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은 좋지만 외모가 혐오감 주는 수준이라 채용이 어렵습니다”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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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지적하며 성형수술 권유한 편의점 사장
편의점 아르바이트 면접을 본 지원자가 다음 날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어제 면접 봤던 사장입니다. 불합격을 통보합니다." 흔한 불합격 통보다. 문제는 뒤에 긴 글이 더 붙어 있었다는 점이다. 사장은 떨어진 이유를 하나하나 열거했다. 황당하게도 지원자 외모까지 지적하면서.

해당 불합격 문자는 X(옛 트위터)에 으로 올라왔다. 최근 유튜브 뉴스 영상 등으로 다시 퍼지면서 사장에게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의 문자에서 사장은 "스펙도 좋고 성격도 괜찮은데 객관적인 외모가 보편적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수준이라 앞선 장점들을 모두 탄핵할 정도에 이르러 저희 편의점에서 채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경력이나 근무 태도가 아니라 외모 때문에 채용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드러낸 셈.
사장은 외모를 고치라고 조언하기까지 했다. 그는 "다른 아르바이트나 회사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불합격한 경험이 있을 텐데 대부분 이유를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며 "원인을 알고 성형 수술 등의 방법으로 고쳐 취업에 도움이 되기를 강권하기 위해 알려드린다"고 썼다. 사장은 자신의 조언이 다음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
사장은 "아직 작은 씨앗이기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것"이라는 문장으로 글을 맺었다.
누리꾼 대다수는 사장의 표현이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불합격이면 불합격이지 모욕은 왜 하느냐"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그냥 뽑기 싫었으면 연락을 안 하면 되지 굳이 모욕적인 말을 왜 했느냐", "그냥 채용하지 않겠다고 한마디만 쓰면 되지 뭘 장문으로 써 놨느냐", "모욕을 정성스럽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비판했다.
사장의 말투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컸다. 한 누리꾼은 "전형적으로 걱정해 주는 척하면서 상대를 깎아내리는 방식"이라며 "저러면서 본인은 정의롭고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보통 그런 사유가 있으면 통보할 때 말하지 않거나 뭉뚱그리는 게 일반적인데 너무 직설적으로 썼다", "대기업 면접에서 불합격 사유를 괜히 말하지 않는 게 아니다"라는 반응도 나왔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외모를 따지는 것 자체를 의아해하는 시선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무슨 5성급 호텔 채용인 줄 알겠다", "편의점 직원 얼굴 보고 편의점 가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소수지만 사장을 두둔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한 누리꾼은 "표현은 나빴지만 탈락 사유를 알려 주는 건 좋은 것 같다"며 "회사든 아르바이트든 왜 떨어졌는지 알아야 그 부분을 고쳐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빙빙 돌리지 않고 솔직해서 좋다", "탈락 이유를 안 알려 주는 사람이 많다"는 댓글도 있었다.
조작 가능성을 의심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주작 같다. 설마 저렇게 적겠느냐"고 했다.
사장을 고소해야 한다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모욕죄로 고소하라는 의견과 명예훼손으로 가라는 의견이 함께 나왔다. 반면 “1대1 대화라 고소가 안 되지 않을까”라며 처벌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실제로 이런 경우 형사처벌은 쉽지 않다. 형법 제311조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핵심 요건은 공연성이다. 불특정 또는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에서 모욕해야 죄가 성립한다. 이 사례처럼 사장이 지원자 한 명에게만 문자를 보냈다면 공연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법원은 한 사람에게 한 말이라도 그 말이 여러 사람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한다. 그러나 당사자 본인에게만 보낸 개인 메시지는 이 전파 가능성이 부정되는 경우가 많다.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수사와 재판이 진행된다.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외모 평가여서 명예훼손죄 적용도 쉽지 않다.
채용 관련 법으로 따져도 사정은 비슷하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구인자가 직무와 상관없는 용모·키·체중 등 신체적 조건을 지원자에게 적어 내라고 하거나 증빙 자료로 받지 못하게 한다.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하지만 이 법은 상시 근로자 30명 이상인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규모가 작은 일반 편의점은 대부분 대상이 아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다른 구제 수단도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용모 등 신체 조건을 이유로 고용에서 불리하게 대하는 것을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로 규정한다. 피해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낼 수 있다. 인권위가 차별로 판단하면 시정을 권고한다. 지원자가 문자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민사소송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