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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조 원 초대형 예산, 여야 간 '증액 vs 삭감' 격돌
925조 원 실질 규모 논란, 미래세대 나랏빚 부담 심화

국회가 이재명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 심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820조 9,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 회복 온기를 골고루 확산하기 위해 지역화폐 등 4대 핵심 분야의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까지 포함하면 실질 규모가 925조 원에 달하는 '기형적 구제불능 예산'이라며 대대적인 삭감 칼날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양극화 해소와 민생 안정을 위한 '증액 심사' 기조를 분명히 했다. 권칠승 정책위의장은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반도체 호조와 경기 회복으로 4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으나 내수와 고용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지 못해 'K자형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사람·인프라 투자 ▲지방재정 지원 ▲3대 민생 프로젝트(일자리·서민금융·주거안정) ▲안전사회 투자 등 '4대 증액 방향'을 제시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발행, 보육·교육 및 철도 인프라 확충, 소상공인 맞춤 지원, 화재·재난 소방 예산 증액 등을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예산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야당 예결위원들은 정부가 발표한 총지출 820조 9,000억 원 외에 총지출에 잡히지 않는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 4,000억 원을 합치면 실제 예산 규모는 925조 3,000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체불가' 도약 예산이라고 포장하지만 실상은 '대체로 불가한' 사업들로 채워진 구제불능 예산"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 4,000억 원 전액을 국채 상환에 투입해 미래세대의 나랏빚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배분되어야 할 지방교부세 30조 5,000억 원을 기금 수입으로 편입하고도 지방계정 지출은 15조 3,000억 원에 그쳐 15조 원 이상이 증발했다고 지적했다. 사업별로는 '북한식 5호 담당제'라 비판한 공익신고장려기금(2,546억 원), 4족 보행 로봇 도입을 위한 범죄예방사업(450억 원), 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보급 사업, 펀드 예산 등을 대표적 삭감 목록으로 지목했다.

야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성과 분석도 없이 이념에 편향돼 포퓰리즘적으로 무한 확장한 예산"이라고 날을 세웠다.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앞두고 여당의 민생·성장 증액론과 야당의 기금 삭감 및 국채 감축 요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2027년도 예산 정국은 극심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