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깃발' 발언 옳지 않고, 유시민도 그만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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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민주당이 갖고 있는 인적자산,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당대표밖에 없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청래 전 당대표의 '깃발' 발언과 유시민 작가의 당원 주권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의원은 2일 라디오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의 현재 상황을 "날씨가 민주당만큼 춥다"고 표현하면서도 당이 "지금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대통령 SNS 활용, 5선 이상 중진 만찬, 국민의힘 지도체제, 바이낸스 해킹 사건까지 폭넓은 현안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논란의 시작은 정 전 대표가 지난 주말 박시영 씨가 주최한 정치수련회에서 한 발언이다. 앞서 정 전 대표는 김민석 대표를 두고 "취임 100일이 되면 성과나 지지율 이런 것들에 대해서 판가름 날 것이다. 그때 어떤 깃발을 들고, 깃발에 어떤 글을 쓸지 하나하나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소개되자 박 의원은 곧바로 "깃발은 무슨 깃발을 들어요? 뭐 홍위병 깃발을 들겠습니까, 태극기 깃발을 들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가 반기를 든 것 아니냐고 묻자 박 의원은 "그래도 민주당 단결 이런 깃발을 들고 백지장도 맞들어야 낫지요"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과 당이 국민에게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때 전직 당대표가 깃발을 들 일이 아니라 협력해서 지혜를 모으고 함께 뚫고 나갈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논리다. 김 변호사가 당 지지율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직 대표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부담이 아니냐는 취지로 재차 묻자 박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100일 안에 지지도를 10% 이상 끌어올려 보겠다는 것은 각오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여러 이유 때문에 침체돼 있다면 같이 손을 잡고 나가야 한다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박 의원은 김민석 대표에 대한 평가도 밝혔다.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가진 인적자산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당대표밖에 없다고 짚으면서 "100일도 안 된 당대표를 흔들 게 아니라 백지장도 맞들어서 좀 도와줘서 잘할 수 있도록 해야지 다른 방법이 어디 있어요"라고 말했다. 변호사가 반김민석 진영의 조직적인 흔들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고 묻자 박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 늘 인용하던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을 꺼냈다. 박 의원은 정 전 대표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냐,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냐"는 구절을 늘 언급했다고 전하며 "흔들어서 돼요? 같이 힘을 합쳐줘야 하지요"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박 의원 본인도 김 대표의 역할에 불만이 있는 것 같다고 하자 박 의원은 선을 그었다. 불만이 있으면 자신도 전화를 해서 얘기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건강한 정당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 모두가 "용비어천가만 잘한다 잘한다 할 수는 없는 거"라는 설명이다. 다만 박 의원은 "무슨 깃발을 들고 이런 얘기는 하지 않는 것이 현재 우리 민주당 의원들의, 특히 전직 당대표가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라고 못 박았다. 비판 자체는 허용하되 공개적으로 깃발을 거론하는 방식은 전직 대표가 해서는 안 된다는 구분이다.
유 작가를 향한 발언은 더 직설적이었다. 김 변호사는 유 작가가 얼마 전 김민석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으로 "당원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주권을 행사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유시민 작가는 이제 그만해야 돼요"라고 잘라 말했다. 근거로는 김대중 대통령 집권 당시의 일을 들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유 작가는 선거 때부터 "필패다, 성공하지 못한다. 중도에 하야할 것이다"라고 주장했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돼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박 의원은 "그때 버릇을 지금도 하는 것은 안 좋아요. 이제 그만하시라 그러세요"라고 말했다.

김어준 씨와의 관계도 언급됐다. 김 변호사는 김 씨가 박 의원과 인터뷰할 때 "민주당이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반대되는 얘기를 대놓고 했다고 짚었다. 박 의원은 김어준 씨가 김태현 변호사처럼 언론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소송을 진행하니까 그렇게 물을 수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저는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방송 초반 박 의원은 김어준 씨가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질문을 받고도 "지금 잘하고 있잖아요"라고 답한 바 있다.
박 의원은 당 지지 기반의 어려움을 한겨레 성한용 대기자의 칼럼을 인용해 설명했다. 박 의원은 칼럼이 거론한 키워드를 중도, 수도권, 청년으로 소개하며 청년, 부동산, 주식 문제에는 왕도가 없다고 했다. 청년 대책의 현실도 직접 언급했다. 전날 저녁 마포 을밀대에서 냉면을 먹었는데 그 앞에 청년주택이 근사하게 서 있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자신의 손자가 결혼해 아이를 낳았고 아파트에 당첨됐다며 "로또 맞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중산층과 수도권의 핵심은 결국 아파트이고 주식 문제까지 겹쳐 청년들의 불만이 커지는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성 대기자 칼럼의 결론도 방송에서 논의됐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칼럼은 국민의힘이 장동혁 체제로 계속 가면 민주당이 총선을 해볼 만하지만, 오세훈, 한동훈, 유승민 등으로 중심축이 바뀌면 민주당의 총선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그런 상황이 되면 국민의힘은 통합으로, 민주당은 분열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본인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장동혁 체제가 계속 가느냐는 질문에는 "잘 가야지요"라고 답했고, 다음 전당대회에서 장동혁 대표가 연임에 도전해 성공하느냐는 물음에는 "당연하지요"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동훈 의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찍부터 한 의원이 깃발을 들고 원내 교섭단체가 안 되더라도 건전한 보수를 표방하는 신당을 만들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랬다면 성공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복당하려 해도 누구도 한 의원의 복당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보수 분열을 노린 것 아니냐는 변호사의 질문에는 "분열을 노리는 게 아니라요. 건전한 보수가 있어야 여당도, 정부도 좋다니까요"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정치는 나의 불행이 당신의 행복으로 안 갑니다. 나의 불행은 당신의 불행으로 가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