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까지 출동”…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방금 올린 공지, 걱정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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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몰려 경찰까지 출동한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 점포, 결국 하루 만에 또 휴업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다시 문을 연 지 하루 만에 올린 공지에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영업 재개 소식에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태가 빚어졌고, 스카프 아저씨는 또 다시 가게 문을 닫았다.

거침 없는 입담으로 인기 끈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 / 유튜브 '사장님입니다'
거침 없는 입담으로 인기 끈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 / 유튜브 '사장님입니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스카프와 손수건 등을 파는 상인 A씨는 5일 오전 인스타그램 계정 '남대문 다다구리'에 "오늘 하루 쉬겠습니다"라는 짧은 공지를 올렸다. 그는 "자세한 이유는 제 유튜브 계정 남대문다다구리에서 확인해 달라"고 덧붙였다.

'남대문 다다구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안내문에는 휴무 사유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담겼다. A씨는 "어제 너무 많은 분들이 모이셔서 경찰분들까지 출동하시는 바람에 안전이 많이 걱정되었다"며 "오늘 하루는 현장 안전 점검 및 관리 차원에서 장사를 쉬어간다"고 밝혔다. 이어 "오셨다가 발걸음 돌리시는 분이 없으셨으면 한다"며 헛걸음하는 손님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 궂은 날씨에 "빗길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라"는 인사도 덧붙였다.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5일 휴무 공지와 함께 올린 사진 / 남대문 다다구리 인스타그램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5일 휴무 공지와 함께 올린 사진 / 남대문 다다구리 인스타그램

■ 나흘 만의 '출근', 하루 만에 다시 '휴업'

A씨는 전날인 4일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달 31일 몰려드는 인파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임시 휴무에 들어간 지 나흘 만이었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남대문을 배경으로 말없이 걸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출근중"이라는 세 글자와 함께 올렸다. 댓글로는 "주변에서 하도 소통 좀 하라 해서 올려 보는데 적성에 안 맞어"라고 적었다. 별다른 말 한마디 없는 영상이었지만 한때 조회수 195만회, 좋아요 3만8000여개를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걷는 내내 카메라 렌즈를 어색하게 힐끗거리는 모습에 누리꾼들은 "뭔 말이라도 해야 될 거 아녀", "말 안 하는데 말하는 것 같은 건 뭐여" 등 그의 말투를 흉내 낸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1일 1소통 해 달라", "지방 사는 사람에게는 이런 소통이 반갑다"며 SNS 활동을 이어 가 달라는 요청도 쏟아졌다.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지난 4일 올린 출근길 영상 캡처 / 남대문 다다구리 인스타그램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지난 4일 올린 출근길 영상 캡처 / 남대문 다다구리 인스타그램

복귀 소식이 퍼지자 시장에는 다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SNS에는 A씨 가게 앞 골목을 촬영한 영상이 여러 건 올라왔다. 영상 속 좁은 시장 골목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고, 장사를 하던 A씨가 직접 가게 앞으로 나와 길을 비켜 달라고 요청하며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도 담겼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점포 앞에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명가량이 몰렸다.

한 누리꾼은 영상과 함께 "역대급 인파에 경찰까지 동원됐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일부 언론은 실제 경찰 출동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지만, A씨가 이튿날 공지를 통해 직접 경찰이 출동했다고 밝히면서 전날 현장이 얼마나 혼잡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앞서 휴무를 앞두고 "사람을 구해서 다시 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좁은 시장 골목 특성상 인력을 보강하는 것만으로는 한꺼번에 몰리는 인파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전 공지에서도 손님들을 더 안전하고 편하게 맞을 방법을 매일 고민하고 있지만 시장 골목 특성상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무거운 마음을 털어놓은 바 있다.

■ "이걸 계속 해야 돼?"…쪼그려 앉아 간식 먹는 사진 공개한 스카프 아저씨

영업을 재개한 날 A씨의 고단함이 그대로 드러난 게시물도 있었다. 그는 지난 4일 영업 종료 후 가게 한쪽에 쪼그려 앉아 간식을 먹는 사진과 함께 "이걸 계속 해야 돼?"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하루아침에 몰려든 관심에 대한 부담과 피로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한마디였다.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지난 4일 올린 사진 / 남대문 다다구리 인스타그램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지난 4일 올린 사진 / 남대문 다다구리 인스타그램

이 게시물에는 A씨 특유의 말투를 흉내 낸 응원 댓글이 쏟아졌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그 자리 쉬운 자리 아니여. 고통스러운 자리여. 지치지 마"로, '좋아요'가 3500개를 넘었다. "그러게 왜 주댕이를 잘 털어 가지고 이 사태를 낸겨", "쉽게 살려고 하지 마. 열심히 돈 세다가 잠들어" 같은 장난스러운 댓글도 각각 1700개 넘는 공감을 얻었다. "온 국민이 스카프 매는 그날까지", "지치지 마! 지치지 말라고 EC" 등의 댓글도 1000개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곧 광고 제의가 들어올겨. 무조건 한다 하고 그땐 좀 쎄게 불러. 공익광고는 돈 안 되니까 하지 말고"라는 댓글을 남겨 800개 넘는 공감을 받았다. A씨의 스카프에 얽힌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한 누리꾼은 "사장님 스카프를 장례식장에서도 뿌렸다. 슬픈 날이었는데 언니가 사장님 덕분에 웃었다"고 적었다. 직접 가게를 다녀왔다는 누리꾼은 "영상에서는 나이가 있어 보였는데 실물은 주름 없이 하얗고 젊다. 30대로도 보인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덕분에 웃는다니께, 그냥 해. 괜찮아"라는 응원 댓글과 "가고 싶어도 참고 있다"며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 "물 들어올 때 한 걸음 멀리"…휴무 공지에도 응원 물결

5일 휴무 공지에도 누리꾼들은 아쉬움보다 응원을 보냈다. "물 들어올 때 노만 젓는 게 아니라 한 걸음 멀리 보는 사장님을 응원한다"는 댓글은 130개 넘는 공감을 얻었다. 장사가 잘될 때 무리해서라도 바짝 벌기보다 안전을 먼저 챙긴 결정에 박수를 보낸 것이다.

"푹 쉬시고 체력 보충하러 맛난 거 드시라", "건강이 최고니까 소신껏 하시라", "비도 오는데 제대로 쉬어", "점점 멋있어진다" 등의 반응도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입담과 달리 속내는 여리고 마음 씀씀이가 세심한 순둥이 '스카프리오' 사장님"이라며 "부담감도 떨쳐 버리고 활기찬 내일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스카프리오'는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닮은 외모에 스카프를 합친 A씨의 별명이다.

입담으로 인기몰이 중인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 / 유튜브 '사장님입니다'
입담으로 인기몰이 중인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 / 유튜브 '사장님입니다'

■ "사지 마, 돈 쓰지 마"…스카프 6장에 1만원, 구매 말리며 인기 끈 스카프 아저씨

A씨가 이처럼 큰 사랑을 받게 된 건 독특한 손님 응대 방식 덕분이다. 그는 스카프를 6장에 1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팔면서도 정작 손님에게는 물건을 권하지 않는다. 스카프를 고르는 손님에게 "너네 지금 과소비야", "사 가도 집에 가면 안 써", "돈 쓰지 마"라며 오히려 구매를 말리는 식이다. "사지 말고 기운만 받고 가라"는 말도 그의 대표 유행어가 됐다. 투박한 말투로 핀잔을 주면서도 다정함이 묻어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에서 퍼지면서 조회수 400만회를 넘긴 영상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온라인 인기는 곧 현실의 인파로 이어졌다. 스카프를 사려는 손님보다 그의 입담을 직접 듣고 사진과 영상을 찍으려는 방문객이 더 많아지면서 좁은 시장 골목의 통행이 막히고, 이웃 점포 영업에도 지장이 생겼다. 결국 A씨는 지난달 28일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글을 올린 데 이어 31일에는 "안전을 위해 재정비도 하고 몸 추스르고 오겠다"며 임시 휴무를 알렸다. 휴무를 앞두고는 가게 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저도 돈 벌고 싶지만 이건 아니다", "이 정도는 감당이 안 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안전사고를 막고 주변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당분간 가게 문을 여는 시간과 닫는 시간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영상을 퍼가 응원해 주는 건 감사하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을 덧붙이거나 이미지를 해치는 편집은 자제해 달라는 당부도 함께였다. 그럼에도 복귀 첫날부터 경찰이 출동할 만큼 인파가 몰리면서, 결국 하루 만에 다시 영업을 멈추게 됐다.

A씨는 이번 공지에서 '오늘 하루' 쉬겠다고만 밝혔을 뿐, 언제부터 다시 장사를 할지는 따로 알리지 않았다. 영업시간 역시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헛걸음하지 않도록 A씨의 공식 SNS 계정 공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A씨는 그동안 여러 차례 무작정 찾아오기보다는 시장 구경을 겸해 편안한 마음으로 들러 달라고 부탁해 왔다.

시장 상인이 SNS를 통해 하루아침에 유명인이 되면서 인파와 안전 문제가 불거진 일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경기 광명시의 한 붕어빵 노점 청년 사장도 배우 차은우를 닮은 외모로 화제가 돼 손님이 몰리자 영업을 잠시 멈춘 바 있다. 온라인의 관심이 한 사람의 생업과 주변 상인들의 일상까지 흔들지 않도록, 방문객 스스로 질서와 안전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튜브, 사장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