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탈취 자산 90%를 다시 채웠다…보상용 자체 자금 63억 4,000만 달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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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63억 달러 해킹 후 비트코인부터 출금 단계적 재개
비트코인은 7만7000달러 안팎, 2014년 이후 최악의 10월 위험

바이낸스가 약 63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 1달러 1,334원 기준) 규모 해킹 이후 멈췄던 출금을 단계적으로 다시 열기 시작했다. 11월 1일(현지시각) 일요일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1단계 첫 네트워크로 개방했고, 1단계에서 열린 네트워크는 비트코인을 포함해 15개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시세는 이 사이 7만7000달러 안팎에서 움직였다. 월간 낙폭이 약 7.7%에 달해 2014년 이후 가장 부진한 10월이 될 위험이 거론됐다. 다만 해킹 규모에 비하면 가격 충격은 제한적이었다는 시각도 나온다.
출금 재개는 ‘지난 1주 수요’ 순서로
바이낸스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출금 1단계의 첫 번째 네트워크로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토큰 순서는 지난 1주일간의 사용자 수요 데이터를 기준으로 정한다. 각 네트워크와 자산 쌍은 안정성·보안 점검을 마친 뒤에야 순차적으로 열린다.
수요가 많은 자산부터 풀리는 구조라 거래량이 적은 자산은 상대적으로 늦게 열릴 수 있다. 바이낸스는 사용자에게 출금 페이지나 네트워크 상태 페이지에서 자산·네트워크별 가능 여부를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재개 기간에는 혼잡과 처리 지연, 일시적 중단이 생길 수 있고 출금이 실패하면 잠시 뒤 다시 시도해야 한다.
피해 보전 작업도 병행됐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일요일 재개를 앞둔 토요일에 탈취 자산의 90%를 다시 채웠다고 밝혔다. 전날 80%에서 올라간 수치다. 애널리틱스 인사이트는 바이낸스가 보상용으로 63억 4,000만 달러 넘는 자체 자금을 따로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중 50억 달러는 이미 같은 종류의 암호화폐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고 나머지 토큰은 매입 중이라는 설명이다.

해킹 직후 비트코인은 얼마나 빠졌나
코인텔레그래프는 코인게코 데이터를 인용해 토요일 오후 4시 무렵 비트코인이 약 7만7400달러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목요일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보다 약 4% 낮은 수준이다. 애널리틱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금요일 한때 7만6300달러까지 내려가 9월 18일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인 뒤 7만7244달러 안팎으로 회복했다. 24시간 기준 하락률은 1.58%였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낙폭이 작은 편이다. 비트파이넥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바이비트 해킹 때 비트코인은 10만 달러 가까운 수준에서 약 9만5000달러로 5% 안팎 밀렸다. CNBC가 인용한 앵커리지 디지털 자료상 이전 거래소 해킹 후 24시간 동안의 평균 하락률은 8.3%다.
스트라이브(Strive)의 맷 콜 최고경영자는 코인텔레그래프의 ‘체인 리액션’에서 이를 두고 예상보다 덜 심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합리적인 기간을 놓고 봐도 사건이 비트코인 투자 논리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가격 바닥에 도달했는지는 판단하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콜 CEO는 시장이 ‘이른 봄’ 회복 국면에 있으며 6~9개월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신고가를 향한 급등보다 완만한 상승을 예상한다는 취지다. 스트라이브는 10월 23일 기준 비트코인 4만 3,000개를 보유한 상장사다.
청산 15억 달러, 나스닥·금도 동반 약세
해킹은 파생상품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애널리틱스 인사이트가 전한 보도에 따르면 공격 이후 청산 규모는 15억 7,000만 달러였다. 이 중 비트코인이 약 5억 2,200만 달러, 이더리움이 3억 6,100만 달러였다. 청산은 레버리지를 쓴 상승 베팅 투자자에게 집중됐다. 바이낸스코인(BNB)은 700달러 부근까지 밀렸다.
거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금요일 나스닥 종합지수는 3% 넘게 떨어졌고 S&P 500은 2% 넘게 내렸다. 아마존과 인텔의 실적·전망이 인공지능(AI) 투자 부담 우려를 키운 영향이다. 금값도 온스당 3,891달러까지 낮아졌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10월 낙폭은 7만7000달러 수준에서 약 7.7%였다. 기술적으로는 7만6600달러 부근이 당장의 지지선이고 7만9107달러가 가까운 저항선이다. 지지선이 깨지면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7만3107달러가 다음 시험대가 된다.
침투 경로 조사는 진행 중
바이낸스는 침입 경로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직원 노트북 한 대가 뚫린 것을 유력한 진입점으로 지목했으나 이후 추가로 침해된 영역을 찾았다고 밝혔다. 다만 지갑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블록에이드(Blockaid)의 이도 벤나탄 최고경영자는 공격자가 바이낸스의 트랜잭션 서명 과정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록에이드는 서로 다른 거래 건수를 아우르는 서명 승인 50개가 담긴 이더리움 거래를 확인했다. 그중 일치하는 승인 하나가 공격자 통제 코드를 지갑에서 작동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벤나탄 CEO는 서명 전 점검이 있었다면 악성 승인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가 뚫린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위렉스(Wirex)의 폴 채프먼 금융범죄 담당 이사는 “비트코인 자체가 해킹된 것이 아니라 한 회사의 시스템이 공격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글래스노드는 이번 사건이 역대 최대 암호화폐 해킹이며 피해액이 그다음 규모 해킹 9건을 합친 것보다 크다고 밝혔다. 직전 최대 기록은 2025년 2월 바이비트의 15억 달러 피해였다. 글래스노드는 역대 10대 해킹 중 3건이 2025년 초 이후 발생했고 모두 거래소 사건이라고 전했다.
초기에는 엘립틱이 북한 연루를 ‘가능성 높다’고 평가했고 당국의 공식 확인은 없었다. FBI가 북한을 지목했다는 전언도 있으나 이 역시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동결액은 집계 방식에 따라 약 25억~30억 달러로 엇갈리며, 애널리틱스 인사이트는 약 30억 달러가 온체인에서 동결됐다고 전했다. 테더와 서클이 스테이블코인 이전을 차단했지만 동결이 곧 회수를 뜻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