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두고 가지 마세요”… 설악산에 내걸린 현수막, 대체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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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설악산국립공원 백담사 인근 탐방로 현수막 눈길

지난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강원 설악산국립공원 백담사 인근 탐방로에 반려동물 유기와 방사를 금지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반려동물을 버리거나 야생에 풀어놓는 행위가 국립공원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도 현수막 인근에는 반려동물로 추정되는 고양이 한 마리가 머물고 있었다. 단풍철을 맞아 산을 찾은 탐방객들은 고양이의 등장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사람 손을 탄 흔적에 누군가 반려동물을 유기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공원 내 유기 동물 발생 건수를 별도로 집계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탐방로 주변이나 공원 인근 마을에서 사람 손을 탄 고양이나 강아지 등 반려동물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종종 접수하고 있다.

동물 발견은 탐방객이나 주민의 신고뿐 아니라 공원 직원들의 현장 순찰 과정에서도 이뤄진다. 공원사무소는 발견된 동물의 상태에 따라 관리 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야생화된 동물은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한 뒤 방사하고, 사람에게 길러진 흔적이 뚜렷해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은 가능한 한 유기 동물 보호소에 인계한다.

공원사무소는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자연 생태계인 만큼 반려동물을 무책임하게 유기하거나 풀어놓지 않도록 탐방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유기 동물 발견 건수가 많지는 않아 별도 통계를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며 "사람 손을 탄 동물이 발견되면 가능한 한 보호소에 인계하는 등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유기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맹견을 유기할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까지 내려질 수 있다. 아울러 자연공원법에 따라 국립공원 내에서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을 훼손하거나 공원 생태계를 교란하는 행위,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 가축 등을 방목·방사하는 행위 역시 과태료 부과 대상에 해당한다.

산행 중 유기·야생 동물 발견 시 행동 요령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탐방로를 걷다가 사람 손을 탄 것으로 보이는 유기동물이나 야생화된 동물을 마주쳤을 때는 섣부른 행동을 피하고 절차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

무리한 접근 및 포획 시도 자제하기

사람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동물이라도 낯선 산악 환경에 버려져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섣불리 손을 뻗어 만지려 하거나 억지로 안아 올리려 하면 방어 기제로 인해 물거나 할퀼 수 있다. 반대로 들개 무리나 공격성을 보이는 개체와 마주쳤을 때는 등을 보이며 뛰거나 소리를 지르지 말고, 눈을 직접 마주치지 않은 채 천천히 뒷걸음질을 쳐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먹이 주기 절대 금지

불쌍하다는 마음에 배낭에 든 김밥, 빵, 소시지 등을 건네는 행위는 금물이다. 사람이 주는 자극적인 가공식품은 동물들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동물들이 탐방로 주변에 정착해 등산객에게 먹이를 구걸하거나 공격적으로 변하는 원인이 된다. 먹이를 먹으러 몰려든 동물들이 탐방객을 위협하거나 멧돼지 등 다른 대형 야생동물을 유인하는 2차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높다.

정확한 위치 파악 후 즉시 신고하기

동물을 목격했다면 해당 위치의 국립공원 탐방로 이정표 번호, 국가지점번호판(노란색 표지판), 혹은 스마트폰 지도 앱의 현재 위치 캡처 등을 통해 장소를 명확히 기록해야 한다. 이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나 관할 탐방지원센터, 혹은 해당 지자체의 동물보호 담당 부서나 119, 정부민원안내콜센터(110)로 연락해 발견 위치, 동물의 종류와 대략적인 크기, 외관 상태(목줄 착용 여부, 부상 정도 등)를 상세히 전달한다.

국립공원은 인간과 야생생물이 공존하는 최후의 보루다. 자연을 온전히 보전하기 위해서는 탐방객 모두의 자발적인 규범 준수가 필수적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동물등록제를 필히 준수하고 외출 시 인식표를 부착해 불의의 유실 사고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산간 지역 인근 주민들 역시 마당에서 키우는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목줄 풀림 등으로 산으로 유입되어 번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중성화 수술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말 못 하는 동물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는 유기 행위를 근절하고, 고유의 자연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성숙한 윤리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