론전에 나선다. 이후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여는 방안, 1인 시위 등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줄곧 문제 삼아 온 공소 취소권은 물론이고 이첩 요구권까지 법안에서 삭제했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장외투쟁 계획을 두고 "국정감사를 앞두고도 장외투쟁, 예산안 심사 중에도 장외투쟁, 도대체 소는 언제 키울 작정이냐"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특검법을 발의했다가 반대 여론에 밀려 처리를 미뤘다. 이후 공소취소 관련 조항을 덜어낸 수정안을 3일 당론으로 확정했다. 4일 법사위를 거쳐 이날 본회의 처리까지 사흘 만에 밀어붙였다.

특검법이 10일 공포되면 이르면 22일 특검이 임명된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특검법이 공포되면 국회의장은 2일 이내 서면으로 특검 임명을 대통령에게 요청한다. 대통령은 3일 이내 특검 후보 추천을 정당에 의뢰한다”며 "최종 임명이 아마 22일경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파견검사 20명을 포함해 최대 309명으로 꾸려지며 준비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200일 동안 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