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아닌데...” 6년 만에 서울 덮치는 '뜻밖의'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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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11월 황사, 늦가을에도 미세먼지 주의 필수
149㎍ 육박한 서울 황사, 마스크·실내활동으로 호흡기 보호

서울에서 6년 만에 11월 황사가 관측된 가운데 3일 밤에도 추가 황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과 호흡기 건강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2일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서해안 일부 지역, 제주도에서 황사가 관측됐다. 오후 1시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1㎥당 149㎍(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았다. 미세먼지 농도 '나쁨' 단계의 상한선인 150㎍/㎥에 가까운 수치다.

이번 황사는 지난달 31일 중국 내몽골고원 등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이동하면서 나타났다. 서울에서 11월에 황사가 관측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봄철에 주로 발생하는 황사가 늦가을에 찾아오면서 계절과 관계없이 미세먼지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3일 밤 황사가 추가로 유입되면서 수도권과 충남의 미세먼지 농도가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 평균 농도는 '보통'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간대에 따라 공기질이 나빠질 수 있다. 출퇴근이나 야외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뿌연 서울 도심 / 뉴스1
뿌연 서울 도심 / 뉴스1

서울 11월 황사 6년 만…봄도 아닌데 왜 발생했을까

황사는 중국과 몽골의 건조한 사막과 고원 지역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강한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현상이다. 지표면에 쌓인 모래와 흙이 대기 중으로 떠오른 뒤 상층의 바람을 따라 수백에서 수천 킬로미터까지 이동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3월부터 5월 사이에 황사가 관측된다.

봄철에 황사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발원지의 토양 상태와 바람 때문이다. 겨울이 지나 눈과 얼음이 녹으면 건조한 지표면이 드러나고 강한 바람에 흙먼지가 쉽게 날린다. 여기에 중국과 몽골에서 한반도 방향으로 바람이 불면 황사가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

11월 황사는 봄철보다 발생 빈도가 낮지만 기상 조건이 맞으면 나타날 수 있다. 늦가을에는 황사 발원지에 아직 눈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경우가 있어 지표면의 흙먼지가 바람에 날릴 수 있다. 동시에 한반도 주변에서 북서풍이 부는 기압 배치가 형성되면 황사가 우리나라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번 황사도 이러한 조건이 맞물리면서 발생했다. 지난달 말 내몽골고원 등에서 발생한 황사가 북서풍을 따라 이동해 2일 국내 상공에 도달했다. 서울에서 11월 황사가 관측된 것은 2020년 이후 6년 만으로, 늦가을에도 황사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1월 황사가 독특한 이유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시기에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난방을 시작하는 가정이 늘고, 차갑고 건조한 공기로 인해 호흡기와 피부가 예민해지기 쉽다. 여기에 황사까지 유입되면 외부 먼지 노출과 계절적인 건조함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나타나는 '11월 황사' / 뉴스1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나타나는 '11월 황사' / 뉴스1

서울 149㎍까지 상승…미세먼지와 황사는 무엇이 다를까

2일 오후 1시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149㎍/㎥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흑산도는 138㎍/㎥, 제주 고산은 104㎍/㎥, 안면도는 97㎍/㎥로 나타났다. 모두 미세먼지 '나쁨' 단계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PM10은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입자를 뜻하며, PM2.5는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를 가리킨다. 황사는 주로 흙과 모래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먼지 현상으로, 국내에 유입되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황사와 일반적인 대기오염 미세먼지는 발생 원인에 차이가 있다. 황사는 사막과 건조 지역의 흙먼지가 바람에 날리면서 발생한다. 반면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산업시설의 배출물 등에서 직접 나오거나 대기 중 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황사라고 해서 모두 눈에 보이는 굵은 모래 알갱이인 것은 아니다. 먼지 가운데 작은 입자들은 호흡 과정에서 코와 기관지로 들어갈 수 있다. 황사 이동 중 다른 대기오염물질이 함께 섞일 수도 있어 호흡기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의 네 단계로 구분된다. PM10을 기준으로 0~30㎍/㎥는 좋음, 31~80㎍/㎥는 보통, 81~150㎍/㎥는 나쁨, 151㎍/㎥ 이상은 매우 나쁨이다. 서울에서 관측된 149㎍/㎥는 매우 나쁨 단계에 가까운 수준이다.

황사가 발생했다고 해서 하루 종일 같은 농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 대기의 움직임에 따라 특정 시간대에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다가 낮아질 수 있다. 하루 평균 예보가 '보통'이더라도 출근길이나 퇴근길에는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일 수 있는 이유다.

황사와 일반적인 대기오염 미세먼지는 발생 원인에 차이가 있다. / 뉴스1
황사와 일반적인 대기오염 미세먼지는 발생 원인에 차이가 있다. / 뉴스1

황사 심한 날 외출한다면…KF80·KF94 마스크부터 준비

황사가 발생한 날 외출해야 한다면 가장 먼저 준비할 물품은 보건용 마스크다. 일반 면 마스크나 얇은 패션용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KF80 또는 KF94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품 포장에 '의약외품' 표시와 KF 등급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KF는 'Korea Filter'의 약자로, 마스크의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표시다. KF80은 시험 조건에서 평균 크기 0.6㎛ 입자를 80% 이상 걸러내는 기준을 충족한 제품이다. KF94는 평균 크기 0.4㎛ 입자를 94% 이상 걸러내는 기준을 충족한 제품이다.

KF94는 KF80보다 높은 입자 차단 성능 기준을 적용하지만 착용 시 숨쉬기가 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마스크를 선택할 때는 차단 성능뿐 아니라 얼굴에 제대로 밀착되는지도 중요하다. 코와 턱 주변에 틈이 생기면 먼지가 필터를 거치지 않고 들어올 수 있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코와 입을 완전히 덮고 코 지지대를 눌러 얼굴에 밀착시켜야 한다.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거나 코를 노출한 상태로 착용하면 보호 효과가 떨어진다. 마스크가 젖거나 오염됐다면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불편해지는 사람은 무리하게 착용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어린이나 고령자, 천식 등 호흡기 질환자는 외출 시간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마스크 착용에 따른 불편함이 크다면 건강 상태에 맞춰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모자·안경·겉옷까지…11월 황사에 맞는 옷차림

황사가 발생한 날에는 마스크뿐 아니라 옷차림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11월은 아침과 저녁 기온이 낮아지는 시기이므로 보온성을 확보하면서 먼지에 노출되는 부분을 줄이는 방식이 적절하다. 실내외 온도 차이에 맞춰 벗고 입기 쉬운 겉옷을 준비하면 편리하다.

상의는 긴팔 옷을 기본으로 하고 외출할 때는 재킷이나 점퍼를 입는 것이 좋다. 표면이 매끄럽고 먼지를 털어내기 쉬운 소재를 선택하면 귀가 후 관리하기 편하다. 털이 길거나 표면이 거친 소재는 먼지가 붙었을 때 제거하기 번거로울 수 있다.

머리카락에 먼지가 붙는 것을 줄이고 싶다면 챙이 있는 모자도 활용할 수 있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모자가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모자를 쓴다고 황사 입자의 호흡기 유입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보건용 마스크를 별도로 착용해야 한다.

눈이 건조하거나 이물감이 쉽게 생기는 사람은 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황사가 심한 날 렌즈로 인해 눈의 불편함이 커질 수 있다. 외출할 때 가능하면 안경을 사용하고 눈이 가렵더라도 손으로 비비지 않는 것이 좋다.

목을 보호하는 얇은 스카프나 목도리도 11월 외출복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스카프나 목도리는 보온을 위한 용품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대신할 수 없다. 목도리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만으로 미세먼지를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방에는 여분의 보건용 마스크와 생수, 휴지 등을 준비하면 편리하다. 외출 중 마스크가 오염되거나 젖었을 때 교체할 수 있고, 물은 건조한 날씨에 목이 마를 때 마실 수 있다. 손 위생을 위한 휴대용 손 소독제나 물티슈도 필요에 따라 챙길 수 있다.

실내 공기 관리가 중요한 날 / 뉴스1
실내 공기 관리가 중요한 날 / 뉴스1

창문은 닫아야 할까…공기청정기와 실내 환기 요령

황사가 심한 날에는 실내 공기 관리도 중요하다. 바깥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시간대에 창문을 장시간 열어두면 외부 먼지가 실내로 들어올 수 있다. 따라서 황사 농도가 높을 때는 창문을 닫고 외부 공기 유입을 줄이는 것이 좋다.

실내에 공기청정기가 있다면 미세먼지 제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는 실내 공기를 필터로 통과시키면서 떠다니는 입자상 물질을 줄이는 장치다. 사용할 때는 제품의 권장 사용 면적과 필터 교체 주기를 확인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더라도 환기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내에서는 조리나 청소, 사람의 활동 등으로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시간대를 골라 짧게 환기하고 이후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요리할 때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방 환기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굽거나 튀기는 조리 과정에서는 미세한 입자가 발생할 수 있다. 황사가 심한 날에도 조리 중에는 주방 환기장치를 활용하고 외부 공기 상태에 맞춰 환기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실내 청소를 할 때는 먼지를 공중에 날리는 방식보다 물걸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른 빗자루로 바닥을 쓸거나 먼지를 세게 털면 바닥에 쌓인 먼지가 다시 공기 중으로 떠오를 수 있다. 물걸레로 바닥과 가구 표면을 닦으면 먼지가 날리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귀가 후 손·얼굴 씻고 옷 관리…운동은 실내로

황사가 있는 날 외출했다면 귀가 후 손과 얼굴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좋다. 손에는 외부 활동 중 다양한 오염물질이 묻을 수 있으므로 비누를 이용해 충분히 씻는다. 눈이 불편하다면 손으로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 사용 등 적절한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외출복에 먼지가 많이 묻었다면 실내에서 세게 털지 않도록 주의한다. 옷에 묻은 먼지가 실내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탁이 가능한 옷은 제품의 관리 방법에 따라 세탁하고, 겉옷은 다른 생활공간과 구분해 보관하면 편리하다.

황사가 심한 날에는 달리기나 빠르게 걷기 같은 야외 운동도 조절해야 한다. 운동 중에는 평소보다 호흡량이 늘어나 공기 중 먼지를 더 많이 들이마실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라면 장시간 야외 운동을 줄이고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황사 노출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기침이나 숨 가쁨,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지거나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아야 한다.

어린이와 고령자도 외부 활동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는 야외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고령자는 기존 심장·호흡기 질환에 따라 미세먼지 노출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학교나 가정에서는 실시간 대기질을 확인해 야외활동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번 황사는 3일 밤 추가 유입이 예상되는 만큼 외출 직전의 공기질 확인이 중요하다. 미세먼지 농도는 에어코리아 등 대기질 정보 서비스에서 지역별로 확인할 수 있다. 황사의 발생 지역과 농도는 바람과 기압계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시간대별 정보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