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크게 높아진 조국혁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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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탈한 유권자, 조국혁신당으로
조국혁신당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 지지율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일이 총선이라면 조국혁신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 하락과 합당을 둘러싼 내홍을 함께 겪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 일부가 조국혁신당으로 옮겨 가는 흐름이 여러 조사에서 잡힌다.

뉴스토마토가 5일 공개한 미디어토마토 202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국회의원 총선거라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는지' 묻는 질문에 조국혁신당 후보를 택한 응답은 11.0%였다. 국민의힘 후보는 38.9%, 민주당 후보는 35.1%였다.
눈여겨볼 대목은 정당 지지도와 총선 투표 의향의 차이다. 같은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정당 지지도는 8.7%였다. 총선 투표 의향은 이보다 2.3%포인트 높았다. 민주당은 정당 지지도 37.6%에서 총선 투표 의향 35.1%로 2.5%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의힘은 37.7%에서 38.9%로 1.2%포인트 높아졌다. 민주당에서 빠진 폭과 조국혁신당이 늘어난 폭이 거의 같다. 평소에는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하면서도 총선에서는 조국혁신당 후보를 고르겠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같은 이동은 진보층에 몰려 있다. 진보층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61.0%, 조국혁신당 19.9%, 국민의힘 11.0%였다. 총선 투표 의향으로 바꿔 물으면 민주당 후보는 54.7%로 6.3%포인트 줄었다. 조국혁신당 후보는 23.9%로 4.0%포인트 늘었다. 국민의힘 후보는 11.6%로 0.6%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진보층에서 민주당을 떠난 표의 상당 부분이 국민의힘이 아니라 조국혁신당으로 향한 것이다.
중도층의 흐름은 달랐다. 중도층에서 조국혁신당 후보를 택한 응답은 7.7%였다. 진보층(23.9%)의 3분의 1 수준이다. 중도층은 국민의힘 후보 36.1%, 민주당 후보 35.9%였다. 조국혁신당의 상승이 중도층으로 지지 기반을 넓힌 결과라기보다 진보 진영 안에서 지지가 재편된 결과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조사에서도 같은 모습이 확인된다. 아시아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8.1%로 전주보다 1.4%포인트 올랐다. 2024년 11월 1주차(9.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조사에서 진보층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10월 1주차 11.4%에서 20.5%로 9.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진보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73.5%에서 62.9%로 10.6%포인트 빠졌다. 조사 기관과 방식이 다른 두 조사에서 진보층의 조국혁신당 지지가 나란히 20%대를 기록한 셈이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지난 6월 지방선거 무렵 3% 안팎이었다.
세대별로는 민주당의 핵심 기반인 40·50대가 흔들렸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40대는 민주당 후보 42.9%, 조국혁신당 후보 14.8%였다. 50대는 민주당 후보 41.8%, 조국혁신당 후보 15.6%였다. 두 당을 합하면 40대 57.7%, 50대 57.4%로 여권 전체의 지지는 여전히 두텁다. 다만 그 지지가 두 갈래로 나뉘면서 민주당 후보 몫은 40%대 초반에 머물렀다.

지역별로도 비슷하다. 호남에서 민주당 정당 지지도는 58.7%였지만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52.8%로 5.9%포인트 낮았다. 호남의 조국혁신당 후보 응답은 13.8%였다. 경기·인천은 국민의힘 후보 38.9%, 민주당 후보 36.7%, 조국혁신당 후보 13.1%였다. 부산·울산·경남은 국민의힘 후보 44.6%, 민주당 후보 34.6%, 조국혁신당 후보 11.0%였다. 두 지역 모두 민주당 후보와 조국혁신당 후보 응답을 더하면 국민의힘 후보 응답보다 많다. 대전·세종·충청은 국민의힘 후보 44.5%, 민주당 후보 30.1%, 조국혁신당 후보 11.6%로 두 당을 더해도 41.7%였다. 여권 표가 갈라지는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이 불리한 구도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성향도 눈길을 끈다. 이 지지층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 30.0%, 부정 64.0%였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중 누가 당대표 직무를 잘하느냐는 질문에는 75.1%가 "양당 대표 모두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국혁신당으로 향한 표에는 정부와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
보수층은 반대로 결집했다. 보수층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택한 응답은 70.9%, 민주당 후보는 14.3%였다. 진보층에서 민주당 후보를 택한 응답(54.7%)보다 16.2%포인트 높다. 진보층 표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으로 나뉘는 사이 보수층 표는 국민의힘 후보로 모이는 구도다. 국민의힘의 총선 투표 의향이 정당 지지도보다 높게 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으로선 대통령 지지율 회복이 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40.6%로 2주 전보다 3.1%포인트 올랐다. 민주당 정당 지지도도 1.4%포인트 오른 37.6%였다. 그러나 총선 투표 의향에서 민주당 후보는 35.1%로 이 대통령 긍정 평가보다 5.5%포인트 낮았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38.3%, 국민의힘은 40.2%였다. 당대표 평가에서 김민석 대표를 택한 응답은 진보층에서도 53.2%에 그쳤다.
이런 흐름 속에 민주당에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론이 다시 불거졌다. 진보 진영 표가 둘로 나뉜 채 총선을 치르면 여권 전체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박범계 민주당 대통합추진단장은 지난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민석 대표께 '이제는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합당에 대한 정치적 결단을 고려할 시점이 됐다'는 말씀을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서 "개인적으로 내년 1월까지 (합당)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5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청와대 만찬이 지난달 28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도 합당 얘기가 오갔다. 일부 중진이 앞으로 두 당이 합쳐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 대통령은 "통합에 중진 의원들이 힘을 보태달라"며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당론은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1월 정 전 대표의 제안으로 한 차례 불거졌다. 당시에는 당내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취임 직후 대통합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추진단에 '조국혁신당 연대 분과'도 설치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시점을 두고는 계파 간 셈법이 엇갈린다. 친청(친정청래)계가 1월 시한을 내세우는 것은 차기 총선 경선 일정 때문이다. 경선에서 당원권을 행사하려면 권리당원 요건(6개월)을 갖춰야 한다. 내년 초에는 합당을 마쳐야 지지층 혼선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박 단장은 “(2028년 4월 치러지는) 총선 일정을 역산하면 내년 여름까지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가 주축인 당 지도부는 당원 의사를 먼저 살피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시민 작가가 조국혁신당을 '구명정'에 빗댄 뒤 양당 지지층 사이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도 지도부가 속도를 내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조국혁신당 연대분과 위원장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정 전 대표를 겨냥해 "선지자처럼 불쑥 시한을 정하면 합당을 추진한다 해도 도움이 되겠느냐 방해가 되겠느냐"고 적었다. 이 의원은 "그 시한은 누가 정해야 하나. 이렇게 불쑥 던지듯 정해도 되는 걸까"라고도 했다.
지지율이 오르면서 합당 논의에서 조국혁신당이 쥘 수 있는 협상력도 커졌다. 조국혁신당은 합당보다 양당 간 신뢰 회복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당은 집권당의 국면 전환을 위해 쉽게 꺼내 드는 값싼 카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준형 원내대표는 "원칙 없는 합당으로는 내란 극복과 개혁의 길을 함께 걸어온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을 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2.2%다. 리얼미터 조사는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을 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3.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