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부산상수도본부장, 북항 미래공간 새 구상…“사직은 실제 야구장, 북항은 디지털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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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통해 디지털 트윈 활용한 부산형 복합 아레나 제안
– 2024년 학술논문 ‘물리·디지털 공간 공진화’ 도시정책에 접목
– 메이저리그·K팝·오페라 한곳에…글로벌 기업 투자 가능성도 제시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부산의 미래 도시공간을 바라보는 김병기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의 시선이 북항과 사직야구장으로 향했다. 사직에는 실제 야구장을, 북항에는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상 야구장을 조성하자는 구상이다. 기존 시설의 입지와 건립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공간의 기능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자는 제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병기 부산상수도본부장 / 사진=위키트리 DB
김병기 부산상수도본부장 / 사진=위키트리 DB

김 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 북항에는 디지털 야구장을, 사직에는 물리적 야구장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부산형 스포츠·문화 복합공간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0월 27일 방송된 KBS부산 ‘AI 내일’ 시즌7의 ‘현실 그 이상, 가상공간’을 소개하며 방송에서 다룬 디지털 기술을 부산 북항 개발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의 구상은 명확하다. 사직은 실제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물리적 야구장으로 유지하고, 북항은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아레나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북항 아레나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몰입형 공연시설인 스피어(Sphere)와 같은 시설을 비롯해 홀로그램, 가상현실 기반 게임장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렇게 조성된 공간에서는 국내 프로야구뿐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 오페라하우스 공연, K팝 콘서트 등을 생중계하거나 재방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사업의 경제성에도 주목했다. 야구 경기만을 위한 물리적 돔구장보다 여러 콘텐츠를 수용하는 디지털 복합시설이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구글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술기업을 거론하며 국비뿐 아니라 해외 자본까지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김 본부장이 제시한 투자 가능성으로, 해당 기업들의 실제 투자 의사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제안이 일회성 아이디어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본부장은 2024년 발표한 논문 ‘스마트시티의 진화-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의 공진화’를 통해 두 공간이 상호작용하며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페이스북 글에서도 자신의 논문을 직접 언급하며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의 공진화(Co-evolution)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술적 연구에서 다뤘던 개념을 부산의 구체적인 도시개발 현안에 적용한 셈이다.

김 본부장의 제안대로라면 사직은 실제 야구 경기가 열리는 공간으로, 북항은 세계 각국의 스포츠·공연 콘텐츠를 디지털 기술로 경험하는 공간으로 기능을 분담하게 된다.

물론 시설 조성비와 디지털 콘텐츠 확보, 운영 수익성, 해외 투자 유치 가능성은 앞으로 검증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김 본부장의 이번 제안은 북항과 사직을 단순한 야구장 건립의 선택지로 보는 대신,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이 공존하는 부산의 미래 도시모델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논의의 여지를 열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