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故 최불암 빈소에 남겨진 한 청년의 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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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시작된 초록우산과의 인연… 45년간 나눔 실천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의 빈소를 찾은 한 청년이 방명록에 남긴 글이 공개됐다. 어린 시절 초록우산의 지원을 받았던 이 청년은 고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빈소 방명록에 남겨진 청년의 감사 인사
3일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별세한 최불암의 서울아산병원 빈소에는 생전 아동복지에 헌신한 고인의 나눔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는 어린 시절 초록우산의 도움을 받았던 이들도 있었다.

한 청년은 빈소에 마련된 방명록에 어린 시절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고인을 향한 감사의 글을 남겼다. 그는 최불암을 "시설 살 때 큰 힘이 되어주신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초록우산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선생님이 힘이 되어주시지 않았더라면 저는 이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적었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 중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시를 헌정하거나 생전 고인을 본받아 아이들을 위한 기부 의사를 밝히는 이들도 있었다.
'전원일기'에서 시작된 45년간의 인연
최불암과 초록우산의 인연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불암은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양촌리 김 회장 역을 맡았다. 극 중 김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던 소년 금동이를 입양해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최불암은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받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같은 해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85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을 맡으면서 아동복지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국내 어린이뿐 아니라 해외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에도 힘을 보탰다. 1981년 시작된 초록우산과의 인연은 올해까지 45년간 이어졌다.
추모 공간에도 이어진 시민들의 마지막 인사
초록우산은 고인의 장례 기간 서울 중구 무교동 본부와 공식 홈페이지에 별도의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본부 추모 공간에는 지방에서 일부러 찾아온 시민과 자녀에게 고인의 연기 인생을 들려주며 함께 헌화하는 가족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온라인 추모 공간에도 고인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글이 올라왔다. 한 시민은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신 고인을 추모한다. 하늘에서 부디 평안하시길"이라고 애도했으며, 다른 시민은 "국민 할아버지 큰 어른으로 항상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땅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가셨다"는 글도 이어졌다.
고인의 삶을 본받겠다는 다짐도 이어졌다. "선생님의 깊은 뜻을 마음 깊이 새기며 나누고 배려하며 화합하며 살겠다", "저도 최불암 선생님처럼 멋있는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 등의 글이 게시됐다.
초록우산 역시 공식 추모글을 통해 고인과 함께한 시간을 돌아봤다. 초록우산은 "아이들의 영원한 우산, 1981년부터 4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가장 낮은 곳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셨던 후원회장님. 아이들을 향해 보내주신 따뜻한 사랑과 큰 뜻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고 최불암 전국후원회장님은 연기로 보여주신 좋은 어른의 모습을 실제 일상으로 이어가신 분"이라며 "고인이 평생 실천하신 나눔은 수많은 어린이에게 희망이 되었고, 우리 사회에 오래 기억될 소중한 유산을 남겼다"고 말했다.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 마지막 길
최불암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지난달 30일 오전부터 조문객을 맞았다. 장례는 고인이 오랜 기간 몸담았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거행됐다.
장례식에서 초록우산 직원 대표는 '어른은 어린 나무를 버텨주는 큰 나무가 돼야 한다'는 고인의 생전 말을 되새기며 "큰 나무가 후원회장님이었다. 이제 저희가 그 자리를 이어가겠다"고 추모했다.
발인은 지난 2일 오전 7시 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장례 미사가 열렸다. 장례 미사를 마친 고인의 운구 행렬은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본부를 들렀으며, 고인은 장지인 동화경모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