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후회가…” 故 정하연 작가 추모한 여배우, 오늘(4일) SNS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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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시라, 故 정하연 작가 추모 글 게재

배우 채시라가 고(故) 정하연 작가를 추모했다.

흰 국화꽃 자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흰 국화꽃 자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채시라는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정 작가를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글의 첫머리에 "며칠 사이 또 한 분의 거장이 가셨다"고 적었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인수대비로 분장한 젊은 시절의 채시라가 담겼다. 사진 속 채시라는 화려한 의상과 머리 장식을 한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뵙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에 전해진 부고

채시라는 최근 들어 정 작가를 자주 떠올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얼마 전부터 연세가 많이 드셨을 텐데 뵙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별세 소식이 먼저 전해졌다. 채시라는 당시 심경을 두고 "그런데 소식을 보고 충격과 후회가..."라고 남겼다. 한국방송작가협회에 따르면, 정 작가는 지난 1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다. 발인은 4일 엄수됐다.

고 정하연 작가 생전 모습. / 연합뉴스
고 정하연 작가 생전 모습. / 연합뉴스

정 작가는 196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산울림'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이후 '장녹수', '조광조', '왕과 비', '명성황후', '신돈', '인수대비' 등 굵직한 사극을 잇달아 집필했다. 그는 인간의 내면과 권력의 욕망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한 시대를 풍미했고, '사극의 대가'로 불렸다.

'미망'을 보고 정했다는 인수대비 역

두 사람의 인연은 드라마 '왕과 비'에서 시작됐다. 채시라는 정 작가가 집필한 '왕과 비'와 '인수대비'에서 두 차례 인수대비 역을 맡았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정 작가가 건넨 말이었다. 정 작가는 채시라가 출연한 드라마 '미망'을 보면서 이미 인수대비 역의 주인공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채시라는 당시를 떠올리며 “'왕과 비' 때문에 처음 뵈었을 때 '언젠가 인수대비 얘기를 쓸 건데 '미망'을 보면서 그때부터 인수대비 역할은 채시라 씨로 정했어요'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배우 채시라. / 채시라 인스타그램
배우 채시라. / 채시라 인스타그램

이어 "그 말씀에 결심을 굳히게 됐고, 13년 후 또 한 번 '인수대비'를 만났다"고 돌아봤다. 그는 한 작가와 같은 배역으로 두 번 만난 일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채시라는 "같은 작가와 같은 배역을 일생에 두 번이나 만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큰 의미인지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채시라는 함께 일하던 시절의 기억도 꺼냈다. 정 작가는 대본을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매주 연습 자리를 찾아 배우들과 함께 대본을 읽었다. 채시라는 "함께 찍은 사진은 없지만 매주 연습 때마다 꼭 오셔서 함께 대본을 읽으시던 그 모습이 너무 좋았고, 특히 멋진 캐릭터를 그려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채시라는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평생 매주 대본 쓰시느라 얼마나 애를 많이 쓰셨어요. 이젠 머리도 마음도 편히 쉬세요. 선생님"이라고 글을 맺었다.

며칠 앞서 떠나보낸 고 최불암과의 인연

채시라는 정 작가의 별세에 앞서 오랜 시간 함께 연기한 선배도 떠나보냈다. 원로배우 고 최불암은 지병으로 투병하다 지난달 29일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발인은 지난 2일 오전 7시 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치러졌다.

채시라는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최불암을 추모하는 글과 함께 드라마 '미망' 촬영 당시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두 사람은 한복 차림으로 나란히 서 있었다. 채시라는 “'여명의 눈동자', '이별이 떠났다'의 두 번의 아버지보다 한 번의 할아버지로 만난 시대극 '미망'에서 제일 많이 호흡을 맞췄던 최불암 선생님을 이 모습 그대로 간직하렵니다”라고 적었다.

배우 채시라와 최불암. / 채시라 인스타그램
배우 채시라와 최불암. / 채시라 인스타그램

두 사람은 1991년 '여명의 눈동자'와 2018년 '이별이 떠났다'에서 부녀로 출연했다. 또한 1996년 '미망'에서는 할아버지와 손녀로 호흡을 맞췄다.

채시라는 고인을 향해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고 보여주시는 것만으로도 배움이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살아내시느라 애 많이 쓰셨어요. 편히 쉬소서"라는 말로 추모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