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그냥 죽으라는 것 아니냐” 폭탄발언 후폭풍 계속 이어지는 중,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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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살인적 일정' 선수들을 병들게 하다
한국 배드민턴 간판인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당시 대회 일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여자단식 일정이 6일간 진행된 항저우 대회보다 하루 줄면서 하루에 두 경기를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제대회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안세영은 당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가은 언니랑 단식에서 두 경기는 죽으라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제 경기를 치르고 텐션이 떨어지는 것 같아 계속 깨우려고 했다. 텐션을 올리려고 얼굴도 때렸다"고 털어놨다.

불만을 느낀 선수는 안세영만이 아니다. 배드민턴 선수 전원이 같은 입장이다. 남자 배드민턴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하시나 수닐 프라노이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4년에 한 번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데, 하루에 단식 경기를 두 개나 치르게 하는 것은 가혹하다. 오랫동안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대회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라노이는 대회 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대회를 "수준 낮은" 대회로 평가한 것이다. 그는 "중국 대회가 끝난 직후라 3~4년이 지난 지금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대회는 (수준이) 떨어졌다. 숙박과 교통 측면에서 힘든 경험을 했다. 솔직히 말해 그냥 평범 이하의 대회"라고 비판했다.
안세영의 발언이 나온 지 몇 달이 지났지만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아시안게임의 여파가 3일부터 전남 여수에서 열리는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코리아 오픈(슈퍼 500)까지 닿았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복식 간판 백하나-이소희 조(이상 인천국제공항·세계랭킹 2위)에 이어 류성수-탄닝 조(중국·세계랭킹 1위)와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일본·세계랭킹 3위)도 코리아 오픈 출전을 포기했다. 단기간에 여러 경기를 소화하며 체력 문제를 겪은 아시안게임이 발단으로 전해진다.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다수 선수는 이어진 덴마크 오픈(슈퍼 750)을 앞두고도 기권했다. 김가은은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지난달 2일 발표한 덴마크 오픈 출전자 명단에 이름이 아예 없었다.
덴마크 오픈은 BWF 월드투어 두 번째 등급인 슈퍼 750(총상금 95만 달러) 대회다. 단식은 세계 1~15위 선수가 의무 참가해야 하는 큰 대회다. 여자단식 12위 김가은 역시 의무 참가 대상이지만 부상을 이유로 일찌감치 불참을 공식화했다.
김가은은 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 도중 허벅지를 다쳤다. 부상 여파로 단체전 준결승 일본전에는 뛰지 못했다. 이틀간 치료에 집중하며 여자단식을 준비했으나 아시안게임의 황당한 배드민턴 일정이 발목을 잡았다. 통상 국제대회 본선은 하루에 한 경기씩 치르는 것이 원칙인데, 해당 대회는 남녀 단식 32강과 16강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오픈보다 등급이 낮아 세계랭킹 포인트에 미치는 영향이 더 적은 코리아 오픈도 사정은 같았다. 정상급 선수 다수가, 특히 개최국 한국의 에이스급 선수들마저 불참을 택하면서 아시안게임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안세영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구마모토 마스터스 재팬 2026을 건너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부터 여수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은 출전한다. 안세영은 이 대회에 일단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는 없다는 설명도 나왔다. 다만 선수 본인이 구마모토 마스터스까지 소화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전언이다.
안세영은 올해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 등 유럽 대회에 잇달아 나서며 강행군을 소화했다. 프랑스 오픈에서는 시즌 10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일본 오픈에서 부상으로 기권한 데 이어 중국 오픈에도 부상 여파로 나서지 못하면서 몸 상태를 둘러싼 우려가 이어졌다.
여수에서 열리는 이번 코리아 오픈은 안세영이 약 1년 2개월 만에 국내 팬 앞에서 치르는 국제대회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여자단식 1회전 상대는 세계랭킹 38위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다. 대진표대로 흐르면 8강에서 군지 리코, 준결승에서 미야자키 도모카 등 일본 선수들과 차례로 만날 수 있고, 결승에서는 야마구치 아카네와 맞대결이 예상된다.

변수는 부상과 체력 부담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 발목을 다쳤고, 프랑스 오픈에서도 무릎 통증 탓에 테이핑을 한 채 코트에 섰다. 하루 두 경기를 치른 아시안게임의 여파에 더해 유럽 원정 부상 이력까지 겹친 상태에서 슈퍼 500 대회에 나서는 셈이다. 다만 앞서 전해진 대로 현재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는 없다.
안세영이 구마모토 마스터스 재팬 2026을 건너뛰기로 하면서 일본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이 나왔다. 특히 야마구치는 현지 인터뷰에서 안세영과의 대결을 기대했으나, 일본 대회에서는 만날 수 없게 됐다. 코리아 오픈에는 왕즈이와 천위페이(이상 중국), 야마구치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할 예정이다.
안세영은 코리아 오픈에서 국내 팬들과 만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음 달 8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를 준비할 계획이다. 총상금 300만 달러 규모의 시즌 최종전이다. 코리아 오픈에서 시즌 11번째 우승을 거두고 월드투어 파이널스까지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안세영에게 남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