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샘 올트먼과 오찬 회동…주목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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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오픈AI, HBM 공급과 데이터센터 협력 구체화 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국내에서 다시 만났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양사의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반도체 공급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둘러싼 협력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한국을 방문한 올트먼 CEO와 서울 모처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주요 임원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경영진이 함께한 만큼 기존 사업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방향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체적인 회동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국내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서비스가 고도화하면서 대규모 연산을 처리할 데이터센터와 이를 뒷받침하는 고성능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과 오픈AI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당시 양사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협력이 포함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오픈AI가 추진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의 핵심 메모리 공급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했다. 당시 제시된 계획에는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 규모의 HBM 공급 요청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단순한 제품 납품을 넘어 AI 인프라 확대에 필요한 메모리 공급망을 장기적으로 구축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인 메모리다. 대규모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AI 가속기에 주로 사용된다. 생성형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량이 늘어날수록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가 오픈AI와의 협력을 중요하게 보는 배경에도 이 같은 시장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SK텔레콤이 맡는다. 양사는 국내 서남권에 AI 데이터센터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개발과 건설, 운영을 함께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AI 활용 사례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 역시 협력 분야에 포함됐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 공급, 냉각 설비, 네트워크 등 여러 기반 시설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특히 고성능 GPU와 메모리를 대량으로 운용하는 시설일수록 안정적인 전력 확보와 열 관리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AI 인프라 사업은 반도체 기업과 통신·플랫폼 기업의 기술 및 운영 역량을 함께 요구하는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회동은 양측이 지난해 체결한 협약 이후에도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올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도 만났다. 당시 두 사람은 AI 인프라 분야의 장기적인 협력 방향을 놓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가 추진하는 스타게이트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해 AI 개발과 서비스 운영을 뒷받침하려는 프로젝트다.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고성능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SK그룹은 메모리 반도체와 통신 인프라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오픈AI와의 협력 범위를 넓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