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가 대통령 아들 공짜 숙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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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최길수 특별감찰관에게 이 대통령 일가 의혹 감찰 요구

국민의힘이 최길수 특별감찰관에게 이재명 대통령 일가를 둘러싼 특혜 의혹을 첫 감찰 대상으로 삼으라고 요구했다. 김혜경 여사의 군 골프장 이용 의혹과 대통령 전용 헬기 이용 논란, 차남의 대통령 관저 거주 문제를 함께 들여다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 뉴스1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1일 '대통령 관저는 아들 숙소, 군 골프장은 가족 놀이터입니까... 최길수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일가 특혜 의혹을 성역 없이 감찰하십시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 일가를 둘러싼 특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 여사의 '황제 골프' 의혹과 아들 내외의 대통령 전용 헬기 이용 논란, 장남의 가상화폐 관련 인물 교류 의혹, 성년인 차남의 관저 동거 문제를 차례로 거론한 뒤 "대통령 관저는 성년 아들의 공짜 숙소, 군 골프장은 가족 놀이터, 전용 헬기는 대통령 일가의 전용 택시라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최 특별감찰관을 향해 "첫 번째 임무는 명백하다. 바로 대통령 일가를 둘러싼 특혜 의혹부터 철저히 규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여사의 군 골프장 이용 경위와 특혜 여부, 헬기 운항 목적과 탑승자 및 비용 정산, 차남의 관저 거주 적정성을 감찰 대상으로 꼽았다. 장남 관련 의혹도 법적 권한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충성해야 할 대상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헌법과 국민"이라며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라고 임명된 것도, 권력의 허물을 덮어주라고 만들어진 자리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길수 특별감찰관은 권력의 충견이 될 것인지, 국민의 감시자가 될 것인지 행동으로 직접 증명하라"고 촉구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장남 부부와 함께 해군기지 내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뒤 대통령 전용 헬기를 이용해 숙소로 이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주진우 의원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장남 부부와 함께 해군기지 내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뒤 대통령 전용 헬기를 이용해 숙소로 이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주진우 의원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최 특별감찰관에게 임명장을 줬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차담에서 최 특별감찰관에게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무엇보다 문제 발생 시 초기 대응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인척,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무원의 비위를 감찰하는 독립 기구다. 2016년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물러난 뒤 사실상 공석이었다가 이번에 다시 임명됐다.

헬기 이용 의혹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9일 제기했다. 주 의원은 이 대통령 부부와 장남 이동호씨 부부가 지난해 8월 경남 진해 해군기지 안에 있는 한산대CC에서 골프를 친 뒤 대통령 전용 헬기를 타고 저도 숙소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4티를 비웠고, 이 대통령 가족 4명이 황제 골프를 치고, 황제처럼 헬기를 타고 숙소로 이동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골프장에서 이륙을 기다리는 헬기 사진도 공개했다. 주 의원은 "헬기비용은 어떻게 정산할 건가"라며 골프 비용과 헬기 비용 공개를 요구했다.

민주당의 해명은 엇갈렸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장남 내외와 네 명이 골프를 쳤고 대통령 내외만 헬기를 탔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후 18분 동안 6차례 글을 고쳤다. 최종 글에는 당시 장남 내외와는 골프를 친 사실이 없고 지인 네 명과 골프를 쳤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 내외는 지난해 8월 아들 내외와 함께 전용 헬기를 타고 한산대CC에서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주 의원의 추가 허위사실 공표 행위를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던 김남준 민주당 의원도 "그런 일이 없다"며 "당시 부속실장으로서 현장을 직접 담당했기에 재론의 여지 없이 분명하다"고 했다.

주 의원은 다음 날 "누구 말이 맞나. 민주당 내부 입장 정리부터 하고 오라"며 "셋 다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해 진실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이 논평에서 "도대체 누구 말이 진실인가"라고 지적한 것도 이 대목이다. 청와대는 헬기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 여사의 골프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 의원은 지난 26일 김 여사가 지난 20일 국군복지단이 운영하는 태릉CC에서 유명 프로골퍼와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실은 당시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인 양 보도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태릉CC가 민간인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이라고 설명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이 아닌 그 가족이 군사 시설인 태릉CC 골프장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이라며 특별감찰관의 감찰을 요구했다.

차남 관저 거주 문제는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이 대통령의 차남 윤호씨가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이 청와대 답변으로 확인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지금 청년들은 이 대통령이 망가뜨린 주거 사다리 때문에 내 집 마련은커녕 전셋집도 얻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작 자기 아들은 '아빠 찬스'로 한남동 관저에 살게 하는 것을 청년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임광현 청와대 비서실장은 미혼 자녀와 함께 산 역대 대통령 사례가 많고 대통령 자녀도 경호 대상이라는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아빠 찬스라는 말은 과한 표현"이라고 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도 "미혼 자녀와 같이 사는 게 불법인가"라며 "대통령 차남은 독립 생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차남 문제를 청년 주거난과 연결 지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청년들은 치솟는 집값과 대출 규제에 전셋집 하나 구하기도 버거운데, 대통령의 성년 아들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저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청년들에게는 폐버스와 욕조 딸린 고시원에 살라며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더니, 정작 자기 자식에게는 대통령 관저의 문까지 활짝 열어준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