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환불센터”...쌍둥이 엄마가 '파격 이혼식' 열었다, 반응 터진 '여성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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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에서 축의금 환불까지, 결혼식을 뒤집은 화제의 이혼식
이혼을 부끄러움에서 축하로,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부케를 든 여성이 하객들의 축하 속에 환하게 웃고 있다. 언뜻 보면 평범한 결혼식처럼 보이지만, 이날 행사의 주제는 결혼이 아닌 '이혼'이었다. 축의금을 받는 대신 '축의금 환불센터'를 운영하고, 화촉을 밝히는 대신 촛불을 끄는 등 기존 결혼식의 형식을 뒤집은 특별한 행사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22만 뷰 돌파한 이혼식 영상 / 조승연 작가 인스타그램
122만 뷰 돌파한 이혼식 영상 / 조승연 작가 인스타그램

행사의 주인공은 쌍둥이 자녀를 둔 조승연 작가다. 존스홉킨스 출신 암센터 연구원으로도 알려진 그는 이혼을 숨기거나 부끄러워하기보다 새로운 삶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 현장이 담긴 영상은 조회수 122만 회를 넘기며 관심을 끌었다.

"축의금 환불합니다"…결혼식과 정반대로 진행된 이혼식

조 작가의 이혼식은 지난달 2일 서울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렸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주요 SNS에 당시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영상 속 조 작가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케를 든 채 밝게 웃으며 참석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결혼 생활의 끝을 슬픔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기념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기존 결혼식의 순서를 유쾌하게 뒤집은 행사 구성이다. 결혼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축의금 접수대 대신 '축의금 환불센터'가 마련됐고, 화촉점화 순서에서는 촛불을 밝히는 대신 불을 껐다. 성혼선언문 대신 이혼선언문을 낭독했으며, 하객들에게 부케를 던지는 대신 꽃을 다시 물에 꽂는 방식도 선보였다.

특히 '축의금 환불센터'는 참석자들의 관심을 끈 장치였다. 다만 과거 결혼식에서 받았던 축의금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은 아니었다. 조 작가는 자신을 응원해 준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손편지와 함께 행운을 상징하는 로또와 즉석복권을 준비했다. 축의금을 돌려준다는 발상에 감사와 응원의 의미를 더한 것이다.

조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결혼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익숙한 결혼식의 요소를 이혼식에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결혼식이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축하하는 행사라면, 이혼식 역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자신을 축하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친구들과 파티하자던 약속"…이혼식을 열게 된 진짜 이유

쌍둥이 엄마 조승연 작가 / 조승연 작가 인스타그램
쌍둥이 엄마 조승연 작가 / 조승연 작가 인스타그램

조 작가가 이처럼 특별한 행사를 준비한 데에는 이혼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이 있었다. 그는 B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혼이라는 큰 변화를 겪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힘든 시간을 지나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게 된 것을 기념하고, 그동안 곁을 지켜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혼식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하이컷과 진행한 일문일답 인터뷰에서도 행사 준비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혼식을 생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조 작가는 "이혼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때마다 곁에서 친구들이 힘이 되어줬다"고 털어놨다. 이어 친구들과 모든 일이 끝나면 파티를 열자고 자주 이야기했다며 "그 약속을 실제로 지킨 밤이었다"고 회상했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익숙하면서도 기발한 구성이었다. 조 작가는 "기발하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결혼식의 여러 요소를 반대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축의금을 받는 대신 환불센터를 만들고, 화촉을 밝히는 대신 불을 끄는 등 기존 결혼식의 상징적인 장면을 새로운 의미로 바꿨다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이혼선언문을 낭독하던 장면을 꼽았다. 조 작가는 선언문을 읽으면서 참석한 친구들과 한 명씩 눈을 맞췄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친구가 눈물을 흘렸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만큼 감동적인 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쾌한 행사 구성 속에서도 자신을 지지해 준 이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축의금 환불센터'에 담긴 의미도 직접 설명했다. 그는 "힘든 시간을 함께해 준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며 "이미 냈던 축의금을 그대로 돌려줄 수는 없지만, 마음만큼은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손편지와 함께 행운을 상징하는 로또와 즉석복권을 담아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조 작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이혼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기기를 바랐다. 그는 "이혼하면 숨기거나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이혼식을 통해 이혼도 하나의 새로운 시작으로 축하할 수 있고, 또 축하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회수 122만 회 돌파…'이혼식'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려

일명 '축의금 환불센터' / 조승연 작가 인스타그램
일명 '축의금 환불센터' / 조승연 작가 인스타그램

조 작가의 이혼식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누리꾼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행사 취지에 공감한 이들은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 "신선하고 유쾌한 아이디어다", "이혼도 삶의 한 과정일 뿐, 밝게 마주하는 모습이 멋지다"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반면 "이혼은 축하할 일이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면서 이혼을 기념하는 문화에 대한 시선은 엇갈렸다.

최근에는 이혼을 결혼 생활의 실패나 끝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으려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이혼식'은 결혼 관계가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은 행사다.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해 그동안 받은 위로와 지지에 감사를 전하고, 새로운 출발을 응원받는 자리로 꾸미기도 한다.

행사 방식 역시 다양하다. 이혼을 기념하는 문구가 적힌 케이크를 준비하거나, 행사 장면을 영상으로 기록해 SNS에 공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혼 파티 초대장과 관련 상품이 등장하는 등 이혼을 기념하는 문화가 새로운 형태로 소개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행사가 얼마나 보편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4월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5%가 이혼을 수용할 수 있는 선택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혼을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하는 것과 이를 공개적으로 축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혼을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고 축하할 수 있다는 입장과 결혼 관계의 종료를 축하하는 행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공존하는 가운데, 조 작가의 이혼식은 이러한 사회적 시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결혼식의 익숙한 형식을 뒤집은 행사였지만, 그 안에는 힘든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의 삶을 응원받고 싶다는 조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