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그나마 수산물 싸게 먹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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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이 꼽은 이달의 생선회·제철 수산물

노량진수산시장 새벽 시장에서 3kg짜리 레드킹크랩 한 마리가 5만5000원에 팔렸다. kg당 1만9000원꼴이다. 평소 시세인 kg당 3만~4만원으로 치면 12만원 안팎은 줘야 할 크기다. 수산물 전문 유튜버 김지민은 "살면서 역대급으로 저렴해진 가격"이라고 했다.

방어회 / 뉴스1 자료사진
방어회 / 뉴스1 자료사진

김지민은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 '이제 시작인 11월 추천 생선회... 연말 앞두고 비싸지기 전에 드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6일 올렸다. 그는 추석 연휴가 끝나 수요가 빠지는 10~11월을 1년 중 수산물이 그나마 저렴한 시기로 꼽았다.

김지민이 킹크랩을 산 건 10월 중후순이다. 살은 90% 이상 차 있었다. 다만 그는 "자연산은 그날그날 수급량이 달라 시세가 들쭉날쭉하다"며 영상 속 가격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레드킹크랩 시세는 당분간 kg당 2만5000~3만5000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대게도 아직 수요가 몰리지 않아 저렴한 편이다.

꽃게를 두고는 추석 직전 불거진 노량진 담합 의혹을 짚었다. 추석 바로 전날 노량진시장 꽃게가 kg당 6만~7만원에 팔려 논란이 됐다. 같은 시기 가락시장 꽃게는 3만~4만원이었다. 김지민은 담합이 아니라고 했다. 그날 노량진 경락 시세가 kg당 5만3300~5만8700원으로 이미 높았다는 것이다. 다른 시장들은 연휴 전에 받아 둔 물량을 팔았다. 노량진에는 당일 새벽 조업한 꽃게가 들어왔다. 꽃게는 수조에서 하루만 지나도 살이 빠져 단가가 내려간다. 갓 잡은 꽃게가 비쌀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꽃게 / 뉴스1
꽃게 / 뉴스1

11월 꽃게는 수꽃게만 고집하지 말라고 했다. 교미기라 수꽃게는 개체마다 살 수율이 들쭉날쭉하다. 단맛도 10월보다 아쉬운 경우가 많다. 반면 암꽃게는 살과 장이 오른다. 12월부터 먼바다로 내려가 겨울을 나기 전 먹이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때문이다. 알은 아직 없다. 김지민은 "수꽃게보다 시세가 조금 더 저렴하다면 차라리 암꽃게가 낫다"고 했다.

홍게는 국산이 서울 쪽으로 잘 들어오지 않는다. 수도권에서 볼 수 있는 건 대부분 러시아산 '타이탄 홍게'다. 덩치가 커서 붙은 이름이다. kg당 4만~5만원으로 대게와 큰 차이가 없지만 살이 크고 달다고 했다.

새우는 활흰다리새우가 끝물이라 이달 안에 먹는 게 좋다. 대하 축제장에서 굽는 1kg당 26마리 전후 크기의 흰다리새우가 온라인에서는 2만원대 초반에 팔린다. 축제장에선 kg당 3만5000원 선이다. 온라인 제품은 죽은 채 배송돼 껍질이 잘 안 까지고 쫀득함이 덜할 수 있다. 구이용은 큰 것이, 새우탕이나 간장새우용은 작은 것이 낫다고 했다. 대하는 12월 초까지 나오지만 양이 많지 않다. 이맘때부터는 누런빛을 띠는 수대하도 나온다. 시세는 kg당 5만~6만원, 씨알이 작은 건 3만5000~4만원이다. 김지민은 대하가 감칠맛은 더 좋지만 대부분 죽은 채 들어와 식감은 활흰다리새우만 못하다고 했다. 그래서 버터구이나 새우탕, 대하찜 같은 요리용으로 권했다. 오도리로 불리는 보리새우는 10월 어획량이 저조했지만 12월 초중순까지는 꾸준히 잡힌다. 살아 있는 건 마리당 5000원, 큰 건 7000원 선이다.

횟감으로는 광어, 조피볼락(우럭), 농어, 참돔, 강도다리를 1년 내내 추천하는 품목으로 꼽았다. 이달부터 새로 추천한 건 경상도에서 밀치로 부르는 가숭어다. 양식 가숭어는 kg당 2만5000원, 비싼 곳은 3만원까지 부른다. 양식 활고등어와 활전갱이, 돌돔, 능성어, 강담돔, 대왕자바리도 이름을 올렸다.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에 6일 올라온 영상.

그간 추천해 온 잿방어와 흑점줄전갱이는 기름기가 여름만 못하다. 대신 방어가 돌아왔다. 김지민은 자연산과 국산 축양, 일본산 양식 방어 가운데 지금은 기름이 제법 오른 일본산 양식을 권했다. 국산 축양은 자연산 방어를 잡아 해상가두리에서 사료를 먹여 수개월 키운 것이다.

횟감용 삼치는 최소 3~4kg은 넘어야 한다. 10월 내내 값이 올랐다. 김지민은 11월 어획량이 늘어 kg당 1만~1만5000원 선으로 내려가길 기대했다. 쥐노래미는 자연산이 산란기에 들어가 양식만 추천했다. 살이 토실하게 올라 말캉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난다는 것이다. 자연산 숭어도 11월부터 1월까지가 맛이 좋다. 거제·통영·남해 등 남해안 숭어를 권했다. 동해·제주·서해 숭어는 추천하지 않았다. 간이 부푸는 쥐치, 업장에서 흔히 참복으로 부르는 자주복과 졸복, 몸통이 통통해진 줄돔도 꼽았다.

숭어회 / 뉴스1 자료사진
숭어회 / 뉴스1 자료사진

조리용 생선은 겨울 어종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구, 도루묵, 양미리, 삼세기(삼식이), 고무꺽정이, 물메기, 붉은메기 등이다. 붉은메기는 살에 수분이 많지만 생물로 튀기거나 구우면 좋다고 했다. 도루묵은 12월 초, 늦어도 중순까지 먹어야 한다. 12월 중하순부터 산란기에 접어들면 알이 고무처럼 질겨지기 때문이다. 양미리도 늦어도 1월 중순에는 끝내야 한다. 수컷의 이리는 구우면 크림치즈 같은 맛이 난다고 했다. 햇과메기도 1월까지가 철이다.

연체류는 무늬오징어가 11월 중하순까지다. 무늬오징어가 남쪽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시장 물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서해와 남해에서 많이 나오는 돌문어는 12월까지다. 서해 갑오징어와 주꾸미 낚시는 11월에 마무리되지만 고흥과 여수 쪽으로 시즌이 옮겨 간다. 서해 참꼴뚜기와 남해 호래기도 지금이 맛있을 때다.

무늬오징어 / 뉴스1 자료사진
무늬오징어 / 뉴스1 자료사진

조개류는 홍가리비, 키조개, 홍합, 피조개를 추천했다. 참가리비는 양식이라 1년 내내 나오지만 지금은 홍가리비가 제철이다. 굴은 노로바이러스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김지민은 생굴을 꼭 먹겠다면 삼배체굴을 권했다. 삼배체굴은 일반 굴과 기르는 환경부터 다르다. 그는 "삼배체굴을 먹고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다는 얘기는 딱 한 번 들었다"고 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여수를 기준으로 동서를 나눠 서쪽에서 나는 굴을 먹으라고 했다. 여수는 동쪽에 포함된다.

연어알도 지금이 좋다. 9~10월 강으로 돌아오는 국산 연어에서 일부 알을 채취해 만든 것으로 주로 고급 식당에 쓰인다. 일반 좌판보다는 대형 시장의 식자재 전문 업체에서 구할 수 있다. 2월 초까지 나오는 말똥성게도 이름을 올렸다.

김지민은 “12월 되면 비싸질 것”이라며 "더 비싸지기 전에 11월 한 달 동안 평소 먹고 싶었던 수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