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대놓고 무시하는 황희찬”…여론 폭발한 7초짜리 영상, 급속 확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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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평가전 에콰도르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던 황희찬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둘러싼 이른바 '왕따설'에 힘을 싣는 영상이 공개돼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영상은 모레노호 첫 경기였던 에콰도르전의 한 장면을 담았다. 교체로 들어가는 황희찬을 향해 손흥민이 손을 내밀었지만 황희찬이 그대로 지나치는 모습이다. 영상이 퍼진 시점은 대표팀이 11월 카타르 원정 2연전 소집 명단을 발표한 직후다. 명단에는 최근 내분설의 중심에 섰던 ‘96라인' 세 명이 손흥민과 함께 모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유튜브 여러 채널에는 ‘손흥민 면전에서 쌩까는 황희’ ‘손흥민 대놓고 개무시하는 황희찬’ 등의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논란을 키우며 삽시간에 퍼졌다. 모레노호 첫 경기였던 9월 평가전 에콰도르전에서 교체 출전하는 황희찬을 향해 주장 손흥민이 파이팅을 하자는 의미로 손을 내민다. 황희찬은 이를 무시한 채 그대로 지나간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황희찬 입장에서는 손흥민을 무시하고 지나간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교체 투입을 앞두고 경기 흐름에 집중하느라 손을 내민 동작을 미처 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영상에 포착된 장면만 놓고 보면 손흥민이 내민 손을 황희찬이 받지 않고 그대로 지나친 것은 사실이다. 손흥민의 제스처가 외면당한 것으로 보이는 화면이 고스란히 담겼고, 팬들이 격하게 반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상은 교체 투입 순간의 짧은 장면 위주여서 앞뒤 상황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손을 내민 의도와 지나친 이유는 영상만으로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장면이 '왕따설'과 맞물리면서 팬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졌다. 해당 설은 10월 우즈베키스탄전 직후 불거진 은퇴 시사 소동에서 시작됐다.
11월 카타르 원정 명단, 96라인 전원 포함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은 지난 29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카타르 원정 친선경기 2연전에 나설 26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샬케 04), 황인범(포르투)과 주장 손흥민(LAFC)이 빠짐없이 포함됐다. 앞서 96라인 세 선수는 9∼10월 평가전 4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우즈베키스탄전 당시 손흥민과 미묘한 갈등 기류를 형성하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재발탁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는데, 모레노 감독은 네 명 모두를 명단에 넣었다.
모레노 감독은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대화 내용 공개는 피했다. 다만 “선수들과 직접 대면하며 문제를 풀었고 선수들끼리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대표팀은 매우 건강한 상태”라며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승리로 축구 팬들께 행복을 드린다’는 궁극적인 목표에 동의하고 공감했다”고 말했다.
“명단 보면 답 찾을 수 있다”
주장 리더십에 대한 평가와 96라인과의 소통 방식을 묻는 질문에 모레노 감독의 답은 짧았다. “우리 대표팀의 주장은 손흥민이며, 이와 관련해서는 더 덧붙일 말이 없다”고 했다. 사적인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해당 선수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고, 발표된 명단을 보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네 명을 모두 뽑은 것이 11월 일정 소화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모레노 감독은 “손흥민, 황인범, 황희찬, 김민재가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은 현재의 퍼포먼스 기준에서 대표팀에 뽑힐 자격이 충분하고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부임 후 훈련보다 대화와 소통, 서로를 알아가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다는 점도 밝혔다. “아무리 뛰어난 팀도 이견은 나온다”며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라고 했다.
10월 우즈벡전 직후 벌어진 은퇴 시사 소동
소동의 출발점은 지난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다. 한국이 2-0으로 이긴 경기 종료 직후, 1996년생 주축인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이 동료와 협회 관계자에게 “해당 경기를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하겠다”는 취지의 뜻을 밝힌 사실이 보도되며 파장이 일었다.
선수단 내부 사정을 취재한 보도에 따르면 은퇴 의사의 핵심 배경은 손흥민의 은퇴가 아니라 “다가오는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주장을 교체해 팀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세 선수는 소집 기간 모레노 임시 감독에게 먼저 이 의견을 전달했다. 모레노 감독은 임시 감독 신분으로 급격한 변화를 주기 어렵다며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퇴설이 기사화되며 논란이 커지자 세 선수는 당일 자정까지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 등 협회 핵심 관계자들과 긴급 면담을 가졌다.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7번', '그분' 호칭
지난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대표팀 내부의 파벌과 위계 문제가 질의로 다뤄졌다. 일부 선수들이 주장 손흥민을 이름이나 '주장' 대신 ‘7번', '그분' 등으로 지칭한다는 사실이 언급되며 내홍이 공론화됐다. 해당 호칭이 국감장에서 거론된 것이 팬들 사이에서 '왕따설'이 힘을 얻는 계기가 됐고, 에콰도르전 영상이 확산되는 배경이 됐다.
소동 과정에서는 “이강인이 96라인과 연대해 손흥민을 배척하려 했다”는 루머도 퍼졌다. 이강인 측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며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강인이 해당 논의에 가담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3년 김민재의 은퇴 시사와 SNS 차단
대표팀 내 불화 논란은 해당 소동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3월 열린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1-2로 진 직후 김민재는 취재진에게 “멘탈적으로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다. 당분간은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조기 은퇴를 시사했다는 거센 비판이 뒤따랐다.
경기 후 주장 손흥민이 SNS에 “나라를 위해 뛴다는 것은 항상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글을 남겼고, 직후 김민재가 손흥민의 SNS 계정을 차단(언팔로우)한 사실이 팬들에 의해 확인됐다. 김민재는 다음 날 SNS에 대표팀 선수로서 경솔했던 발언을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 이후 “손흥민 선수의 글을 오해해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손흥민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했고, 다시 맞팔로우하며 일단락됐다.

2024년 2월 아시안컵 '탁구 게이트'
2024년 2월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을 하루 앞둔 저녁 식사 시간에는 사건 하나 벌어졌다. 이강인, 설영우 등 젊은 선수들이 일찍 식사를 마치고 탁구를 치며 소란을 피우자 주장 손흥민이 이를 제지했다. 언쟁과 거친 몸싸움으로 번졌고, 동료들이 말리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오른쪽 손가락이 탈구됐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이 처음 보도했고, 대한축구협회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사실관계를 공식 인정했다.
다음 날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대표팀은 유효슈팅 0개라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로 완패해 탈락했다. 대회 후 이강인은 영국 런던으로 직접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했다. 두 선수는 어깨동무를 한 사진과 함께 서로를 향한 당부와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건을 공식 봉합했다.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
취재 보도를 종합하면 대표팀 내 갈등은 특정 개인의 일탈보다 선수단 세대교체 과정에서 쌓인 문화적 차이와 리더십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격한 선후배 위계질서와 원팀 정신을 중시하던 1992년생 등 선배 세대와, 유럽 무대에서 주축으로 성장해 자기주도적 환경에 익숙해진 1996년생 중심 세대 및 2000년대생 사이의 소통 방식 차이가 봉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축구협회의 미흡한 선수단 관리 시스템과 잦은 사령탑 공백, 임시 체제가 겹치며 갈등이 수면 위로 반복해 드러났다.
2023년 3월, 2024년 2월, 2026년 10월로 이어진 세 차례 사건 모두 언론 보도와 협회 및 코칭스태프의 공식 발언, 당사자들의 입장문 등으로 교차 확인된 내용이다. 에콰도르전 영상은 같은 흐름 위에서 등장한 네 번째 화젯거리다. 영상만으로 갈등의 실체가 입증되지는 않는다. 다만 11월 카타르 원정 소집 때 손흥민과 황희찬이 같은 훈련장과 벤치에 서는 만큼, 두 선수의 사소한 장면 하나하나가 다시 카메라와 팬들의 시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