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 작가는 왜 나당전쟁을 택했나…“우리가 먼저 쳐서 이긴 전쟁” 14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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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대하드라마 ‘문무’가 14일 밤 9시 20분 첫 방송된다.
김리헌 작가가 나당전쟁을 택한 이유와 인물 중심 집필 방향을 밝혔다.

드라마 '문무' 포스터 (사진=KBS)
드라마 '문무' 포스터 (사진=KBS)

KBS 2TV 새 대하드라마 ‘문무’가 첫 방송을 앞두고 극본을 맡은 김리헌 작가의 집필 의도를 전했다. 김 작가는 신라가 당나라를 한반도에서 몰아낸 나당전쟁을 대하드라마로 가장 쓰고 싶었던 시기로 꼽으며 “우리가 먼저 쳐서 이긴 전쟁”이라고 설명했다. ‘문무’는 600년 동안 이어진 전쟁과 삼국 내부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하나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건 지도자들의 고독하고 치열한 이야기를 그린다. 11월 14일(토) 밤 9시 20분 첫 방송된다.

다윗과 골리앗보다 극적인 이야기, 작가가 나당전쟁을 택한 이유

김리헌 작가는 대하드라마 집필을 오랜 시간 꿈꿔왔다고 밝힌다. 그는 “작가 인생에 ‘대하드라마는 한번 꼭 쓰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가장 쓰고 싶었던 시기가 나당전쟁이었다”고 작품의 출발점을 설명한다. 오랜 구상 끝에 고른 시대가 신라와 당나라가 맞붙은 시기라는 이야기다.

작가가 주목한 대목은 약소국이 제국을 상대로 먼저 칼을 뽑았다는 점이다. 그는 “변방의 약소국 신라가 최강 제국 당나라를 선제공격해 몰아낸 것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이야기보다 더 극적인데, 관련한 사실이 이상하리만치 덜 알려져 있었다”고 말한다. 침략과 수난의 역사에 익숙했던 자신에게 신라가 먼저 공격해 승리를 거둔 전쟁은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김 작가는 이 역사가 “대하드라마로 만들 가치가 충분했다”고 강조한다.

산악 지대 성벽 위에서 깃발을 세우고 강줄기를 내려보는 병사들 — AI 자료 이미지
산악 지대 성벽 위에서 깃발을 세우고 강줄기를 내려보는 병사들 — AI 자료 이미지

670년부터 676년까지, 매소성과 기벌포로 이어진 전쟁

나당전쟁은 삼국통일 과정에서 벌어진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신라는 당나라와 연합해 660년 백제를, 668년 고구려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당나라가 백제와 고구려의 옛 영토에 군사 거점을 설치하며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넓히려 하자 신라가 반발했고, 양국의 동맹은 전쟁으로 번졌다.

전쟁은 670년부터 676년까지 약 7년간 이어졌다. 여러 차례 전투에서 승패를 주고받던 신라는 675년 매소성 전투에서 당나라의 대규모 병력을 물리치며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이듬해인 676년 11월에는 기벌포에서 당나라 수군을 꺾었고, 이 전투를 끝으로 당나라는 한반도에서 군사력을 철수했다. 신라는 당나라의 지배 시도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드라마는 이 시기 신라를 중심으로 고구려와 백제, 당나라 등 여러 국가가 얽힌 전쟁과 외교를 다룬다. 신라 제30대 왕 문무왕 김법민을 비롯해 김춘추, 김유신, 고구려의 연개소문 등 역사적 인물이 주요 등장인물로 나선다.

선악 대신 ‘절박함’, 인물의 선택을 따라가는 집필 방향

집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는 인물들이 처한 극한의 상황과 절박한 감정이다. 역사의 결과를 아는 현대 시청자와 달리 당시를 살아간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불확실한 위기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우리는 역사의 결말을 알지만, 그 시대 속 인물들은 내일을 모르기에 매 순간이 위기였다”고 말한다.

이어 “한 번의 오판으로 자신과 가족, 나라가 사라질 수 있었던 절박함을 그리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인물을 선악으로 나누기보다 각자가 원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역사를 중심축에 두되 인물의 선택이 만들어지는 감정과 관계, 그에 따른 대가를 설득력 있게 연결하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고 한다.

교과서 속에서 개별 업적으로 기억되던 왕과 장수들을 같은 시대를 살며 서로의 운명에 영향을 주고받는 인물로 재구성했다는 점도 강조한다. 김 작가는 ‘문무’를 역사에 남은 사건을 따라가되 사람들이 그 안에서 어떻게 맞서고 버티며 살아갔는지를 새롭게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이현욱·장혁·김강우·박성웅, 작가가 전한 배우들의 얼굴

극의 중심은 네 배우가 이끈다. 이현욱이 문무왕 김법민 역을, 김강우가 김춘추 역을, 박성웅이 김유신 역을 맡았고 장혁은 고구려의 권력자 연개소문으로 출연한다. 김 작가는 대본을 작품으로 만들어준 배우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현욱에 대해서는 “이현욱 배우는 감정을 터뜨리지 않고 누르는 힘이 있으며 그 눌림 아래서 무엇이 끓고 있는지가 보이는 배우다”라고 평가한다. 장혁은 영웅과 독재자 사이의 양면성을 매력으로 바꿀 수 있는 배우라는 설명이다. 김 작가는 “시청자들은 연개소문을 미워하면서도 응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강우에게는 “단정하고 서늘한 얼굴 안에 뜨거운 것을 숨길 줄 아는 배우”라며 감정적으로 쉽지 않은 배역을 묵묵히 해낸 데 감사를 표한다. 박성웅에 대해서는 “서 있기만 해도 무게가 있고, 무게를 내려놓는 순간도 좋다”고 말하고, 김유신 역을 맡았을 때의 기쁨이 이제는 그 연기를 보는 즐거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정웅인과 조성하도 작품에 합류했다.

전투마다 다른 긴장, ‘왜 이기고 지는지’를 따라가는 재미

장대한 전쟁의 역사를 풀어내기 위한 자료 조사도 만만치 않았다. 김 작가는 역사서와 병법서, 관련 자료를 두루 살펴 각 전투가 서로 다른 긴장과 재미를 갖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전쟁의 규모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승패가 갈리는 이유와 과정을 시청자가 따라갈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그는 “전투의 규모뿐 아니라 ‘왜 이기고 지는지’를 따라가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작가가 주목해 달라고 꼽은 부분은 전쟁과 정치권의 암투, 고단했던 백성의 삶이다. 작품에 이 모든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설명이다.

김 작가는 “큰 전쟁의 승패보다 그 안에서 웃고 울며 살아간 사람들의 얼굴이 오래 남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한다. 이어 “방송이 끝나도 문득 그 인물들이 떠오르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제작진과 편성

‘문무’는 책임프로듀서 이호가 이끌고, 극본은 김리헌 작가와 홍진이 작가가 공동 집필한다. 연출은 ‘화랑’, ‘장영실’, ‘징비록’을 연출한 김영조 감독과 구성준 감독이 맡았다. 제작은 키이스트와 몬스터유니온이 참여한다.

KBS 2TV 대하드라마 ‘문무’는 11월 14일(토) 밤 9시 2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