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 매직9 프로맥스, ARRI 알렉사와 색은 가까웠지만 화질 격차는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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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매직9 프로맥스, ARRI 공동 개발 시네마 모드로 LogC3·룩 14종 지원
알렉사와 색감은 근접…홍콩 11월 4일, 유럽 2027년 1월, 미국 제외

LogC3 곡선을 따르도록 영상 처리 구조를 다시 짰다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LogC3 곡선을 따르도록 영상 처리 구조를 다시 짰다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아너(Honor)가 영화 카메라 제조사 ARRI와 함께 만든 시네마 모드를 스마트폰 매직9 프로맥스에 넣었다. 이 모드는 ARRI 전문 카메라가 쓰는 로그(Log, 색 정보를 넓게 담는 촬영 방식) 규격인 LogC3 영상 녹화와 ARRI 룩 프리셋 14종을 지원한다. 영상은 극장용 영화와 비슷한 2.39:1 화면비로 찍는다. 씨넷(CNET)과 디지털 카메라 월드(Digital Camera World)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ARRI 시설에서 이 폰을 체험했다.

가격과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아너 글로벌 CMO 관하이타오(Guan Haitao)는 웨이보를 통해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매직9 시리즈를 선보인다고 밝혔고, 유럽은 2027년 1월이 목표다. 미국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LogC3 곡선을 따르도록 영상 처리 구조를 다시 짰다

디지털 카메라 월드에 따르면 아너는 ARRI와 협업해 폰의 영상 처리 파이프라인(촬영 데이터를 영상으로 만드는 처리 과정)을 재구성했다. 단순히 ARRI풍 필터를 입힌 것이 아니라 촬영 하드웨어와 전용 이미징 칩 아너 H1을 조정해 ARRI 전문 카메라가 쓰는 LogC3 곡선에 가깝게 영상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의 협업은 올해 초 아너의 로봇폰에서 시작됐다. 로봇폰은 실제 판매될지 알 수 없는 콘셉트 제품이어서 매직9 프로맥스가 사실상 첫 주류 플래그십 적용 사례다.

LogC3가 중요한 이유는 기존 작업 환경과의 호환성이다. LogC3는 색 보정 도구와 LUT(Look-Up Table, 색감을 한 번에 바꿔 주는 파일)가 풍부한 업계 표준 방식이다. 제조사마다 로그 해석이 달라 LUT를 매번 고치거나 새로 만들어야 했던 점은 촬영자들에게 불만이었다. LogC3를 쓰면 호환되는 LUT와 작업 방식이 이미 많아 기존 편집 환경에 폰을 끼워 넣기 쉽다.

룩 라이브러리도 눈에 띈다. 아너는 ARRI의 시네마틱 룩을 폰에 넣었고 내려받을 수 있는 룩은 최대 87종이다. 14종은 처음부터 설치돼 있다. 일부 룩과 LUT 파일은 아너와 ARRI 웹사이트에서 받을 수 있다. 로그 촬영과 후반 색 보정에 관심이 없어도 룩을 SDR(표준 영상)이나 HDR 영상에 곧바로 입혀 바로 공유할 수 있는 영상을 얻는다.

색보정 화면과 카메라 옆에 놓인 금색 스마트폰 — AI 자료 이미지
색보정 화면과 카메라 옆에 놓인 금색 스마트폰 — AI 자료 이미지

알렉사와 나란히 놓고 보니 색은 가까웠고 화질 격차는 분명했다

씨넷은 ARRI 로스앤젤레스 시설에서 열린 미디어 시연을 전했다. 알렉사(Alexa) 카메라와 매직9 프로맥스가 비슷한 룩과 LUT 설정으로 세트 두 곳을 각각 촬영했다. 두 세트 모두 조명 조건이 이상적이었고 결과물은 색 음영과 디테일이 비슷했다. ARRI 담당자는 책장 그림자 같은 세밀한 부분을 봐야 폰과 시네마 카메라의 차이가 보인다고 짚었다. 알렉사가 장면을 훨씬 잘 담았는데, 그래야 마땅하다.

디지털 카메라 월드도 비슷한 결론을 냈다. ARRI 알렉사 LUT를 적용한 아너 영상과 실제 ARRI 카메라 영상을 비교했더니 색 재현이 놀라울 만큼 잘 맞았다는 것이다. 전체 팔레트가 같았고 아너 쪽 색도 알렉사와 매우 가까웠다. 다만 알렉사는 훨씬 큰 센서와 전문 시네마 렌즈를 갖춰 화질에서 압도적으로 앞선다. 아너 영상에는 스마트폰다운 압축과 처리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이 매체는 적었다.

이 매체 기자는 과거 아너 폰의 카메라 처리가 지나치게 공격적이어서 영상이 과하게 선명해 보인다고 여러 번 비판했다. 그런데 ARRI 시네마 모드에서는 처리 강도가 상당히 줄어 영상이 훨씬 담백하고 자연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아너가 내세운 ‘짐벌급 손떨림 보정’ 주장에 대해서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이 매우 좋고 강화된 전자식 보정도 인상적으로 부드럽다고 적었다.

시연에 참석한 기자는 직접 비 오는 저녁 장면을 세트에서 찍어 봤다. 영화 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지만,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석양을 보며 ARRI 룩을 바꿔 가며 찍을 때 더 감탄스러웠다. 같은 장소에서 ARRI의 ‘노스탤지어’ 룩을 켜 촬영한 영상은 입자감이 더 거칠었고 하늘이 청록빛으로 나와 1960년대 영상 같았다. 이 룩은 시작가가 8만 달러(약 1억 800만 원, 1달러 1,344원 기준)인 ARRI 시네마 카메라의 색 구성 중 하나다. 룩 중에는 흑백 옵션도 여럿 있다. 아이폰의 사진 스타일에 빗댈 수 있는 이 옵션은 ARRI 카메라 팀이 쓰는 것과 같다.

200MP 카메라 2개로 4K 60fps…셀피용 정방형 센서도 넣었다

ARRI 시네마 모드는 폰의 2억 화소 광각 카메라와 2억 화소 망원 카메라를 쓴다. 기즈차이나(Gizchina)에 따르면 이 모드는 4K 해상도, 초당 60프레임 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는 후면 카메라에 함께 들어가지만 ARRI 시네마 모드는 지원하지 않는다. 전면에는 5,500만 화소 카메라를 달았고 센서가 정사각형이어서 폰을 가로로 들든 세로로 들든 세로 셀피를 찍을 수 있다. 아너는 안드로이드폰 최초라고 밝혔다.

디자인은 금속 일체형 바디와 투톤 후면 유리가 아이폰 18 프로맥스와 닮았다. 색상은 모스 그린, 섀도 블랙, 글레이셔 실버 세 가지다. 앞서 알려진 대로 화면은 6.8인치이고 100W 유선·80W 무선 충전을 지원하며 프로세서는 퀄컴의 신형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익스트림 젠6다. 소프트웨어는 안드로이드 17에 아너의 매직OS 11을 얹었다. 매직OS 11은 iOS 27과 많이 닮았고, 퀵 쉐어를 통한 애플 에어드롭도 지원한다.

홍콩 11월 4일, 유럽 2027년 1월…가격이 경쟁력 가른다

기즈차이나에 따르면 아너는 매직9 시리즈를 세 모델로 구성했다. 소형인 매직9는 6.37인치 화면과 8,000mAh 배터리,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젠5를 쓴다. 후면에는 2억 화소 카메라 2개와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달았다. 슈퍼 에디션은 11,000mAh 배터리에 80W 유선·50W 무선 충전을 지원하고 카메라는 일부 타협했다. 프로맥스는 모바일 촬영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일정은 홍콩이 먼저다. 아너는 11월 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해외 시장 공개 행사를 열고 이어 2027년 1월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에 선보인다고 확인했다. 가격과 현지 판매 세부 정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홍콩 행사에서 해외 출시 계획이 더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반응은 가격과 실사용 영상 품질에 달렸다. ARRI 도구들이 카메라 중심 플래그십 사이에서 프로맥스를 돋보이게 할 수 있지만 실제 영상 품질이 기능 목록보다 중요하다. 아이폰 18 프로맥스가 일부 야구 중계에 쓰이고 2025년 영화 ‘28년 후’가 주로 아이폰 15 프로맥스로 촬영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너와 ARRI의 협업은 스마트폰에 더 많은 시네마급 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 시연 취재에 나선 기자의 행사 출장비는 아너가 부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