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뭐라고 했길래…KT 이강철 감독의 경기 직후 ‘이 발언’, 팬들 사이서 논란 중
작성일
연장 12회 혈투서 실책 한 번에 무너진 KT의 꿈
4시간 21분 혈투에서 진 사령탑은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KT 위즈는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연장 12회 끝에 2대3으로 졌다. 1차전을 8대7로 잡았던 KT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대구 원정 3연전을 치르게 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야구 인생에서 이런 경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했는데, 운이 삼성으로 갔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발언을 두고 팬들과 야구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운 탓으로 돌리기엔 아쉬운 장면 많았다"
비판적인 시각은 패인을 '운'으로 정리하는 데 무게를 두기 어렵다는 쪽이다. 승부를 가른 결정적 장면이 12회초 내야 송구 실책을 비롯해 주루·작전 실수 등 선수단의 집중력과 기본기 문제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이를 운으로 치부하면 패배 요인을 짚는 데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벤치 운영을 향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마무리 박영현의 이른 투입을 비롯해 포수와 대타 기용 시점 등 세부적인 수 싸움에서 판단 착오가 있었는데도 이를 인정하기보다 상대에게 운이 따랐다는 말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선수 보호하려는 리더십" 옹호도
반대편에서는 감독의 발언을 선수단을 감싸려는 의도로 읽었다.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고 10회말 만루 기회까지 놓쳐 자책감이 컸을 내야수 오윤석을 탓하기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메시지로 사기를 지키려 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불운이 겹쳤다는 시각도 있다. 10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타구는 속도와 방향으로 보아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한 끗 차이로 희비가 갈리는 단기전의 특성상 운의 비중이 작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7이닝 1실점 '에이스 맞대결'
경기 초반은 투수전이었다. KT 고영표와 삼성 크리스 패덱이 나란히 7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고영표는 정규시즌 15승 7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한 KT 선발진의 기둥이다. 올해 삼성전 4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강했다.
다만 고영표는 이날도 한국시리즈 첫 승을 따내지 못했다. 2021년과 2023년 한국시리즈 통산 5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2홀드에 그쳤고, 이번에도 호투를 승리로 바꾸지 못했다.
이틀 연속 '8회 1사' 박영현
승부수는 8회에 나왔다. 1대1로 맞선 8회초 손동현이 1사 1루에서 구자욱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KT 벤치는 곧바로 마무리 박영현(23)을 올렸다. 1차전에 이어 이틀 연속 8회 1사 상황 투입이었다.
박영현은 구자욱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박승규를 우익수 뜬공, 르윈 디아즈를 1루 땅볼로 잡았다. 9회 2사 2루에서 원바운드 공이 나오자 이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다독였다. 박영현은 대타 김현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포효했다. 1⅔이닝 23구 무실점이었다.
1차전에서도 박영현은 1⅔이닝 22구 무안타 3탈삼진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이틀 동안 아웃카운트 10개를 혼자 책임진 셈이다.
이 감독은 "영현이를 안 쓰고 지면 아쉬울 것 같았다"며 "영현이가 맞고 경기가 끝나도 후회는 없다고 생각해 승부를 걸었다"고 밝혔다. 이어 "영현이는 원래 믿는 투수"라고 짧게 덧붙였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10회말 1사 만루'
가장 아쉬운 순간을 묻자 이 감독은 "너무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2대2 동점이던 10회말 1사 만루를 꼽았다. 오윤석이 원태인을 상대로 잘 맞힌 타구가 1루수 정면 직선타가 되면서 끝내기 기회가 사라졌다.
이 감독은 "상대가 준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같다"며 "누구 탓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선수들 모두 잘했다. 마지막 운이 상대에게 간 것 같다"고 말했다.

15회 무승부까지 대비한 벤치 싸움
이날 KT는 고영표가 내려간 뒤 불펜 투수 7명을 쏟아부었다. 이 감독은 마운드 운용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투수를 내도 맞으면 끝이라 빨리빨리 바꿨다"며 "15회까지 갈 가능성을 생각해 카드를 쉽게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로건 앨런과 배제성까지 쓸 각오였다"고 밝혔다. 로건 앨런은 4차전 선발 후보로 거론되던 투수다. 시리즈 다음 경기 계획까지 걸 만큼 총력전이었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중간 계투 김정운도 따로 언급했다. 김정운은 11회초 2사 2·3루에서 박계범을 삼진으로 잡는 등 1⅓이닝 무실점으로 버텼다.
오윤석의 원바운드 송구
승부는 결국 실책에서 갈렸다. 12회초 1사 1·2루에서 이재현이 투수 앞 땅볼을 쳤다. 투수 우규민이 2루로 던져 선행 주자를 잡았지만, 병살을 노린 2루수 오윤석의 1루 송구가 원바운드가 됐다. 1루수 김현수가 공을 처리하지 못했고 3루에 있던 디아즈가 홈을 밟았다. 10회말 결정적인 직선타를 날렸던 오윤석이 12회에는 실책을 기록한 것이다.
KT는 12회말 2사 1·2루까지 몰아붙였지만 김현수가 2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가 끝났다.
대구 3연전, 남은 과제는
이 감독은 "다음 경기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이틀 동안 박영현을 연투시킨 만큼 3차전에서 마무리 운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시리즈 3~5차전은 6일부터 8일까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