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불암 발인' 눈물 속 배웅…김혜수, 끝내 주저앉아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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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빈소 지킨 김혜수…김민자 부축하며 곁 지켜
신현준, 떠나는 운구차 향해 고개 숙여 마지막 인사
'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았던 배우 고(故) 최불암의 마지막 길이 동료 연예인들의 눈물 속에 이어졌다. 특히 생전 고인과 가족처럼 지냈던 배우 김혜수는 발인식 도중 끝내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며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최불암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장례 기간 빈소를 지켰던 김혜수를 비롯해 정준호, 신현준, 김경란, 송일국, 안현모 등 동료 연예인들이 참석해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발인식에서는 김혜수와 신현준이 북받치는 감정을 애써 감추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 사람은 슬픔을 억누르려 했지만 결국 눈물을 보였다. 김혜수는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김혜수, 끝내 주저앉아 오열…신현준도 눈물
김혜수는 고인의 별세 이후 사흘 내내 빈소를 지키며 유족과 함께했다. 장례 기간 퉁퉁 부은 눈으로 조문객들을 안내했고, 빈소를 떠나는 이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고인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조문객들의 신발을 직접 정리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김혜수는 무릎을 꿇은 채 신발 정리를 자처했으며, 고인의 아내인 배우 김민자를 부축하는 등 가족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김혜수와 최불암 부부의 인연은 1987년 드라마 '사모곡'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혜수는 김민자와 모녀 관계로 연기 호흡을 맞췄고, 이를 계기로 최불암·김민자 부부와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2021년 KBS 1TV '한국인의 밥상' 10주년 특집에 출연해 최불암 부부를 향한 각별한 마음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혜수는 두 사람을 "엄마 아빠 같은 분"이라고 표현하며 "대가족 속에서 컸지만 그 빈자리가 있었는데 나를 자식처럼 품어주신 분들이다. 해를 더할수록 각별해지는 느낌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민자와 처음 작품을 함께했던 시절도 떠올렸다. 김혜수는 "연기가 뭔지 모를 때였는데 항상 감싸주셨다. 지나고 보니 보호막이 되어주셨던 것 같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오랜 세월 자신을 자식처럼 품어준 최불암 부부와의 인연은 이번 장례 기간에도 이어졌다. 김혜수는 빈소에서 유족 곁을 지킨 데 이어 발인식까지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별세 전 병상 찾은 염수정 추기경…김민자도 곁 지켰다
앞서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달 30일 정순택 대주교의 애도 메시지와 함께 고 최불암이 생전 병자성사를 받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지난달 20일 촬영된 것으로, 염수정 추기경이 병상에 누워 있는 최불암을 찾아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고인의 아내 김민자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남편의 병상을 지키고 있었다.
병자성사는 천주교에서 질병이나 노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신자에게 하느님의 위로와 은총을 청하는 성사다. 최불암은 2018년 세례를 받았으며, 프란치스코라는 세례명으로 신앙생활을 이어왔다.
정순택 대주교는 애도 메시지를 통해 고인의 삶을 추모했다. 정 대주교는 "우리 사회의 아버지이자 어른의 모습으로 국민의 마음속에 따뜻한 기억으로 자리해 왔다"라며 "세례로 시작된 고인의 신앙 여정이 주님 안에서 평화롭게 마무리되기를 바라며, 한 사람의 배우이자 신앙인으로 살아온 고인의 삶과 발자취가 우리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고인의 마지막 길에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도 함께한다. 임형주는 장례 미사에서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부르며 고인을 배웅한다. 생전 최불암을 '이모부'라고 부를 만큼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임형주는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고인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그는 "나중에 내가 세상을 떠날 때 웃으면서 마지막 인사해 달라고 하신 말씀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 말씀을 따르도록 노력해 보겠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생전 남긴 마지막 뜻…초록우산 거쳐 파주 동화경모공원으로
고 최불암의 운구 행렬은 장례 미사를 마친 뒤 오전 10시 40분께 서울 중구 무교동에 있는 초록우산 본부를 찾을 예정이다. 이후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해 안장된다.
초록우산 방문은 고인이 생전 남긴 뜻에 따른 것이다. 최불암은 세상을 떠난 뒤 장지로 향하기 전에 초록우산에 들러달라는 뜻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초록우산 임직원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치료를 이어왔으나 최근 건강이 악화했다. 이후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께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장례 기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문화예술계와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특히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22년간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김혜자를 비롯해 나문희, 윤여정, 고두심, 김혜수 등 동료 배우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정부는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지난달 30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수사반장'부터 '전원일기'까지…국민 아버지가 남긴 발자취

1939년생인 최불암은 인천 제물포구(당시 동구)에서 태어났다. 호적상 출생연도는 1940년이다. 서울 중앙고와 서라벌예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으며, 처음에는 연출가를 꿈꾸다가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1959년 극단 '실험극회'에서 연극 '햄릿'으로 데뷔한 그는 1965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이후 1967년 서울중앙방송(현 KBS) 특채 6기 탤런트로 선발되면서 TV 드라마에 진출했다. 당시 20대였던 최불암은 드라마 '수양대군'에서 노년의 김종서 역을 맡아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방송사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작은 MBC '수사반장'과 '전원일기'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송된 '수사반장'에서는 박영한 반장 역을 맡아 인간미 넘치는 형사의 모습을 그렸다. 범죄를 해결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박 반장 캐릭터는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간 방송된 '전원일기'에서는 양촌리 김 회장으로 활약했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이끄는 든든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 아버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1997년부터 1998년까지 방송된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도 '캡틴 박' 역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평생 안방극장을 지키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온 최불암은 수많은 동료와 지인들의 애도 속에 마지막 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