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앵커 출신... 한동훈 토론회에서 포착된 뜻밖의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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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최측근 신경민, 토론회서 이 대통령 정면 비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 중진들과 손잡고 연 정당개혁 토론회에 뜻밖의 인사가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새미래민주당을 만든 신경민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다. 보수 진영 인사들이 가득 메운 자리에서 민주당 출신 인사가 토론자로 마이크를 잡았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 고문은 전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한 의원과 김기현·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한국정당학회가 공동 주최한 '정당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그는 "유일한 여권 출신인 것 같은데, 외롭지만 제 소견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며 "정당개혁 문제는 이대로 방치하면 임계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건 국가적 위기"라고 말했다.
MBC 앵커 출신인 신 고문은 서울 영등포을에서 재선 의원을 지냈다. 이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토론은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신 고문과 함께 친한동훈계 신지호 전 국민의힘 의원, 친오세훈계 오신환 전 의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발제는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윤왕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심의관이 맡았다.

신 고문은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지도자 중 괜찮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며 “'한 의원 혼자'만 해서는 안 되는 거고, 대통령과 상당히 많은 '그룹'이 있어야 우리나라의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당엔 예스맨과 아부쟁이만 있고, 진영논리를 외워서 앵무새처럼 얘기하는 정치인들만 있다"고 했다.
'아부쟁이'라는 표현은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말에서 꺼낸 말을 받은 것이다. 주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충성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충성파들은 대체로 좀 모자란 사람들이 많다"며 "나라도 당대표가 되면 내 앞에 와서 얼씬거리는 사람들을 공천할 것 같다. 이것 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고문은 개혁 대상으로 "총재 같은 당대표와 만능 최고위원회, 예스맨 그룹이 만드는 공천시스템"을 지목했다.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접근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신 고문은 "요즘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선정성이 지배하는 언론구조에, NGO는 의미 없어졌고, 전문가는 침묵하고 있고, 원로를 찾아볼 수가 없다"며 "이렇게 가면 비전 있고 어젠다를 설정할 수 있는 정당도 정치인도 존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국민배신당'과 '국민기만당'이 횡행하고 양극단에 끌려다니며 갈등만 재생산,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신 고문은 한때 몸담았던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이 하고 있는 사법체계 붕괴는 '대통령 죄 지우기'다"라며 "항소포기,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신설, 검사 징계와 검찰미래위원회, 대법원장 흔들기, 재제청, 공소취소, 공소기각·재심·사면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해체 이후를 보면 사법체계 붕괴는 복원하려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신 고문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를 두고 "성남·경기 충성파로 된 인사난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이 믿을 사람이 없어서"라며 "그래서 경제는 혼란하고 외교는 경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안보정보는 지금 거의 실종상태"라고도 했다.
신 고문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국민의힘은 더 문제다. 이 정도의 무능·무대책에 임기응변과 아무 말 대잔치를 해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며 "그냥 반사이익으로 오르는 지지도를 '자기들이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아니다. 모래성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존재 가치를 증명해내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했다.
신 고문은 정당 개혁 방안으로 "공천과 선거를 제대로 해야 하고, 당원 저변 확대를 제도화하고, 당내 민주화하고, '라인 강요'를 그만해야 한다"며 "신지호 전 의원 말씀대로 오픈프라이머리를 부분적으로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비례대표제를 이번에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미래가 있다. 그래서 제3·4당이 나와야 한다"며 "양대 정당이 복점재벌인 시장에서 여러분은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신 고문은 "장기적으론 거대 양당 정치를 넘어서서 다당제, 그리고 아예 정당을 넘어서서 하는 정치가 우리가 한번 꿈꿔볼 때가 지금 됐다"며 "위기는 깊어지고 해는 저물어가고 마음은 급해, 아무튼 당을 넘어서서 기대를 좀 해본다"고 발언을 마쳤다.
한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정확하게 양당에서 당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사익을 위해 정당이 움직이고 결국 민심은 엑스트라 취급 당하고 있다"며 "지금 정당구조 하에선 '우리'는 지더라도 '나'만 이기면 되는 사람이 당을 잡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된 야당은 '신경민 선배님'이 말씀했듯 지금 이재명 정권처럼 사법시스템과 민주공화정을 무너뜨리고 후진국을 만들어도 제대로 저항할 수 없다"며 "정당개혁이 가장 큰 정치개혁 과제"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대안으로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의 상향식 공천 법제화를 제안했다.
한 의원은 앞서 인사말에서 "우리는 정권 잡아도 절대 그러지 않을 사람들로 가치연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성을 쌓는 것이 아니라 길을 여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덧셈의 정치, 곱셈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보수의 빅텐트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정말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주 의원을 비롯해 배현진·박정훈·조은희·우재준·박정하·한지아 의원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 20명 안팎과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이 자리했다. 30분 뒤 같은 의원회관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한 국민의힘 서울시당·서울시 공동 주최 토론회가 열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오 시장이 참석한 토론회에만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