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기업노조에서 오늘 전해진 소식... 좀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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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삼성전자 노조 설립 추진

삼성전자에서 여섯 번째 노동조합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성과급 협상을 거치며 노조 간 갈등이 깊어진 데 이어 기존 노조 출신 인사들이 또 다른 노조를 꾸리면서 노조 난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 / 뉴스1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 / 뉴스1

5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삼성전자 유니온샵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의 제6노조 설립신고서가 전날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 접수됐다. 현재 노조 설립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새 노조 설립에는 기존 노조 간부 출신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문석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 전 구미지부장과 윤주용 초기업노조 전 사무국장 등이 설립을 이끌고 있다. 윤 전 사무국장은 새 노조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운영 방향은 공개하지 않았다. 조직 구성과 활동 범위, 기존 노조와의 차별화 방안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노조 이름에 들어간 유니온샵은 사용자가 노조원이 아닌 근로자를 채용하더라도 채용 뒤 일정 기간 안에 노조에 가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노동조합법은 노조가 해당 사업장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는 경우에만 유니온샵 협정을 허용한다. 새 노조가 이 명칭을 택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설립이 성사되면 삼성전자 노조는 6개로 늘어난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사무직노조(1노조), 구미 네트워크노조(2노조), 동행노조(3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4노조), 초기업노조(5노조)가 있다. 조합원 규모로는 초기업노조가 5만3475명으로 가장 많다. 동행노조 조합원은 3만1043명이다.

새 노조는 스마트폰과 TV 등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중심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공지에서 "최근 동행노조의 전·현 집행부 간 갈등이 심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동행노조 내부 갈등이 별도 노조 설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새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당사자들이 이런 배경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초기업노조는 같은 공지에서 “DS부문을 대표하는 노조로서 2027년 교섭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DX부문에 새로운 노조가 생기더라도 단독교섭으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끼리 교섭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더 짙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노조 지형은 올해 성과급 협상을 거치며 크게 흔들렸다. 노사는 지난해 12월 교섭을 시작했다. 올해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되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던 지난 5월 노사는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노조는 협상 과정에서 경쟁사 수준의 성과급 체계를 요구해 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최근 2~3년 사이 이직을 시도했다는 조합원이 30%였고, 그중 95% 이상이 SK하이닉스에 지원했다"며 "경쟁사처럼 영업이익 기반의 성과급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이 합의에서 상당한 보상안을 내놨다. 연봉의 50%를 상한으로 하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새로 만들었다. 재원은 영업이익의 10.5%로 정했다. 지급 한도는 두지 않았다. 2026~2028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200조원, 2029~2035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100조원을 달성하면 지급하는 구조다. 재원의 40%는 DS 부문 전체에 균등하게 나누고 60%는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한다. 성과급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한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곧바로 처분할 수 있다. DX 부문 직원에게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된다. 연봉 1억원인 메모리 사업부 직원이 6억원대를 받을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다. 회사는 협력업체 동반성장과 지역사회 공헌, 산업 안전 등을 위한 재원 조성 계획을 조속히 발표하겠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담았다.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3.7%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총투표권자 6만5593명 가운데 6만261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노조별 찬성률은 초기업노조 80.6%, 전삼노 21.1%로 크게 엇갈렸다.

합의 이후 노조 간 갈등은 오히려 커졌다. 특별성과급 대상에서 빠진 DX 부문 직원들이 초기업노조를 대거 탈퇴했다. 한때 7만6000여명이던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5만3000여명으로 줄었다. 지난 5월 2600명 수준이던 동행노조 조합원은 3만명을 넘어섰다. 동행노조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를 멈춰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일부 DX 부문 직원이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낸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노조가 교섭요구안을 마련하면서 설문조사를 거친 점 등을 들어 조합원 의견 수렴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초기업노조 집행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월 4일 최 위원장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사내 시스템에 있는 직원 개인정보를 이용해 노조 가입 여부 명단을 만든 혐의를 받는다. 최 위원장은 장인이 대표인 업체와 약 3억7000만원 규모의 집회 물품 거래를 공개입찰 없이 진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 위원장은 "다른 업체들의 견적도 받아봤고 내부에서 논의한 뒤 구매했다"면서도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합비 사용을 둘러싼 내부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은 약 4억2000만원 규모의 조합비 결제에서 생긴 카드 마일리지와 포인트가 최 위원장 개인에게 돌아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 위원장 측은 외부 회계감사를 거친 정상 집행이라고 반박했다. 포인트는 조합으로 되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조합비 2000만원을 들여 위원장 등에 대한 선처 탄원 서명을 추진하자 내부에서는 '셀프 탄원'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회사로서는 노조가 늘어날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노조 간 이견을 조율해야 하는 데다 부문별로 요구가 엇갈리면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업황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노사 관계가 안정을 찾지 못하면 경영 집중력도 흐트러질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반도체주 약세 속에 6.65% 급락(오후 1시 48분 기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