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회장까지 뛰쳐나와 만류… 박항서 '역대급 분노' 터졌다,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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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원정 관중석서 '김치맨' 연호… 박항서 감독, 강력 항의
태국 프로축구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 원정 경기 직후 상대 팀 관중으로부터 입에 담기 힘든 인종차별과 모욕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장을 찾은 일부 극성 팬들의 도 넘은 몰상식한 만행에 현지 축구계와 팬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박 감독이 이끄는 칸찬나부리 파워 FC는 지난 1일 오후(한국 시각) 태국 촌부리 농푸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 태국 타이리그2(2부 리그)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파타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치열한 공방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팽팽한 흐름 속에 전개됐다. 칸찬나부리는 전반 32분 존 바지오의 날카로운 선제골로 먼저 기선을 제압하며 원정에서의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후반 시작 직후인 5분 파타야의 공격수 티아고 출라파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열을 재정비한 칸찬나부리는 후반 12분 조가 다시 한 번 상대 골망을 흔들며 2-1로 앞서 나갔으나 후반 35분 또다시 티아고 출라파에게 통한의 멀티골을 허용하면서 끝내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의 아쉬움보다 더 큰 충격은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그라운드 밖에서 터져 나왔다. 치열했던 승부가 끝난 직후 경기장 스탠드에 있던 일부 파타야 팬들이 박 감독과 칸찬나부리 선수단을 향해 저급하고 노골적인 차별적 언행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붓기 시작했다.

사태의 심각성은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현장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태국 현지 유력 매체 '카오솟'의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관중들은 박 감독을 직접 지목하며 ‘XX 김치맨’이라는 노골적인 한국인 비하성 인종차별 구호를 연호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팀의 선제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한 공격수 존 바지오를 향해서도 그의 신체적 특징을 비하하며 왜소한 체구를 조롱하는 태국어 멸칭인 ‘띠아’를 외치며 언어폭력을 가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촉발한 이들은 현지 태국 팬이 아닌 외국인 관중인 것으로 드러나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카오솟'이 공개한 또 다른 각도의 영상 캡처 화면에 따르면 파타야 유니폼을 착용한 채 관중석에 자리한 두 명의 서양 출신 축구 팬이 박 감독과 선수단을 향해 지속적인 모욕을 퍼부었다. 이들 중 한 명은 박 감독을 바라보며 손가락 욕설까지 서슴지 않고 내지르는 등 극단적인 도발을 이어갔다.
도 넘은 모욕과 차별 행위에 평소 승부욕과 선수 보호에 앞장서 온 박 감독도 끝내 분노를 참지 못했다. 격분한 박 감독은 해당 관중들이 위치한 관중석 쪽으로 다가가 거세게 항의하며 당장 그라운드 피치로 내려와 정정당당하게 대면하라는 강한 손짓 제스처를 취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조짐을 보이자 칸찬나부리 구단 관계자들과 골키퍼 사루트 나스리가 황급히 달려들어 흥분한 박 감독을 붙잡고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흘렸다. 현장에 있던 칸찬나부리 구단 회장까지 직접 피치로 뛰어나와 박 감독을 만류하는 초유의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기 직후 논란이 확산하자 칸찬나부리 파워 FC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즉각 강경한 어조의 공식 성명서를 발표하며 사태에 단호히 맞섰다. 구단 측은 "우리는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전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면서 "인종차별과 피부색, 민족적 배경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혐오와 차별에 단호히 반대하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구단은 "축구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스포츠다. 누구든, 어디에서 왔든, 피부색이 어떻든 모든 사람은 소중한 존재이며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라며 "'SAY NO TO RACISM!(인종차별에 반대하라)'이라는 메시지처럼 결코 차별하지 말고 편을 갈라 구분 짓지 말며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스포츠와 축구의 무대는 우정과 화합, 평등의 공간이어야 한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한편, 원정길에서 충격적인 차별 사태를 겪은 박 감독의 칸찬나부리는 이날 파타야 원정에서 거둔 2-2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추가했다. 이로써 칸찬나부리는 2026-2027 시즌 개막 후 9경기에서 3승 5무 1패(승점 14점)를 기록하며 리그 6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