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인데 일냈다…'닥터X', '100일의 거짓말' 다 제치고 넷플릭스 1위 꿰찬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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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19.5% '닥터X'·tvN 20주년 대작 '100일의 거짓말' 제치고 1위 차지한 드라마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넷플릭스 시리즈 한 편이 지상파와 케이블의 인기 드라마를 밀어내고 국내 시리즈 순위 꼭대기에 올라섰다.
2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에서 1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꿀알바'가 차지했다. 2위는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 3위는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었다. 이제 공개 나흘째를 맞은 신작 드라마 '꿀알바'가 방송사 간판 드라마 두 편을 나란히 따돌리며 눈길을 끌었다.

▲ 시청률 19.5% '닥터X'·tvN 20주년 대작 사이에서 정상
'꿀알바'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 8부작 전편이 한꺼번에 공개됐다. 공개 이튿날인 31일 오후 기준 순위에서 그동안 선두를 지키던 '닥터X'를 끌어내렸고, 2일 순위에서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경쟁작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닥터X'는 일본 TV아사히의 인기 시리즈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를 리메이크한 메디컬 누아르다. 김지원이 어떤 수술도 실패하지 않는 파견 외과의 계수정을 맡았다. 지난달 24일 방송된 6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19.5%를 찍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김지원과 함께 이정은, 손현주, 김우석이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고, 'VIP', '악귀'의 이정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달 30~31일 7·8회가 전파를 탔고, 오는 6일 9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본방송은 매주 금·토요일 밤 9시 50분이다.
'100일의 거짓말'은 tvN이 개국 20주년을 맞아 내놓은 16부작 특별기획이다. 1932년 일제강점기 경성을 무대로, 밀정이 된 소매치기 이가경(김유정)과 조선총독부 엘리트 통역관 김태웅(박진영)이 서로 정체를 숨긴 채 벌이는 첩보 로맨스를 그린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유인식 감독이 연출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류보리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김현주, 이무생, 진선규 등이 힘을 보탰고, 매주 토·일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31일 순위에서 4위였던 이 작품은 2일 한 계단 올라 3위에 자리했다.

두 드라마가 TV 본방송과 넷플릭스 공개를 함께 하는 반면, '꿀알바'는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청불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1위가 더 눈길을 끈다.
공개 방식도 다르다. '닥터X'와 '100일의 거짓말'은 일주일에 두 회씩 방송된 뒤 넷플릭스에 차례로 올라온다. 반면 '꿀알바'는 8회 전편이 한 번에 풀렸고, 공개 직후 주말이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이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쉬지 않고 이어 볼 수 있었다. 회차마다 일터와 괴담이 바뀌는 옴니버스형 구성이라 한 편을 마치면 곧바로 다음 알바로 넘어가는 흐름이다. 다만 넷플릭스 국내 순위는 해당 작품의 시청 시간이나 조회 수를 공개하지 않는 만큼, 실제 시청량 격차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머지 순위는 예능이 다수를 차지했다. '지구마불 세계여행', '니돈내산 독박투어', '나는 솔로'가 4~6위에 올랐다. 31일 3위였던 '나는 솔로'는 6위로 내려갔고, 31일 순위표에 없던 '니돈내산 독박투어'와 '약사의 혼잣말'이 새로 진입했다.

▲ 전세 사기로 불어난 빚…매회 바뀌는 '목숨 건 일터'
'꿀알바'는 시급 50배부터 시작하는 고액 아르바이트만 연결해주는 정체불명의 인력사무소 '거미인력'이 배경인 생계형 밥벌이 호러 시리즈다.
주인공 변혁준(이재욱)은 전세 사기로 1억원을 날린 뒤 이를 만회하려다 오히려 빚만 키운 청년이다. 빚 독촉에 몰린 그는 최저시급의 50배를 준다는 광고를 보고 거미인력을 찾아간다. 살아서 퇴근하면 다음 일당이 더 올라간다는 조건 탓에 혁준은 한번 발을 들인 이 일을 좀처럼 끊지 못한다.

첫 일터는 평범해 보이는 편의점 야간 근무다. 이후 삐에로 행사 보조, 새벽 우유 배달, 심야 영화관, 임상시험, 건설 현장, 놀이공원 야간 개장으로 회차마다 근무지가 바뀐다. 일터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근무 규칙과 기괴한 존재가 기다리고, 규칙을 지켜야 무사히 퇴근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나폴리탄 괴담'의 형식을 가져온 설정이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독립된 괴담처럼 흘러가면서도 결국 거미인력의 정체라는 하나의 줄기로 모인다.
혁준 곁에는 사라진 오빠의 흔적을 좇는 동생 지윤(김민하)이 있다. 고민시는 거미인력과 얽힌 의문의 사건을 파고드는 노동재해 보호원 사고조사관 음연주로, 이희준은 위험한 일자리를 태연하게 권하는 거미인력 사장으로 출연한다.
연출은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의 극본을 쓴 김다민 감독이 맡았고, 극본은 경민선·이신지 작가가 함께 썼다. 'D.P.'를 만든 한준희 감독이 기획총괄로 이름을 올렸다. 작품은 정식 공개에 앞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돼 1~4화를 관객에게 먼저 선보였다.

▲ 괴물보다 무서운 건 '내일 또 출근해야 하는 현실'
빚에 몰린 사람이 목숨을 걸고 돈을 좇는다는 설정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닮았다. 차이는 무대다. '꿀알바'의 생존 경쟁은 거대한 게임장이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거쳐 갔을 법한 일터에서 벌어진다.
혁준은 일터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다음 날 다시 거미인력의 문을 연다. 당장 갚아야 할 빚 앞에서 위험을 따질 겨를이 없어서다. 작품은 이 모습을 통해 생계가 걸린 노동을 가볍게 여기고 위험한 일을 당연하게 맡기는 고용 구조를 꼬집는다. 편의점과 영화관, 공사장 같은 익숙한 공간이 공포의 무대로 바뀌는 순간, 시청자는 화면 속 괴물보다 혁준이 처한 처지에서 더 서늘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내내 무겁기만 한 작품은 아니다. 혁준은 괴물과 맞서 싸우는 영웅과 거리가 멀다. 겁에 질려 달아나고, 넘어지고, 살려 달라고 무릎을 꿇기도 한다. 공포와 웃음이 한 장면 안에서 교차하는 블랙코미디의 결이 '웃픈' 공감을 끌어낸다. 김다민 감독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혁준을 두고 생활감이 짙어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집념만큼은 강한 인물이라 시청자의 응원을 받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 군 복무 중 이재욱, 로맨스 지우고 '짠내 생존기'
흥행의 중심에는 이재욱이 있다. 그는 극한의 공포 앞에서 비굴해졌다가도 끝내 무너지지 않는 혁준의 양면을 오가며 극을 이끌었다. 회차가 진행될수록 달라지는 눈빛으로 인물의 불안과 오기를 표현했다는 평가다. 지난 6월 ENA 드라마 '닥터 섬보이'에서 다정한 공중보건의로 로맨스를 선보였던 것과 정반대의 얼굴이다. 1998년생인 이재욱은 2018년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데뷔해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어쩌다 발견한 하루', '환혼' 시리즈, 넷플릭스 '탄금'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넓혀왔다.
한준희 기획총괄은 제작발표회에서 "이재욱은 단단함, 유려함, 고집이 다 있는 배우다. 혁준으로 너무 잘 해줬다. 이재욱의 수백 가지 얼굴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욱은 지난 5월 18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복무 중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2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감회가 새롭다.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저는 제가 있는 자리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겠다"며 "곧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주인공이 자리를 비운 채 출발한 작품이 국내 정상에 오르면서 군 복무 중인 그에게도 반가운 성적표가 됐다.

해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꿀알바'는 1일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 월드와이드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홍콩, 말레이시아 등 86개국에서 TOP 10에 들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꿀알바'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8부작 전편을 모두 볼 수 있다. 공개 첫 주 국내외에서 확인된 상승세가 다음 주 순위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아래는 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순위다.
1위 꿀알바
2위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3위 100일의 거짓말
4위 지구마불 세계여행
5위 니돈내산 독박투어
6위 나는 솔로
7위 가금채
8위 약사의 혼잣말
9위 우리들의 발라드
10위 나를 충전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