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 최불암, 오늘(2일) 영면…마지막으로 향하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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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성당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 장례미사

'영원한 수사반장'이자 '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은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2일 영면에 든다. 평생 연기와 나눔을 통해 대중과 함께했던 고인은 생전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곳들을 마지막으로 찾은 뒤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모습 / 뉴스1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모습 / 뉴스1

오늘(2일) 발인…여의도성당서 마지막 장례 미사

연합뉴스에 딸면, 고인의 유족과 동료 배우들은 이날 오전 7시 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발인식을 엄수한다. 이후 운구 행렬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으로 향한다.

오전 9시에는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장례 미사가 열린다. 최불암은 2018년 10월 염 추기경의 주례로 천주교 세례를 받았으며,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도 염 추기경에게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받았다.

장례 미사에서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부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임형주는 최불암과 아내 김민자 부부와 각별한 사이로, 평소 최불암을 '이모부'라고 부르며 친분을 이어왔다.

장례 미사를 마친 운구 행렬은 오전 10시 40분 서울 중구 무교동에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방문한다. 이곳은 고인이 생전 45년간 인연을 이어온 곳이자, 사후에 방문해달라는 뜻을 주변에 밝혔던 장소다.

최불암은 1981년 아동 후원을 시작하며 재단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45년간 국내외 아동 복지 현장을 누비며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들을 돕고 나눔의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 41년간 활동하며 국내외 소외 아동을 위한 나눔에 앞장선 고 최불암 배우. 사진은 생전 고령에도 아프리카를 찾아 현지 어린이들을 돌보는 최불암 배우의 모습 / 초록우산 제공, 연합뉴스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 41년간 활동하며 국내외 소외 아동을 위한 나눔에 앞장선 고 최불암 배우. 사진은 생전 고령에도 아프리카를 찾아 현지 어린이들을 돌보는 최불암 배우의 모습 / 초록우산 제공, 연합뉴스

재단에서는 임직원들이 도열해 고인의 영정을 맞이한다. 직원 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하며 고인의 헌신을 기리고, 재단 1층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장례위원들이 헌화할 예정이다. 이후 고인의 영정이 재단 내부를 둘러보는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 인사를 마친 운구 행렬은 장지인 경기 파주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한다.

'수사반장'부터 '전원일기'까지…국민 배우가 남긴 발자취

최불암은 1959년 극단 '실험극회'에서 연극 '햄릿'으로 데뷔했다. 1965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KBS를 통해 드라마에 진출했다. MBC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130여 편의 드라마와 90여 편의 영화, 50여 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한국형 수사물의 시초격인 MBC '수사반장'이 꼽힌다. 1971년부터 1984년까지, 이후 1985년부터 1989년까지 총 18년간 방송된 이 작품에서 최불암은 박영한 반장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간 방영된 국내 최장수 드라마 MBC '전원일기'에서는 양촌리 김 회장으로 출연했다. 또한 마지막 회 시청률 66.9%를 기록한 MBC '그대 그리고 나'(1997~1998)에서는 캡틴 박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크린에서도 존재감은 뚜렷했다. '만종'(1970), '파계'(1974), '사람의 아들'(1980), '바람불어 좋은 날'(1980),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등에 출연하며 신상옥, 김기영, 유현목, 이장호, 배창호 등 당대 거장들과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친근한 이미지로 1970~1990년대 각종 인기 순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그는 제14대 국회의원(1992~1996)을 지내며 잠시 정치 활동에도 나섰다. 이후에도 '좋은나라 운동본부'(1999~2008), '한국인의 밥상'(2011~2025)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며 시청자들과 만났다.

연기와 방송 활동을 통해 남긴 공로도 인정받았다.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영화제 연기상을 비롯해 1998년 국민훈장 목련장, 2014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특히 '수사반장'을 통해 경찰의 이미지를 높인 공로로 1972년 처음 명예 경찰에 위촉됐으며, 2024년에는 민간인 최초로 명예 국가수사본부장(치안정감)이 됐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펼쳤다. 미아 찾기와 희소병·난치병 어린이 돕기 특별 생방송에 출연했으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과 사단법인 제로캠프 이사장을 맡아 나눔을 실천했다.

'수사반장'·'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오늘 영면 / 뉴스1
'수사반장'·'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오늘 영면 / 뉴스1

김혜자·김혜수 등 동료 배우들 추모…금관문화훈장 추서

최불암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졌으며, 재활에 힘써왔으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한국 TV 드라마의 성장기를 이끈 고인의 공로를 기리며 별세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사흘간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특히 오랜 세월 작품을 함께한 동료 배우들이 대거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전원일기'에서 22년간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혜자를 비롯해 유인촌, 고두심, 김지영·남성진 부부, 임호, 김영옥, 이계인 등 작품을 함께한 배우들이 빈소를 찾았다. 윤여정, 나문희, 강부자, 오지명, 선우용여, 박상원, 차인표, 송승헌 등 동료 배우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모습 / 뉴스1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모습 / 뉴스1

배우 김혜수는 사흘간 빈소를 찾아 조문객을 안내하고 유족 곁을 지켰다. 김혜수는 1987년 드라마 '사모곡'에서 김민자와 모녀로 출연한 인연으로 최불암을 '아버지'라고 불러왔다.

정·재계 인사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영세·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전 야구선수 박찬호 등이 빈소를 방문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수십 년간 안방극장에서 친근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사랑받았던 최불암은 마지막까지 어린이들을 향한 나눔의 발자취를 남기며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