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악대 부르고, 장군들은 기차놀이"...공군 음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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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참석 간담회서 군악대 동원한 음주 만찬 논란
비행단장 다음날 비행 취소, 음주와의 연관성 주목
공군 장성들이 참석한 부대 내 소통 간담회에서 군악대 병사들을 동원한 음주 만찬이 진행되고 다음 날 비행단장의 비행 일정까지 취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방부가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4월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열린 행사에는 공군 중장인 교육사령관과 준장인 비행단장이 참석했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조종복을 입은 장교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군악대 병사들은 기타와 건반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행사에 참여했다.
당초 간담회와 단체 운동, 격려 만찬으로 계획됐던 행사는 단체 운동이 생략된 채 약 3시간 동안 음주를 곁들인 만찬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행사 다음 날 비행단장의 현장 확인 비행이 취소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음주와 비행 일정 변경의 연관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군은 공식적인 장병 격려 행사였으며 관련 규정에 따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중장·준장 함께 춤추고 '기차놀이'…군악대 병사들은 연주
1일 SBS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행사는 지난 4월 29일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 식당에서 열린 교육사령관 소통 간담회다. 행사에는 공군 교육사령관과 제3훈련비행단장 등 장성급 지휘관과 장교들이 참석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참석자들이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춤추는 장면이 담겼다.
조종복을 입은 장교들은 양손을 들고 제자리에서 뛰거나 서로 줄을 지어 이동했다. 참석자들이 앞사람을 따라 움직이는 이른바 '기차놀이'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공군 중장인 교육사령관과 준장인 제3훈련비행단장도 함께 춤을 춘 것으로 확인됐다.
군악대 병사들은 행사장에서 기타와 건반을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다. 장교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동안 병사들이 공연을 맡은 것이다. 이 같은 장면이 공개되면서 군악대 병사들을 장교들의 음주 만찬에 참여시킨 것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군악대는 군의 공식 행사와 의전, 장병 사기 진작 등을 위한 공연 활동을 수행한다. 그러나 장성들과 장교들이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자리에서 군악대 병사들이 공연한 것이 정당한 임무였는지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군 내부에서도 행사 운영과 관련해 복무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 운동은 생략…오후 5시부터 3시간 음주 만찬
당초 행사 계획에는 소통 간담회와 단체 운동, 격려 만찬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실제 행사에서는 단체 운동이 생략됐고 오후 5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음주를 곁들인 만찬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이 마신 술의 종류와 양에 관한 증언도 나왔다.
당시 만찬에 참석한 한 장교는 SBS에 "장교 1인당 소주 한두 병꼴로 마셨고, 맥주와 독한 위스키도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 소주뿐 아니라 맥주와 위스키 등 여러 종류의 주류가 제공됐다는 주장이다. 이 증언을 토대로 행사에서 상당한 양의 음주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근무시간 중 음주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보도에서는 일과가 끝나기 전인 오후 5시부터 술자리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군 간부들이 공식 근무시간에 음주 행사를 진행했다면 복무규정과 근무기강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군은 해당 부대의 일과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라고 반박했다. 비행교육과정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이 같은 근무시간을 적용하고 있으며, 격려 만찬은 일과시간이 끝난 뒤 시작됐다는 입장이다. 실제 음주 시작 시점과 행사 운영의 적절성은 국방부 감사에서 확인할 사안으로 남았다.

술자리 다음 날 비행단장 '현장 확인 비행' 취소
이번 논란에서 또 다른 쟁점은 행사 다음 날 예정됐던 비행 일정의 취소다. 제3훈련비행단장은 지난 4월 30일 현장 확인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해당 일정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만찬 직후 비행 일정이 변경됐다는 점에서 두 사안의 연관성이 제기됐다.
당초 보도에서는 전날 음주가 비행 취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공군이 이와 관련한 별도의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행 임무를 수행하는 지휘관이 전날 음주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비행 일정 관리가 적절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공군은 비행 취소 경위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비행단장이 다음 날 비행계획이 있어 처음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선 조종사들의 희망과 간담회 취지를 고려해 비행계획을 취소한 뒤 음주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군의 설명에 따르면 비행단장이 술을 마신 탓에 다음 날 비행을 취소한 것이 아니라 비행계획을 먼저 취소한 뒤 음주했다는 순서가 된다. 그러나 예정된 비행을 장병 격려 행사 참석을 위해 취소하는 것이 적절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방부는 행사 운영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공군 "장병 격려 위한 공식 행사"…군악대 동원도 규정 부합 주장
공군은 이번 행사가 장병들의 사기 진작을 목적으로 마련된 공식 행사였다고 밝혔다. 잇따른 비행 사고로 사기가 저하된 장병들을 격려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진행했다는 것이다. 공군본부 지침에 따라 전 비행부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행사라는 설명도 내놨다.
공군은 조종사들의 사기와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 행사의 주요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군악대 공연에 대해서도 전투요원들의 사기 증진이라는 취지에 따라 소규모 공연을 계획했다고 해명했다. 군악대 운영 목적과 관련 규정에도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공군의 해명에도 행사 운영 방식에 관한 문제 제기는 이어지고 있다. 공식적인 소통 간담회에서 단체 운동이 생략되고 음주 만찬이 진행된 점, 장성급 지휘관들이 춤을 추는 동안 군악대 병사들이 공연한 점 등이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행사 다음 날 비행단장의 비행계획이 변경된 경위도 확인 대상에 포함된다.
공군은 지난해부터 잇따른 비행 관련 사고로 안전관리와 군 기강 문제를 지적받아 왔다. 전투기의 민가 오폭 사고와 공중통제기 기관총 낙하 사고 등이 발생하면서 비행 안전과 부대 관리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성급 지휘관들이 참석한 음주 행사 영상이 공개되면서 군 내부의 복무기강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국방부 장관, 감사관실에 사실관계 확인 지시
국방부는 2일 공군의 음주 간담회 논란에 대해 감사 방침을 밝혔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이 감사관실에 사실관계를 엄정하게 확인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정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필요한 조치를 엄정하게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군악대 동원과 행사 진행 방식, 근무시간 중 음주 여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단장의 비행 일정 취소 경위 역시 논란이 된 만큼 관련 사실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군은 행사가 공식적으로 계획됐고 군악대 공연도 규정에 부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보도를 통해 공개된 영상과 참석자 증언을 토대로 행사 운영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태다. 국방부 감사에서는 실제 행사 진행 경위와 관련 규정 준수 여부가 주요 판단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