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종교 시대, 전주교회 부녀회가 보여준 ‘함께하는 신앙’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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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시간 다변화부터 세대 간 교류·생활 돌봄까지… 여성 신도들의 참여와 실천 주목

전주시 신천지예수교회 도마지파 전주교회 예배당에서 주일 오전 8시, 첫 예배가 시작된다. 예배당 앞줄에는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지킨 부녀회원들이 앉아 있다. 예배를 마친 뒤에는 각자의 일터와 가정으로 향한다.

부녀회원들이 예배 시간 모습 / 신천지 전주교회
부녀회원들이 예배 시간 모습 / 신천지 전주교회

바쁜 일상에서도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변에 응한 부녀회원들은 신앙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은 물론, 중년에 다시 찾은 ‘또래 간 만남과 소속감’, ‘서로를 돌보고 챙기며 느끼는 유대감과 보람’을 이유로 꼽았다.

부녀회원 한희진(여·42·전주시 덕진동) 씨는 “긴 세월 육아를 하고 나니 사회 활동도 없어지고 친구도 없어진 것 같아 우울했다. 신앙하며 마음에 안정을 찾은 것도 좋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친구, 언니, 동생이 생겨 기쁘다. 서로를 돕고 필요할 때 손을 내밀 수 있음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종교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이들의 모습은 신앙 공동체가 유지되는 방식에 관한 하나의 사례를 보여준다. 개인의 의지 또는 선택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데 그치지 않고, 구성원 간 돌봄과 소통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 종교 인구 감소 속 여성의 역할 주목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 1983∼2025’ 보고서에 따르면, 믿는 종교가 있다고 답한 성인은 40%로 2004년 54%보다 감소했다. 나이별로는 20대의 종교인 비율이 24%지만 60대 이상은 52%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의 ‘2025년 종교 인식 조사’에서는 여성의 종교 인구 비율이 53%로 남성의 45%보다 8%포인트 높았다. 종교 인구의 전반적인 감소 속에서도 여성은 종교 공동체를 구성하는 주요 집단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신천지 전주교회 부녀회는 회원 간 교류, 생활 돌봄에 방점을 두고 있다. 부녀회에 따르면 전체 회원의 약 90%인 1903명이 40∼60대다. 부녀회 관계자는 “나이대가 비슷한 성도가 많아 가사 노동이나 육아, 워킹맘으로서의 고충 등을 자연스레 공감하게 된다”면서 “인생 선배의 도움을 받거나 상호 돌봄이 잘 이뤄질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하고, 이 울타리를 잘 유지하는 것이 부녀회의 주요 역할 중 하나”라고 전했다.

○ 예배를 일상에 맞추다… 참여를 뒷받침하는 운영 방식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면 예배가 중단되면서 성도들은 설교의 궁금한 점을 묻거나 ‘교회 친구’와 안부를 나누던 시간을 잃었다. 대면 예배가 재개된 뒤 성도 간 교류와 소통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신천지 전주교회는 이에 맞춰 예배 운영 방식을 조정했다. 정해진 시간에 모두가 모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성도 각자의 생활 리듬에 맞춰 참여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현재 주일 예배는 오전 8시, 낮 12시, 오후 3시·7시 등 하루 네 차례, 수요 예배는 낮 12시와 오후 7시 두 차례 열린다. 출근 전 이른 아침이나 퇴근 후 저녁을 고를 수 있고, 평일에는 아이를 등원시킨 뒤 낮 예배에 참석할 수도 있다. 교대 근무나 야간 근무·간병 등으로 정해진 시간에 참석하기 어려운 성도를 위해서는 개별 심방 예배도 운영한다. 담당자가 성도의 일정에 맞춰 직접 찾아가 예배를 드리는 방식이다.

어린 자녀를 둔 회원들을 위한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부녀회는 영유아를 키우는 회원들을 별도 모임으로 묶어 상호 돌봄 체계를 꾸렸다. 비슷한 시기에 육아하는 엄마들이 예배 시간에 돌아가며 아이를 돌보거나 육아 정보를 나누고, 급한 일이 생기면 서로 아이를 맡아주는 식이다.

부녀회 영유아를 육아 회원들의 체육대회 모습 / 신천지 전주교회
부녀회 영유아를 육아 회원들의 체육대회 모습 / 신천지 전주교회

부녀회에 따르면 이 모임 회원들의 예배 참여 인원은 올해 상반기 1월 기준 20% 가까이 늘었다. 부녀회 측은 품앗이 육아를 통해 개인 돌봄 부담이 줄면서 예배에 나오기 수월해진 점을 참여 증가 배경으로 꼽았다.

운영 방식을 바꾸는 데는 성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가 바탕이 됐다. 신천지 전주교회는 코로나19 이후 ‘동네 한 바퀴’라는 이름으로, 사는 지역이 가까운 성도들이 동네 카페 등에 모여 생활 정보를 나누고 교회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내는 모임을 열고 있다. 현재 매달 열리며, 회당 참석자는 100여 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모임은 이후 역사 현장을 찾는 성경 탐방, 생활 정보 공유, 육아 고민 나눔 등으로 이어지며 예배 밖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 '더 넓고, 더 넓은 이웃’… 생활 속 돌봄까지

신천지 전주교회는 성도들을 단순한 교인이 아닌 ‘이웃’으로 여기고 다양한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명절을 앞둔 지난달 19일에는 부녀회원들이 여러 종류의 전을 부쳐 형편이 어렵거나 홀로 사는 성도들에게 전달했다.

부녀회원들이 명절을 앞두고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 / 신천지 전주교회
부녀회원들이 명절을 앞두고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 / 신천지 전주교회

부녀회 관계자는 “전주교회가 해마다 두 차례 진행하는 김치 나눔과 경로잔치에도 상당수의 부녀회원이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한다”며 “나눔과 선행에서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는 회원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부녀회원들이 역사 속 성경 탐방 모습 / 신천지 전주교회
부녀회원들이 역사 속 성경 탐방 모습 / 신천지 전주교회

신천지 전주교회 관계자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 안에서 외롭지 않도록 서로를 살피는 문화를 더 단단히 다져가겠다”며 “예배 시간과 소모임 운영을 회원들의 생활에 맞춰 계속 보완하고 지역과 함께하는 나눔도 꾸준히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