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최불암 형님, 하늘 나라선 경찰청장 하시라…마침 지금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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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에선 경찰에서 두번째로 높은 계급인 명예 치안정감

부장(명예 치안정감)으로 위촉된 배우 최불암이 2024년 6월 28일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우수 수사팀 특진 임용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경찰청
부장(명예 치안정감)으로 위촉된 배우 최불암이 2024년 6월 28일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우수 수사팀 특진 임용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경찰청

'국민 아버지'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을 향한 추모가 하루종일 정치권에서도 이어졌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오후 페이스북에 "최불암 형님과는 오랫동안 호형호제했다"며 전날 87세로 별세한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박 의원(84)은 "이순재·강부자·이주일 등 연예인 출신 의원들과 국회 문공위를 함께할 때 형님은 정치 현안은 피하고 좋은 말씀만 하셨다"며 14대 국회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2001년 김대중 정부 때 '한국방문의 해' 영상 홍보물을 청와대에서 촬영할 때 형님이 DJ에게 연기 지도를 하던 모습이 그립다”고 돌이켰다.

박 의원은 "이젠 승진하실 때도 됐으니 하늘나라에선 수사반장 하지 마시고 경찰청장 하시라. 지금 공석"이라며 슬픔을 농담으로 승화시켜 고인의 영면을 빌었다.

고인은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영된 MBC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박영한 경위 역을 맡았다. 이 인기에 힘입어 1972년 명예 경감으로 위촉된 것을 시작으로 명예 경정, 2012년 명예 총경, 2018년 명예 경무관, 2021년 명예 치안감(명예 형사국장)을 거쳐 2024년에는 경찰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계급인 명예 치안정감(명예 국가수사본부장)에 올랐다.

2022년 12월 21일 서울동부구치소 카페 오픈식에 참석한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배우 최불암. / 유튜브 갈무리
2022년 12월 21일 서울동부구치소 카페 오픈식에 참석한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배우 최불암. / 유튜브 갈무리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수사반장의 박 반장, 전원일기의 김 회장, 국민 모두의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한 의원은 "법무부 장관 시절 선생님과 함께 구치소 안에 작은 카페('따손카페') 하나를 열었다"며 2022년 12월 21일 서울동부구치소 카페 오픈식에서 격려의 말을 건네던 고인의 영상을 공유했다.

한 의원은 "죗값을 치르고 다시 세상으로 나설 사람들이 커피를 내리던 곳으로, 사실 최불암 선생님께서 다 하셨고 저는 팬심으로 지켜보는 관객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그날 선생님이 건네신 것은 동정이나 냉소가 아니라 다시 해볼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고 추억했다.

이어 "넘어진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 한 번의 실패가 끝이 되지 않는 공동체,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바로 그것이라는 것을 선생님께 배웠다"며 "화면 속에서도, 화면 밖에서도 끝까지 따뜻한 어른이셨다. 영원히 팬이 되겠다. 편히 쉬세요"라고 적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엑스(X ·옛 트위터)에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오랜 세월 국민 곁을 지켜 주신 선생님을 기억하겠다"고 썼다. 이 대통령은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과 '전원일기'의 김 회장을 떠올리며 사회의 그늘과 이웃의 아픔을 살피려 했던 뜻을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엑스에서 "고인의 연기 인생은 대한민국 문화예술사 자체였다"고 평가했다. 한 총리는 취약계층·난치병 아동 후원과 미아 찾기 등 고인이 생전에 실천한 나눔을 사회의 귀감으로 꼽았다. 조정식 국회의장도 페이스북에서 연기를 향한 열정과 후배를 아끼는 마음, 어려운 이웃을 먼저 돌본 삶에 경의를 표하며 "고단한 하루를 위로해 주셨던 그 웃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겠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1992년 통일국민당 전국구 의원으로 제14대 국회에 입성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 후보로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해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였던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경쟁했다. 김 대표가 당선된 뒤 고인은 연기 활동으로 돌아갔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고인과 총선에서 경쟁했던 일을 영광으로 회고했다. 경쟁하는 사이에도 따뜻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배웠다며, 선거가 끝난 뒤 고인이 자신에게 '국보급 정치인'이 돼달라고 당부한 덕담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오늘 한 시대의 어른을 떠나보낸다"며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마음 깊이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최불암은 전날 오후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장례는 5일장이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거행된다. 발인은 다음달 2일로, 고인은 염수정 추기경의 장례미사 뒤 초록우산재단을 거쳐 장지인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