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몰랐는데…'100일의 거짓말' PD, 4년 전 ‘우영우’ 만든 ‘이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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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백상예술대상 2회 수상한 드라마 연출계의 거장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매회 영화 같은 연출로 화제를 모으는 이 작품을 누가 만들었는지 묻는 반응이 늘고 있다. 해당 작품의 메인 연출자는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만든 유인식 감독이다.

유인식 감독은 SBS 공채 프로듀서 출신이다. SBS를 떠난 뒤에는 프리랜서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SBS '수호천사'에서 조연출로 출발해 20년 넘게 현장을 지켰다. 2003년 '스무살'에서 연출을 맡았고, 2004년 '폭풍 속으로'를 공동연출했다. 2005년 '불량주부'로 메인연출 자리에 올랐다.
이후 필모그래피는 끊김 없이 이어졌다. 2006년 '불량가족', 2007년 '외과의사 봉달희'(공동연출), 2008년 '불한당', 2010년 '자이언트', 2012년 '샐러리맨 초한지', 2013년 '돈의 화신', 2014년 '너희들은 포위됐다', 2015년 '미세스 캅', 2016년 '미세스 캅 2'와 '낭만닥터 김사부'가 그의 연출 목록에 올라 있다. 2019년에는 '배가본드', 2020년에는 '낭만닥터 김사부 2'를 선보였다.
2022년에는 ENA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연출했다. 2023년에는 SBS로 돌아와 '낭만닥터 김사부 3'를 맡았다. 2026년에는 넷플릭스 '원더풀스'와 tvN ‘100일의 거짓말'이 필모그래피에 추가됐다. 방송사를 SBS, ENA, 넷플릭스, tvN으로 넓혀 가며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작품 타율도 눈에 띈다. 맡는 작품마다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1년 조연출 데뷔부터 2026년 ‘100일의 거짓말'까지 25년 동안 연출 크레디트가 20편 안팎으로 쌓였다.
90년대에는 '어떤가요' 작사가로 활동
유 감독의 이력 중 가장 의외로 꼽히는 대목은 작사가 경력이다. 그는 1990년대에 작사가로 일했다. 이정봉이 불러 히트한 노래 '어떤가요'를 누나 유장희와 함께 공동 작사했다.
곡이 크게 흥행하면서 이후 작사 의뢰가 이어졌다. 다만 당시 SBS에 입사한 직후여서 작사 활동은 접었다고 한다. 가요 히트곡을 쓴 작사가가 방송사 PD로 방향을 바꿔 드라마 연출가가 된 경로다. 연출 분야에서 대사와 정서에 공을 들이는 그의 작업 방식과 맞닿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연출상 두 차례 수상
수상 이력은 연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유 감독은 2017년 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낭만닥터 김사부'로 TV부문 연출상을 받았다. 6년 뒤인 2023년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같은 부문 상을 한 번 더 받았다. 같은 상을 6년 간격으로 두 번 받은 기록이다.
초기 성과도 뚜렷하다. 2010년 '자이언트'로 그리메상 연출상을 받았다. 같은 해 '자이언트'는 SBS 연기대상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했고,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방송영상 그랑프리 부문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표창을 받았다. 2011년에는 제38회 한국방송대상 장편드라마 TV부문 작품상을 '자이언트'로 수상했다.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자이언트'로 2010년과 2011년 두 해에 걸쳐 연말 시상식과 방송대상, 정부 표창까지 휩쓴 점이 눈에 띈다.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상을 이어 받으며 서로 다른 장르에서 성과를 낸 연출가로 자리 잡았다.

‘100일의 거짓말', 16부작으로 만든 이유
‘100일의 거짓말'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유 감독은 지난 9월 제작발표회에서 류보리 작가와 장편드라마로 이 이야기를 풀기로 의기투합한 과정을 밝혔다. 그는 이 이야기에 모든 인물이 시대의 격랑 속에서 변해 가는 모습이 담겨 있고, 무엇이 이들의 선택을 이끌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12부작으로는 분량이 부족했다는 것이 유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16부작으로 만들어도 이야기가 차고 넘친다고 자신했다. 인물의 심리를 차분하게 끌어가는 점을 류 작가의 장점으로 꼽았다. 회차를 늘려 인물별 변화를 충분히 담으려 한 선택이다. 16부작 구성은 해당 작품이 인물 중심 서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역사 고증 부담, 건물 남아 있지 않아 미술에서 난항
시대극에서 가장 부담이 큰 부분은 고증이다. 유 감독은 역사 고증 문제가 당연히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당시 건물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미술 작업에서도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그는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고, 총독부 건물에 들어간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재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만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원형이 남아 있지 않은 공간은 증언과 기록에 기대 복원해야 한다. 미술팀이 세트를 짓는 과정에서 고증 작업이 병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회 영화 같다는 평가를 받는 화면 완성도 역시 이 재현 작업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

기획안 단계부터 가슴이 뜨거웠다
유 감독은 일제강점기 이야기를 택한 이유도 직접 설명했다. 기획안 단계였는데도 가슴 속에서 뜨끈하게 올라오는 무엇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서사를 따라가면 뜨거운 무언가가 닿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작품 속 대사로도 나오는 질문이 연출의 출발점이었다. '도대체 그들은 왜 그랬을까,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라는 물음이다. 유 감독은 독립투사들에게 한없이 죄송한 마음이 들고, 자신이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그 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 드라마를 쓰고 만들게 한 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느낌에 다다르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메시지는 시청자가 직접 찾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특정 주제를 제작진이 주입하기보다 시청자의 해석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대본 리딩 현장에서 묵념으로 시작
해당 작품은 첫 대본 리딩 현장부터 분위기가 남달랐다. 유 감독은 배우와 스태프를 포함한 모든 참석자와 함께 독립투사를 향한 묵념 시간을 가졌다. 통상 대본 리딩은 배역 소개와 첫 호흡을 맞추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묵념을 먼저 한 것은 작품을 대하는 제작진의 태도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유인식 감독 연출작 한눈에 정리
수호천사 (SBS, 조연출)
스무살 (SBS, 연출)
폭풍 속으로 (SBS, 공동연출)
불량주부 (SBS, 메인연출)
불량가족 (SBS, 메인연출)
외과의사 봉달희 (SBS, 공동연출)
불한당 (SBS, 메인연출)
자이언트 (SBS, 메인연출)
샐러리맨 초한지 (SBS, 메인연출)
돈의 화신 (SBS, 메인연출)
너희들은 포위됐다 (SBS, 메인연출)
미세스 캅 (SBS, 메인연출)
미세스 캅 2 (SBS, 메인연출)
낭만닥터 김사부 (SBS, 메인연출)
배가본드 (SBS, 메인연출)
낭만닥터 김사부 2 (SBS, 메인연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메인연출)
낭만닥터 김사부 3 (SBS, 메인연출)
원더풀스 (넷플릭스, 메인연출)
100일의 거짓말 (tvN, 메인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