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배운 대로 했어요"…집에서 쓰러진 아버지 살린 '중학생'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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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들의 심폐소생술이 40대 아버지의 생명을 구하다
119영상통화와 초기 응급처치의 완벽한 협력이 심정지 환자를 살렸다
갑자기 심장이 멈춰 쓰러진 40대 아버지가 중학생 아들의 신속한 심폐소생술과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로 생명을 구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호흡곤란을 호소하자 곧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당황한 나머지 집 주소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의식을 잃자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떠올리고 직접 가슴 압박을 시작했다. 119상황실은 영상통화로 심폐소생술 방법을 안내했고, 신고 7분 만에 도착한 구급대가 응급처치를 이어갔다. 아버지는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3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18일 오후 7시 51분께 전주시 덕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집에 있던 40대 남성이 갑자기 호흡곤란을 보이며 쓰러졌고, 이를 발견한 중학생 아들이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아들은 긴급한 상황에 당황해 자신이 있는 아파트의 정확한 동과 호수를 전달하지 못했다. 119상황실은 신속하게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아들의 어머니에게 연락했다.
주소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 아들…119의 신속한 대응
119 신고를 접수한 요원은 아들이 정확한 주소를 말하지 못하자 다른 방법으로 위치 확인에 나섰다. 아들의 어머니에게 직접 연락해 아파트 동과 호수, 현관 비밀번호를 확인했다. 확보한 정보는 곧바로 출동 중인 구급대에 전달됐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한 뒤 주소를 찾거나 현관문을 여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한 조치였다.
그사이 아버지의 상태는 급격하게 나빠졌다. 처음에는 호흡곤란을 보였지만 곧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심정지는 심장이 정상적인 펌프 기능을 하지 못해 혈액순환이 멈추는 응급상황이다. 혈액이 뇌와 주요 장기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신속한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아들은 아버지가 의식을 잃자 학교에서 배웠던 심폐소생술을 떠올렸다.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멈춘 사람의 가슴을 반복적으로 눌러 혈액이 뇌와 주요 장기로 흐르도록 돕는 응급처치다. 전문적인 의료장비가 없어도 현장에서 즉시 시행할 수 있으며 심정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아들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아버지의 가슴을 누르기 시작했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도 아들이 응급처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상황실은 아들과 영상통화를 연결해 가슴을 누르는 위치와 박자를 안내했다. 움직이는 그림과 영상도 활용해 올바른 동작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아들은 119의 안내를 받으며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신고 7분 만에 구급대 도착…다시 뛰기 시작한 심장
구급대는 신고가 접수된 지 7분 만인 오후 7시 58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구급대원들은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고 심폐소생술과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이후 환자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자발순환이 회복됐다. 자발순환 회복은 심장이 스스로 혈액을 순환시킬 수 있는 상태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구급대는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심정지 환자는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더라도 이후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심정지가 발생한 원인을 확인하고 뇌와 다른 장기에 손상이 발생했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에서는 현장 응급처치 이후 자발순환이 회복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북소방본부는 아들의 초기 대응과 119의 신속한 조치가 맞물린 결과라고 밝혔다. 아들이 쓰러진 아버지를 발견하고 즉시 신고한 데 이어 가슴 압박을 시행한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119상황실은 정확한 주소를 확인하는 동시에 영상통화로 응급처치를 지도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전문적인 처치를 이어가면서 환자의 심장 기능이 회복됐다.
이번 사고는 학교에서 배운 응급처치 교육이 실제 가정에서 발생한 위급상황에 활용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아들은 의료인이 아니었지만 심정지 환자에게 필요한 초기 대응 방법을 알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면서도 배운 내용을 기억해 행동으로 옮겼다. 전북소방본부는 이러한 초기 대응이 심정지 환자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심장이 멈추면 왜 4~5분이 중요한가
심정지는 누구에게나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다. 심장이 정상적으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면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한 손상 위험이 커진다. 일반적으로 심정지 발생 후 약 4~5분이 지나면 뇌 손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심정지가 의심되는 사람을 발견했다면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의 핵심은 가슴 압박이다. 심장이 멈춘 사람의 가슴을 반복적으로 누르면 혈액을 뇌와 심장 등 주요 장기로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정상적인 심장박동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지만 구급대가 도착하거나 심장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심정지 직후 주변 사람이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보다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정지 환자를 발견했을 때는 먼저 주변이 안전한지 확인하고 환자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큰 소리로 불러도 반응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환자가 정상적으로 호흡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숨을 쉬지 않거나 간헐적으로 헐떡이는 비정상적인 호흡만 보인다면 심정지를 의심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일반 성인의 심폐소생술은 가슴 중앙의 아래쪽 절반을 손바닥 뒤꿈치로 누르는 방식으로 시행한다. 양손을 겹치고 팔꿈치를 편 상태에서 가슴이 약 5~6㎝ 깊이로 눌리도록 압박한다. 압박 속도는 1분에 100~120회가 권장된다. 가슴을 누른 뒤에는 완전히 이완되도록 하고 압박이 중단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인공호흡에 자신이 없다면 가슴 압박만 지속하는 방법도 있다. 이른바 가슴 압박 소생술로, 일반인이 갑작스러운 성인 심정지 상황에서 시행할 수 있는 응급처치다. 주변에 자동심장충격기(AED)가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가져오도록 요청하고 기기의 음성 안내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자동심장충격기는 특정한 위험 부정맥을 감지해 필요한 경우 전기충격을 전달하는 장비다.
119 신고할 때 주소 몰라도 통화 끊지 말아야
이번 사고에서는 119상황실의 위치 확인과 영상통화 안내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들은 당황한 탓에 집 주소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했지만 상황실은 어머니에게 연락해 필요한 정보를 확보했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신고자가 주소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현재 위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는 통화를 끊지 않고 119상황요원의 질문에 따라 아는 정보를 최대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파트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아파트 이름과 동·호수, 공동현관 출입 방법 등을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확한 주소를 모르더라도 주변 건물이나 눈에 띄는 시설물 등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면 된다. 환자의 상태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특히 의식이 있는지, 정상적으로 숨을 쉬는지 등을 알리면 상황실이 필요한 응급처치를 안내할 수 있다.
119는 신고자에게 전화로 심폐소생술 방법을 안내할 수 있다. 이번 사례처럼 영상통화를 통해 응급처치 동작을 보여주거나 가슴 압박 속도를 맞추도록 돕는 방식도 활용된다. 따라서 심폐소생술 방법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더라도 119의 안내를 받으며 응급처치를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가능한 한 빨리 가슴 압박을 시행하는 것이다.
전북소방본부는 이번 사례를 통해 학교 심폐소생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에서 배운 응급처치가 실제 위급상황에서 활용되면서 한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심정지는 가정이나 직장, 길거리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 주변에 있는 가족이나 동료가 최초 발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