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98%가 남았다”는 CZ 주장과 달리 순유출 70억 달러 넘어섰다
작성일
디파이라마 집계 바이낸스 24시간 순유출 58억 달러, 이후 70억 달러 넘어
추적 자산 160억 달러 넘게 감소, 준비금 증명은 하루 지연

바이낸스가 63억 달러 규모 해킹 이후 출금을 재개했지만 자금 이탈은 멈추지 않았다. 디파이라마(DefiLlama) 집계로는 최근 24시간 순유출액이 58억 달러(약 7조 7,400억 원, 1달러 1,335원 기준)에 달했다. 바이낸스가 재개 직후 밝힌 36억 4,000만 달러보다 큰 규모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후 순유출이 7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디파이라마가 본 바이낸스: 24시간 58억 달러, 이후 70억 달러 넘어
바이낸스가 직접 공개한 수치는 출금 재개 첫 9시간 30분, 즉 11월 1일 협정세계시(UTC)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의 집계다. 이 구간에서 순유출은 36억 4,000만 달러였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같은 시점에 디파이라마는 직전 24시간 순유출을 58억 달러로 집계했다. 바이낸스의 첫 업데이트 이후에도 자금이 계속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이후 바이낸스의 순유출은 70억 달러를 넘었다. 월요일 일찍 집계된 58억 달러에서 더 불어난 수치다. 바이낸스는 추적 대상 거래소 가운데 순유출이 가장 컸다. 디파이라마가 추적하는 지갑 기준 보유액은 약 1,279억 달러로, 2위 OKX의 290억 달러보다 4배 넘게 많다.
비트코인닷컴뉴스는 디파이라마 데이터를 근거로 더 넓은 그림을 제시했다. 바이낸스의 추적 자산은 10월 29일(현지시각) 약 1,449억 달러였다. 11월 2일 이른 시간에는 약 1,283억 달러로 줄었다. 165억 달러를 넘는 감소로 비율로는 12%에 가깝다(약 22조 원, 1달러 1,335원 기준).
다만 이 감소폭을 출금액으로만 읽으면 안 된다. 비트코인닷컴뉴스는 이 수치에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해커가 핫월렛에서 빼간 약 63억 달러가 함께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감소분 대부분은 11월 1일 출금이 재개된 뒤에 나왔다. 이 매체가 인용한 스크린샷에는 24시간 순유출이 59억 5,000만 달러로 찍혀 있었다.

숫자가 제각각인 이유: 집계 구간과 대상이 다르다
바이낸스 36억 4,000만 달러, 디파이라마 58억 달러, 다른 집계 59억 5,000만 달러. 수치가 엇갈리는 것은 기준이 서로 달라서다. 바이낸스는 9시간 30분 구간만 집계했다. 디파이라마 수치는 24시간이다. 바이낸스는 순유출액이 최신 준비금 증명 자료상 총자산 1,710억 달러의 2.1%라고 밝혔다.
크립토슬레이트가 정리한 디파이라마 추적 지갑 기준 11월 1일 순유출은 25억 1,000만 달러였다. 테더(USDT)가 약 10억 8,300만 달러, 비트코인이 9억 1,200만 달러였다. USDC는 3억 8,500만 달러, 래핑된 이더리움은 1억 3,1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바이낸스가 공개한 초기 데이터도 출금이 USDT에 가장 많이 쏠렸고 USDC와 비트코인이 뒤따랐다.
여기에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바이낸스는 이후 모든 출금을 새로 생성한 지갑에서 처리한다며 준비금 증명용 지갑 주소 목록을 갱신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이 때문에 온체인(블록체인상 기록) 유출 수치가 실제 이용자 이탈을 얼마나 반영하는지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지갑이 바뀌는 과정에서 단순한 내부 이동이 유출로 잡힐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빠져나간 돈은 어디로: 경쟁 거래소로 간 비중은 작았다
온체인 추적업체 웨일 팩터(Whale Factor)의 데이터는 자금 이동 경로를 보여준다. 비트코인닷컴뉴스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24시간 동안 약 45억 달러를 잃었다. 그다음 거래소 10곳이 흡수한 금액은 합계 약 3억 6,800만 달러에 그쳤다. 이 중 대부분은 OKX가 가져갔다.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984개, 크라켄은 1,422개가 순증했다.
비트코인닷컴뉴스는 이를 두고 바이낸스를 떠난 돈 10달러 중 약 9달러가 경쟁 거래소가 아닌 개인 지갑 등 다른 곳으로 갔다고 풀이했다. 이용자들이 자금을 거래소에 두는 것 자체를 꺼렸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OKX는 가장 큰 수혜자였다. OKX는 디파이라마 기준 24시간 순유입 약 4억 4,500만 달러로 추적 대상 거래소 중 1위였다. 바이비트가 1억 1,200만 달러, 게이트가 9,100만 달러, 비트겟이 5,4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같은 시점에 OKX의 OKB 토큰은 24시간 전보다 약 1.4% 올라 113달러 근처에서 거래됐다. 바이낸스의 BNB는 0.3% 오른 약 708달러였다(코인마켓캡 기준).
한편 바이낸스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창펑 자오(CZ)는 X에서 “98% choose to stay!”라고 적어 이용자 대부분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유출 대부분이 출금 재개 후 첫 두어 시간에 몰렸다고도 했다. 디파이라마의 24시간 수치가 이후 더 커졌다는 점은 이 설명과 대조된다.
열린 문은 일부, 준비금 증명은 하루 늦어졌다
이용자가 자산을 모두 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바이낸스는 1단계로 15개 네트워크와 15개 자산의 출금을 열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USDT, USDC, BNB, 솔라나, XRP, 도지코인 등이 포함된다. 나머지 자산은 “준비되는 대로 추가”된다는 입장이다. 한 비판자는 상장 자산 252개 중 21개만 열렸다고 주장했고 다른 이용자는 HYPE 출금이 막혀 있다고 불만을 올렸다. 바이낸스는 다음 단계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공동 창업자 Yi He는 X에 “Things are currently running fairly smoothly”라며 출금 요청이 몰리면 일시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고 썼다. 출금 전에는 주소와 기기 보안 환경부터 확인하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이용자 보호의 핵심 장치로 꼽히는 준비금 증명은 일정이 밀렸다. 리처드 텡 공동 CEO는 11월 2일까지 전체 증명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바이낸스는 세 번째 복구 업데이트에서 이를 “2026-11-03 화요일까지”로 미뤘다. 영지식 증명(개별 계좌를 드러내지 않고 보유 자산이 이용자 잔액을 충당함을 보이는 방식) 생성에 약 40~50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다. 투자자 Brad Feld는 증명이 텡의 일정보다 하루 늦어졌다고 짚었다. 이 지연이 ‘내부 정보’ 의혹을 키웠다고 비트코인닷컴뉴스는 전했다.
현재 공개된 준비금 자료는 10월 31일 UTC 0시 시점 스냅샷뿐이다. 해킹 이후 비트코인, 이더리움, XRP 등 10개 자산이 전액 담보된 것으로 나왔지만 출금 급증 전에 찍힌 자료다. 비트코인닷컴뉴스는 다른 매체들이 해킹으로 비워진 지갑이 바이낸스가 담보 증거로 제시한 지갑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용자 보호 장치: 손실 흡수, 보충률 95%, 동결 자금
바이낸스는 손실을 이용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금고, 이용자 보호 기금 SAFU 일부, 선물 보험 기금 일부로 도난 자산을 메우고 있다. 보충률은 토요일 90%에서 일요일 약 95%로 올랐다. 나머지 5%는 유동성이 낮은 토큰이어서 시장·장외 거래로 계속 사들이고 있다.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USDT, USDC, BNB, 솔라나, XRP, USD1, RLUSD, 지캐시는 잔액이 전액 담보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자산을 보충했다고 해서 해커에게서 원금을 되찾은 것은 아니다. 바이낸스는 사법당국·업계 파트너와 함께 도난 자산 추적과 회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은 공격을 북한 해커 조직의 ‘트레이더트레이터’ 작전으로 지목했다.
동결 규모도 커졌다. 서클 대변인은 CNBC에 사법당국과 공조해 사건과 관련된 USDC 11억 달러 이상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서클 최고경영자 Jeremy Allaire가 금요일에 밝힌 8억 달러 이상보다 늘어난 수치다. 업계 파트너들이 동결한 약 30억 달러어치 도난 자산은 바이낸스의 보충 자금과는 별개다.
바이낸스는 상세한 사고 조사 보고서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준비금 증명 전체 보고서는 11월 3일 UTC까지 나올 예정이며, 미국 중간선거와 같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