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계량기 '헌 옷'으로 감싸세요, 언 배관에 끓는 물은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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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기함 점검과 헌 옷 보온, 장기 외출 때 온수 요령을 정리했다.
언 배관에 불·끓는 물을 쓰면 안 되는 이유와 파손 시 대처도 담았다.

11월 들어 아침저녁 공기가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 국민안전24에는 10월 27~28일 예천군·군포시·계룡시 등에서 한파 관련 재난문자가 발송된 기록이 올라와 있고, 군포시 문자는 한파주의보 발효를 알렸다. 11월 4일 오후 3시 4분 기준으로 발표 중인 한파특보는 없지만, 특보가 뜬 뒤에 움직이면 늦기 때문에 수도계량기와 배관은 첫 한파 전에 미리 살펴 두는 편이 낫다.
보온재를 넣기 전에 계량기함 뚜껑부터 열어봐야 한다
헌 옷을 계량기함에 쑤셔 넣으면 끝일까. 그렇지 않다. 먼저 뚜껑을 열고 세 가지를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뚜껑이 제대로 닫히는지, 안에 들어 있는 보온재가 말라 있는지, 배관이 밖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은지다.
뚜껑이 덜 닫히면 그 틈으로 찬 공기가 곧장 들어오고, 배관이 노출된 부분은 함 안에서 가장 먼저 식는 자리가 된다. 지난겨울에 넣어둔 보온재가 그대로 있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다. 시간이 지나 눌리거나 젖은 보온재는 제 역할을 못 할 수 있어서, 손으로 만져 보고 눅눅하면 새로 마련하는 것이 낫다.
국민안전24는 수도계량기와 보일러 배관을 헌 옷 등으로 보온하라고 안내한다. 특별한 자재를 사지 않아도 집에 있는 낡은 옷가지로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어떤 옷을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효과가 갈린다.

보온재는 마른 것으로 채우고 계량기·밸브·전기설비는 가리지 않는다
보온에 쓰는 헌 옷은 반드시 말라 있어야 한다. 젖은 천은 물기를 머금고 있어 단열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날이 더 추워지면 천 자체가 얼어붙을 수도 있다. 세탁한 옷을 쓴다면 완전히 말린 뒤에 넣는다. 스웨터나 면 티셔츠처럼 공기를 머금는 두툼한 천이 쓰기 쉽다.
넣는 방식에도 선이 있다. 계량기 숫자판이 보여야 검침이 가능하고, 밸브 손잡이에는 손이 닿아야 하며, 함 안이나 주변에 전기설비가 있다면 그 부분을 막아서도 안 된다. 보온재가 계량기와 밸브, 전기설비로 가는 접근을 가로막으면 이상이 생겼을 때 대응이 늦어진다.
옷을 채운 뒤에는 뚜껑을 한 번 닫아 보자. 꽉 눌러 담느라 뚜껑이 뜬다면 오히려 찬 공기가 드나드는 틈을 만든 셈이니, 양을 줄여 뚜껑이 평평하게 닫히게 맞춘다. 보일러 배관도 같은 방식으로 감싸면 된다. 배관이 노출된 곳이 있다면 그 부위를 헌 옷으로 둘러 주고, 보일러 쪽 설정은 제조사 사용 설명서를 따른다.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온수를 약하게 틀되 양은 관리사무소에 물어본다
연휴나 장기 출장으로 며칠씩 집을 비우면 계량기 안의 물이 움직이지 않아 얼기 쉬워진다. 국민안전24가 장기간 외출 시 온수를 약하게 틀어 동파를 예방하라고 안내하는 이유다. 물이 계속 흐르는 배관은 가만히 고인 배관보다 얼기 어렵다는 원리를 이용한 방법이다.
문제는 얼마나 틀어야 하느냐다. 공동주택은 단지마다 배관 구조와 수도 방식이 달라서,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는 단지 관리사무소나 지역 수도 공급기관에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흐르는 양을 임의로 정해 두고 떠나면 수도 요금이 늘거나 배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집을 비우기 전에 전화 한 통으로 권장 방식을 물어보면 된다.
외출 전에는 수도꼭지가 헐겁게 열려 있지는 않은지, 싱크대 아래 배관에서 물이 새지는 않는지도 한 번 살핀다. 약하게 틀어 둔 물이 세탁기 호스나 배수구로 문제없이 빠지는지까지 보고 나서야 문을 잠그는 것이 안전하다.

베란다와 다용도실 문을 닫아 찬 공기가 배관 쪽으로 가지 않게 한다
한파가 닥칠 때는 바깥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베란다나 다용도실 문을 닫아 두어야 한다. 외기와 맞닿은 공간의 찬 공기가 집 안쪽으로 번지면 그 근처에 있는 수도관과 계량기, 보일러 배관이 한꺼번에 식는다. 환기가 필요하면 잠깐만 열고 곧 닫는 식으로 시간을 짧게 끊는다.
창틀이나 문틈으로 바람이 새는 집이라면 문풍지로 틈을 막는 것도 쓸 만하다. 다용도실에 보일러 배관이나 수도 설비가 모여 있는 집은 이 공간의 온도를 지키는 것이 곧 배관을 지키는 일이다. 빨래를 널어 두어 습기가 차는 환경이라면 보온재가 젖지 않도록 거리를 둔다.

이미 얼었다면 불·끓는 물·열풍기 대신 미지근한 물과 따뜻한 바람으로
수도꼭지에서 물이 안 나온다면 배관이 얼었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이때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이 급하게 녹이려는 것이다. 라이터나 토치 같은 불, 펄펄 끓는 물, 산업용 열풍기(히트건)는 쓰지 않는다. 얼어 있던 배관이 갑자기 뜨거워지면 온도 차이로 관이 갈라지고, 녹은 자리에서 물이 새면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불은 화재 위험까지 따른다.
해빙은 미지근한 물을 천에 적셔 감싸거나, 따뜻한 바람을 멀리서 조금씩 쐬어 천천히 진행한다. 얼어 있는 부위를 한 번에 데우려 하지 말고 수도꼭지 쪽에서 얼음이 풀리는 방향을 보며 단계적으로 풀어 준다. 작업 중 관에 금이 가거나 물이 새기 시작하면 즉시 멈추고 물을 잠가야 한다.
헤어드라이어를 쓰는 집이 많은데, 가까이 대지 말고 거리를 두고 약한 바람으로 쓴다. 물기가 있는 곳에서 전기제품을 다루는 일이니 젖은 손과 젖은 바닥은 반드시 피하고, 코드가 물에 닿지 않게 한다. 천천히 녹이는 과정에서도 확신이 서지 않으면 직접 해결하려 하지 말고 관리사무소에 연락한다.
계량기 유리가 깨지거나 물이 멈추지 않으면 분해하지 말고 밸브부터 잠근다
최악의 경우는 동파로 계량기 유리가 깨지거나, 물이 계속 흐르는 상황이다. 이때는 가장 가까운 안전한 밸브를 잠근 뒤 관리사무소에 연락한다. 계량기를 직접 뜯어 고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물이 새는 곳은 계량기만이 아닐 수 있고, 잘못 분해하면 누수 범위가 넓어지거나 아래층 피해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누수를 발견했다면 크기와 상관없이 바로 관리사무소에 알린다. 작은 물방울이라도 한파 속에서는 얼어서 관을 더 압박할 수 있다. 밸브를 잠그기 전에 어느 밸브가 어느 구간을 담당하는지 평소 알아 두면 당황하지 않는다. 계량기함 근처에 밸브 위치를 사진으로 찍어 두는 것도 방법이다.
국민안전24 행동요령에도 한파 때 노약자·영유아가 있는 집은 난방과 온도 관리에 신경 쓰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배관이 터지면 난방과 온수가 함께 끊길 수 있어, 수도 문제는 곧 집 안 온도 문제로 이어진다.

한파 소식을 미리 받아 두면 점검 시점이 정해진다
국민안전24 누리집은 기상정보 메뉴의 생활지수 항목에 동파가능 지수를 두고 있다. 한파가 예보된 날 아침에 이 지수와 기상특보를 확인하고 계량기함을 열어 보는 습관을 들이면 점검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행정안전부의 안전디딤돌 앱은 국민행동요령과 임시주거시설 정보를 안내하며, 관심 지역을 정해 두면 재난문자와 기상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루틴은 단순하게 잡는다. 첫 한파 전에는 계량기함과 보온재를 점검하고, 한파특보가 예보되면 베란다 문을 닫고 보온재가 마른 상태인지 다시 본다. 장기 외출 전에는 관리사무소에 온수 방식을 확인하고, 얼었다는 낌새가 있으면 미지근한 물과 따뜻한 바람으로 천천히 푼다. 위급 상황에서는 재난신고 119, 민원 상담은 110으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