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꿀팁] '절임배추' 당일 담그세요, 상온에서 하루 넘기면 세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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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배추 상온 하루 넘기면 문질러 한 번, 헹궈 두 번이 기준이다.
3회 넘게 씻으면 상할 수 있어 물 빼기와 보관 요령까지 정리했다.

김장철이 시작된 11월, 현관 앞에 절임배추 상자가 도착하면 곧바로 같은 고민이 따라온다. 이미 소금물에 절여 나온 배추를 다시 씻어야 하는지, 씻는다면 몇 번까지가 적당한지다. 답은 씻는 횟수보다 배추가 도착한 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에 달려 있다.
씻는 횟수보다 받은 뒤 지난 시간이 먼저다
절임배추는 소금물에 담갔다가 세척과 탈수까지 마친 배추다. 요즘은 구매자가 다시 씻거나 짜지 않고 그대로 쓰도록 권하는 제품도 유통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런 제품도 받은 당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다. 상온에서 하루 이상 두면 위생지표세균인 대장균군이 늘 수 있기 때문이며, 소비자 설문 결과에서도 이런 보관 실태가 드러난다.
그 설문에서 응답자 895명 중 277명(30.9%)이 절임배추를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 경험자 500명에게 사용 시기를 물었더니 77.6%는 구매 후 곧바로 썼지만 22.4%는 하루 이상 보관한 뒤 썼다. 사용 전까지의 보관 방식은 상온 85.4%, 냉장 14.6%로 나뉘었다. 김장 날짜를 가족 일정에 맞추다 보면 배추가 먼저 도착하는 일이 생기는데, 그때 대부분 베란다나 다용도실 같은 상온에 둔다는 얘기다.
대장균군은 김치 발효가 진행되면서 유익균인 유산균에 의해 사멸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래도 가능한 한 위생적으로 다루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상온에서 하루 이상 보관했다면 세척한 뒤 쓰는 쪽이 바람직하다. 당일 담글 계획이라면 물기를 빼 바로 양념에 쓰고, 하루를 넘겼다면 아래의 세척 단계를 넣으면 된다.

문질러 한 번 헹궈 두 번이면 충분하고 네 번째 물은 손해다
하루 이상 상온에 둔 배추는 큰 대야에 맑은 물을 받아 담근다. 손가락으로 뿌리 부분과 잎 사이를 가볍게 문지르고, 이어서 물로 두 번 헹군다. 뿌리 쪽과 잎 사이는 물이 고이고 이물이 끼기 쉬운 틈이라 이곳을 중심으로 훑어 내리는 것이다. 힘껏 비비면 잎이 멍들어 물러지기 쉬우므로 손끝으로 쓸어 주는 정도면 된다.
횟수에는 실험 근거가 있다. 식약처 실험에서 3회 정도 씻었더니 씻기 전과 비교해 총 세균수는 95%, 대장균군은 93% 줄었다. 반대로 너무 많이 씻으면 절임배추가 상할 수 있어 3회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짠맛이 걱정돼 물을 갈아 가며 계속 헹구는 습관은 위생에도 배추 식감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 세척 횟수는 문지르는 한 번과 헹구는 두 번을 합쳐 세 번으로 끝낸다고 기억해 두면 편하다.
직접 배추를 절인 집도 원리는 같다. 소금기를 걷어 내는 헹굼은 필요하지만 같은 이유로 무한정 반복할 일은 아니다. 손이 닿는 횟수가 늘수록 잎이 상하고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해 둔 횟수 안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좁은 아파트에서는 대야 두 개와 씻어 둔 욕조가 작업대가 된다
싱크대는 배추 한 포기만 넣어도 가득 차므로 큰 대야를 쓰는 편이 수월하다. 대야 하나는 담가서 문지르는 용도, 다른 하나는 헹구는 용도로 나눠 쓰면 물을 새로 받는 횟수가 줄어든다. 포기 수가 많으면 욕조를 쓰는 집도 있는데, 이때는 욕조 안쪽을 세제로 닦고 충분히 헹군 뒤에 배추를 넣는다. 락스로 소독했다면 냄새가 남지 않게 맑은 물로 여러 번 헹궈야 한다. 락스를 식초나 구연산 같은 산성 세정제와 섞으면 염소가스가 나오므로 절대 함께 쓰지 말고,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
배수구에는 거름망을 씌워 두면 떨어진 잎 조각이 걸려 막히는 일을 막는다. 물이 튀면 바닥이 미끄러우니 욕실 매트나 마른 수건을 깔아 두고, 더러워진 물은 그때그때 비운다. 작업 동선은 상자에서 꺼내 대야로, 대야에서 채반으로 한 방향이 되게 잡는다. 거실이나 주방 바닥에 비닐을 먼저 깔아 두면 물방울이 떨어져도 닦기 쉽다.
물 빼기는 단면을 아래로 두고 짜지 않는 것이 요령이다
헹군 배추는 반으로 가른 단면이 아래로 향하도록 채반이나 깨끗한 선반 위에 엎어 둔다.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하려는 것이다. 손으로 꾹 짜면 멍든 잎에서 물이 계속 배어 나와 양념이 겉돌고 간을 맞추기도 어려워진다. 들어 올렸을 때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지 않으면서 잎이 여전히 휘어지는 상태가 적당한 정도다.
걸리는 시간은 대략 1~2시간 안팎으로 잡는 레시피가 많은데, 배추 크기와 실내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통배추를 갈라 둔 경우의 감각이고, 작게 썰어 절인 배추는 훨씬 빨리 빠진다. 큰 채반이 모자라면 쟁반 위에 오븐 석쇠나 식힘망을 얹고 그 위에 배추를 올려 물이 아래로 빠지게 한다. 배추가 흘러나온 물에 잠기지 않도록 받침을 괴는 것이 포인트다. 물이 덜 빠진 채 버무리면 양념이 묽어져 맛이 흐려진다.

물 빼는 동안에도 덮어 두고 날것 재료와 떨어뜨린다
씻어 낸 배추는 다시 오염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채반 위에는 깨끗한 면포나 뚜껑을 덮어 먼지를 막는다. 생고기·생선·씻지 않은 채소와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 속재료로 쓸 무와 쪽파를 손질하는 자리는 흙 묻은 물이 튀기 쉬우므로 배추 채반은 다른 쪽에 따로 둔다. 칼과 도마도 날것 손질에 쓴 것과 구분해 둔다.
씻은 배추를 상온에 밤새 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양념 준비가 늦어져 기다려야 한다면 깨끗한 뚜껑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되도록 빨리 쓴다. 가정에서 냉장식품은 5도 이하로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니, 배추를 넣기 전에 냉장실 온도가 이 범위인지 확인해 둔다. 냉장고가 비좁아 한 번에 다 못 넣는다면 김치냉장고나 여유 칸에 나눠 담는다. 이때도 단면이 눌려 물이 고이지 않게 용기 바닥에 채반을 깔아 두면 낫다.

씻은 뒤 흰 줄기를 맛보면 양념 간을 미리 맞출 수 있다
물 빼기가 끝나면 흰 줄기 부분을 조금 떼어 먹어 보고 짠 정도를 확인한다. 세척 횟수를 이미 채운 상태에서 짜다고 느껴져도 물을 더 갈아 가며 헹굴 일은 아니다. 대신 양념 쪽에서 조절한다. 젓갈이나 소금 간을 평소보다 줄여 버무리고, 중간에 맛을 보며 모자라면 젓갈 쪽을 먼저 보태는 식이다. 반대로 싱겁게 느껴지면 양념에 간을 조금 더 얹는다.
버무린 김치는 바로 먹을 수도 있지만 한식 레시피 블로그 코리안 밥상(Korean Bapsang)은 냉장고에서 약 2주가 지나야 맛이 완전히 든다고 설명한다. 이후에도 계속 익어 몇 달 동안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더 오래 두면 아주 시어진다. 처음 담근 통은 한 포기만 따로 덜어 두고 익는 속도를 지켜보면 다음 김장의 간 맞추기에도 참고가 된다. 작업이 끝나면 쓴 대야와 채반, 욕조는 바로 씻어 말려 두어 다음 김장까지 깨끗하게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