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발칵 뒤집었다…내일 넷플릭스서 내려가는 화제의 '청불 영화'
작성일
칸과 오스카를 동시 석권한 '아노라', 11월 5일 넷플릭스 종료
마이키 매디슨이 안긴 기적, 신데렐라 드림에서 계급 드라마로
전 세계 영화계를 매료시키며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동시에 석권했던 화제작 '아노라'가 오는 11월 5일 자로 넷플릭스 서비스 종료를 맞이한다.

영화의 무대는 뉴욕 브루클린의 브라이튼 비치다. 이 지역은 러시아 이민자 커뮤니티가 밀집한 곳으로, 이른바 '리틀 오데사'로 불린다. 주인공 아노라, 애칭 '애니'는 이곳에서 스트리퍼로 생계를 이어가는 젊은 여성이다.
어느 날 애니는 러시아 재벌가 아들 이반을 만난다. 두 사람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충동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애니는 현대판 신데렐라의 꿈을 꾼다. 그러나 이 소식이 이반의 부모에게 전해지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아들의 결혼을 무효로 만들려는 이반의 부모는 하수인들을 뉴욕으로 급파하고, 이때부터 예측 불허의 소동극이 시작된다.
영화는 초반의 로맨스에서 중반의 스크루볼 코미디, 후반의 계급 드라마로 장르를 바꿔가며 전개된다.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하고 보기 시작했다가 전혀 다른 결말에 직면하게 되는 구조다.

'아노라'는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 권위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등 총 5개 부문을 석권하는 기적을 써 내려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20년 이 두 최고 권위의 트로피를 모두 거머쥔 이후, '아노라'가 그 계보를 완벽하게 이었다는 점에서 국내 영화팬들의 뜨거운 지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주연을 맡은 마이키 매디슨은 이 작품을 통해 단숨에 할리우드 최고의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올랐으며, 국내 영화 평론가 이동진으로부터 "불안한 웃음과 절박한 고함에서 참을 수 없는 눈물까지, 뼛속 깊이 아린 그 모든 아노라"라는 극찬과 함께 5점 만점에 4.5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으며 평단과 관객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
'아노라'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주인공의 직업적 현실을 거르지 않고 묘사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션 베이커 감독은 '탠저린'에서도 트랜스젠더 성노동자의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던 바 있다. 자극을 목적으로 한 연출이 아니라, 캐릭터의 삶과 감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넷플릭스라는 OTT 플랫폼의 특성상 개인이 선택해 시청하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 극장 개봉 때보다 접근 장벽은 낮아졌다. 그러나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시청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수위인 만큼, 사전에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수위 높은 표현력과 깊이 있는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낸 '아노라'는 안타깝게도 오는 5일 자로 넷플릭스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 플랫폼을 통해서는 더 이상 간편하게 시청할 수 없게 되지만, 작품이 남긴 여운과 감동은 여전히 유효하다.
넷플릭스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에도 쿠팡플레이, 웨이브, 애플TV, U+모바일tv, 왓챠 등 국내 주요 VOD 및 디지털 대여 플랫폼을 통해 계속해서 감상할 수 있다. 플랫폼별로 대여 비용이나 화질 지원 조건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시청 전 각 서비스의 검색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칸과 오스카가 선택한 올해 최고의 마스터피스 '아노라'를 넷플릭스에서 정주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오늘 밤 놓치지 말고 감상해 보자.
션 베이커 감독의 대표작 중 봐야 할 영화 3편을 추천한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디즈니 월드 근처의 저렴한 모텔에서 엄마와 함께 살며 무지개빛 일상을 보내는 6세 소녀 '무니'와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연출력 정점에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마스터피스다. 화려한 테마파크 바로 뒤편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소외된 계층의 현실을 아이의 순수한 눈동자를 통해 대조적으로 담아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영상미와 웃음 끝에 찾아오는 묵직한 감동, 그리고 배우 윌렘 대포의 명연기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탠저리
크리스마스이브의 로스앤젤레스, 출소한 트랜스젠더 성노동자 '신디'가 자신을 배신한 연인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에피소드를 다룬 블랙 코미디 드라마이다. 오직 아이폰 5S로만 촬영하여 전 세계 영화계를 경악하게 만든 독립영화의 혁신 같은 작품이다. 거칠고 날것 그대로의 디지털 질감 속에서 펼쳐지는 주인공들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생생한 입담은, 사회적 소외 계층을 바라보는 션 베이커 감독만의 따뜻하고도 유쾌한 시선을 가장 잘 보여준다.
레드로켓
한때 포르노 스타로 이름을 날렸으나 한물간 주인공 '마이키'가 모든 것을 잃고 고향인 텍사스 작은 마을로 무일푼으로 돌아와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제74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뻔뻔하고 구제불능이지만 묘하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주인공을 통해 미국 소도시의 단면과 인간의 욕망을 신랄하면서도 블랙 유머러스하게 포착해 냈다. 션 베이커 감독 특유의 속도감 있는 연출과 독창적인 캐릭터 구축 능력을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