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커, 유니스왑서 500만 달러어치 PROM 팔고 고작 71달러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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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해커 연계 지갑, 500만 달러 상당 PROM을 71달러에 매각
유니스왑 V2 빈 풀에서 극단적 슬리피지 발생

비트코인 로고가 표시된 거래 화면 앞 동전을 가리키는 손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비트코인 로고가 표시된 거래 화면 앞 동전을 가리키는 손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바이낸스 해킹과 연결된 것으로 지목된 지갑이 약 500만 달러 상당의 PROM 토큰을 71달러어치 이더(ETH)와 맞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분석 계정 룩온체인(Lookonchain)이 11월 1일(현지시각) 공개한 내용이다.

이 지갑은 유니스왑(Uniswap) V2에서 PROM 908,793개를 팔고 이더 0.0316개를 받았다. 거래가 이뤄진 유동성 풀이 사실상 텅 비어 있었던 탓에 표기 가치의 거의 전부가 사라졌다.

908,793개를 팔고 0.0316 ETH를 받았다

룩온체인은 문제의 지갑을 바이낸스 해커의 것으로 귀속했다. 크립토노미스트(Cryptonomist)에 따르면 이 지갑이 내놓은 PROM은 908,793개이고 돌려받은 이더는 0.0316개다. 인증된 바이낸스 계정도 같은 수치를 공개적으로 공유했다.

두 개의 달러 수치는 거래의 서로 다른 면을 가리킨다. 약 500만 달러는 매도에 나선 PROM의 표기 가치이고 약 71달러는 실제로 손에 쥔 이더의 가치다. 크립토노미스트는 표기 가치 대비 손실이 99.999%에 가깝다고 짚었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같은 거래를 다른 방식으로 환산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500만 달러 규모 포지션이 평가액 100만 달러당 약 14달러 수준으로 돌아왔다. 거래 시점은 10월 31일 무렵으로 전해졌다.

나무 테이블 위 유리잔과 흩어진 동전 곁에 놓인 손 — AI 자료 이미지
나무 테이블 위 유리잔과 흩어진 동전 곁에 놓인 손 — AI 자료 이미지

텅 빈 풀이 만든 극단적 슬리피지

원인은 거래 장소에 있었다. 유니스왑 같은 탈중앙화 거래소의 풀은 호가창 대신 풀 안에 쌓인 자산의 비율로 가격을 정한다. 한쪽 토큰이 대량으로 들어오면 그만큼 가격이 밀린다.

반대편에 놓인 이더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크립토브리핑은 거래에 쓰인 V2 풀이 사실상 비어 있어 이 정도 규모의 매도를 받아낼 이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얕은 풀에 큰 물량을 던지면 한 개를 팔 때마다 가격이 무너진다는 얘기다.

기대한 가격과 실제 체결가의 차이를 슬리피지(미끄러짐)라고 한다. 이번 거래에서는 그 폭이 극단적이었다. 토큰 포지션의 표기 가치와 특정 풀이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 거래 기록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첫 실수가 아니다…해킹 규모와 연이은 오판

이 지갑은 10월 29일 발생한 바이낸스 해킹과 연결돼 있다. 사건으로 거래소 핫월렛(온라인 연결 지갑)에서 약 63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 1달러 1,335원 기준)가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로는 해커가 탈취 자금을 여러 블록체인에 걸쳐 현금화하려 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번 해킹을 북한 연계 그룹과 연결 지었다는 내용도 나온다. 다만 이 내용은 조사 결과로 언급된 부분이다.

PROM 매각이 단독 사례는 아니라는 것이 두 매체의 공통된 설명이다. 크립토노미스트는 룩온체인을 인용해 이번 거래가 해커의 알트코인 매각 시도 가운데 일부라고 밝혔다. 앞서 해커가 에이브 대출에서 청산 위험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 상황에서 이어진 움직임이다.

같은 지갑은 며칠 전에도 약 330만~350만 달러 상당의 토큰을 지금은 접근할 수 없는 컨트랙트(스마트컨트랙트) 주소로 보냈다. 한 번은 돌려받을 수 없는 주소로, 또 한 번은 거의 빈 풀로 자산이 흘러간 셈이다.

바이낸스 대응과 시장에 남긴 질문

바이낸스는 출금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기 시작했다. 이용자 손실을 자체 준비금으로 보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한다.

거래자에게 주는 교훈도 분명하다.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투자자에게 이번 사례는 유동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값비싼 본보기다. 토큰의 시세만 보고는 그 가격에 실제로 얼마나 팔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수사기관과 거래소 입장에서는 해석이 달라진다. 죽은 컨트랙트에 묻히거나 거의 빈 풀에서 헐값에 팔린 토큰은 그만큼 범인이 세탁할 수 없는 가치다. 자금이 여러 체인에 흩어져 있고 빠르게 현금화해야 하는 압박이 크다면 얕은 시장을 계속 두드릴 수 있다. 그 경우 해커가 던지는 토큰의 가격이 갑자기 어긋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PROM 거래에 쓰인 지갑이 해커 소유라는 판단은 룩온체인의 귀속 분석에 근거한다. 두 매체 모두 거래 수치를 룩온체인 보고에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