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6조 원전 치적엔 샴페인, 적자 청구서엔 폭탄 돌리기…체코 협상 결렬에 건설주 폭락

작성일

26조 원 원전 사업, 첫 삽 전부터 좌초 위기
한수원-대우건설 협상 결렬, 적자 폭탄 돌리기 논란

정부가 '원전 르네상스'의 최대 치적으로 치켜세우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26조 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이 첫 삽도 뜨기 전부터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주간 시공사인 대우건설 컨소시엄 간의 시공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성과 홍보에는 샴페인을 먼저 터뜨리고 눈앞에 닥친 적자 청구서는 '폭탄 돌리기'식으로 전가하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무책임한 행태에 시장과 여론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수원은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을 공식 종료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약 15개월간 협상을 진행했으나, 향후 상세설계 단계에서 공사 물량이 늘어날 경우 발생할 막대한 추가 공사비 부담 주체와 적정 공사비 산정을 둘러싼 갈등을 좁히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설계 권한도 없는 시공사에 물량 증가 리스크를 일방적으로 떠안기는 조건은 부당하며 손실을 감수한 수정안까지 냈다는 입장이지만, 한수원은 기준 물량 중심의 총액 확정을 고수했다.

한수원은 "2027년 7월까지 대체 시공사를 재선정해 본착공 일정을 맞추겠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엄격한 유럽 기준과 인허가 규제를 적용받는 해외 원전 특성상, 근본적인 위험 분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떤 기업도 막대한 적자 위험을 감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실현 불가능한 무리한 저가 입찰로 국정 성과를 부풀려 놓고, 터져 나오는 비용 부담은 민간 기업과 다음 사업자에게 떠넘기는 전형적인 '남 탓 폭탄 돌리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치적 홍보의 거품이 걷히며 돌아온 청구서는 자본시장을 직격했다. 협상 결렬 직후 시공 주간사인 대우건설 주가는 하루 만에 22% 폭락했고 두산에너빌리티(-12%), 현대건설(-10.79%), 한미글로벌(-11.74%) 등 원전 관련주가 일제히 폭락하며 막대한 기업가치와 투자자 신뢰가 증발했다. 향후 대체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전체 원전 수출 사업 일정 차질과 대외 신인도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마저 현실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