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딱 2회 남았는데… 초호화 배우에도 '시청률 1%' 늪 빠진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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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갇힌 안방 시청률, 마지막 2회 ‘파격 결말’로 반등 불씨 당길까
일곱 살에 처음 만나 무려 29년의 세월을 함께해 온 10년 차 연인. 이들이 마지막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KBS2 수목드라마 ‘너 말고 다른 연애’가 마지막 2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익숙한 10년의 연인과 새롭게 다가온 ‘다른 너’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혀버린 네 남녀의 최종 종착지에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이자 친구, 연인으로 삶의 모든 궤적을 공유해 온 남녀가 결혼이라는 관문을 목전에 두고 한 달 동안 각자 다른 상대를 만나보기로 파격적인 합의를 하면서 시작된 이야기다. 익숙함이라는 견고한 울타리 안에서 서서히 마모돼 가던 감정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달려온 서사가 어느덧 종영이라는 결말을 앞두고 있다.
종영까지 2회…주춤한 안방 시청률, 마지막 반등 쓸까
종영을 향해 달리는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 오후 9시 20분, 13회와 최종회인 14회를 연달아 방송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작품은 남궁호(서강준 분)와 이미도(안은진 분)라는 두 남녀의 10년에 걸친 연애와 그 이면에 드리운 깊은 관계의 그림자를 집요하게 조명해 왔다.

국내 방영 초기 흐름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첫 회 시청률 2.6%로 문을 연 드라마는 2회에서 2.8%를 기록하며 곧바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현실적인 대사와 오랜 연인들이 마주하는 적나라한 상황들이 초반 입소문을 타는 듯 보였다. 이후 시청률 추이는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중반부인 8회부터 지난 25일 방영된 12회까지 시청률은 1%대 박스권에 갇혔고 12회는 1.9%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글로벌 무대에서의 반응과 지표는 국내와 사뭇 달랐다. 3회와 4회가 공개된 지난달 셋째 주(9월 14일~20일 기준), 글로벌 OTT 플랫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TOP 10 집계에서 전체 TV 시리즈 부문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에서는 전주 대비 무려 4계단이나 뛰어오른 2위를 차지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국내 본방송과 동시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 240여 개국 시청자들을 만나온 만큼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현실적이면서도 흡인력 있는 K-멜로의 서사가 높은 호응을 끌어냈다.
국내 안방극장의 수치는 다소 주춤했으나 해외 플랫폼을 통해 입증된 탄탄한 화제성과 탄탄한 마니아층의 지지가 마지막 2회 방송에서 유의미한 시청률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소꿉친구에서 10년 연인으로… 서강준·안은진이 쌓아 올린 29년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연애 10년 차, 가장 편안하고 당연했던 존재가 어느 순간 가장 낯선 감정으로 다가오게 되는 순간을 포착한 현실 공감 리얼 멜로 드라마다.

극은 작품 기획의도를 통해 관계의 본질을 짚는다. 세상에는 그런 존재가 있다. 낳아준 부모보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친구보다 더 깊은 유대감을 나누며 나보다 나의 몸 구석구석을 더 잘 아는 것도 모자라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나의 밑바닥까지 속속들이 드러내게 만드는 존재다. 죽을 만큼 밉다가도 죽을 만큼 보고 싶게 만드는 존재, 나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었다가 가장 날카로운 적군이 되고 더없이 좋은 친구이자 스승이자 보호자가 돼주지만 결국 종국에는 대부분 '남'이 돼버리고 마는 존재, 바로 '연인'이다.
드라마는 바로 그 막다른 길목, 결혼을 앞둔 오래된 연인들의 이야기를 뼈대로 삼았다. 한때는 세상 그 누구보다 열렬하고 뜨겁게 타올랐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불꽃은 잦아들고 그 자리에는 견고한 신뢰와 익숙한 믿음이 내려앉는다. 설렘 대신 의리조차 사랑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씁쓸하고 서글픈 연애의 마지막 민낯. 남이 되지 않기 위해 결국 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관계의 끝자락에서 남녀는 멈춰 선다.
그 위태로운 경계에 서 있던 두 사람에게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낯선 설렘이 침투한다. 온몸으로 밀어내고 달아나려 애쓰지만 결국에는 제자리로 돌아오고 마는 실패의 연속. 피할 수 없는 끌림, 불가항력, 진퇴양난 속에서 미칠 듯 흔들리는 감정들. 드라마는 오래된 연인과 그들 앞에 각각 불쑥 나타난 새로운 이성, 그 네 남녀의 조금은 미쳤지만 그럼에도 사랑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냈다.
이 서사의 단단한 뼈대를 지탱하는 것은 남궁호와 이미도가 함께 지나온 29년의 시간이다. 일곱 살 어린 나이에 남궁호가 동갑내기 이미도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두 사람은 혈연보다 더 진하고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관계로 성장했다. 친구라는 소중한 울타리를 잃을까 두려워 고백을 망설이던 이미도에게 먼저 용기를 내어 손을 내민 것은 2017년 첫눈이 내리던 날의 남궁호였다. 그날 이후 두 사람에게 '첫눈 오는 날'은 매년 둘만의 역사를 확인하는 각별한 기념일이 됐다.
첫눈은 두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아프고 시린 순간 역시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2020년 첫눈이 내리던 날 남궁호는 어린 자신을 매정하게 버리고 빚더미까지 떠넘겼던 친모에게 신장을 떼어주고 힘겹게 돌아왔다. 일곱 살 어린 시절부터 스물아홉 성인이 될 때까지 이미도의 앞에서는 단 한 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이미도의 품에 얼굴을 묻고 처음으로 아이처럼 오열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끈끈한 유대 밑바닥에는 평생을 짓눌러온 거대한 비극과 상처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미도의 아버지는 과거 바다에 빠진 일곱 살 남궁호를 구하려다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미도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남궁호를 구해달라고 외쳤던 바로 그 한마디 때문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죄책감을 가슴에 품은 채, 29년이라는 긴 세월을 홀로 삭이며 버텨왔다. 얽히고설킨 부채감과 연민은 사랑이라는 감정과 뒤섞여 두 사람을 더욱 떼어낼 수 없게 만들었다.
10년에 달하는 연애 기간 동안 현실의 벽과 지독한 권태 역시 비껴가지 않았다. 남궁호가 어엿한 대기업 직장인으로 사회에 안착해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이미도는 준비하던 작품들이 연이어 엎어지며 영화감독이라는 오랜 꿈의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점차 벌어지는 현실적 격차와 자격지심 속에서 이미도는 결국 "너 때문에 내가 점점 싫어진다"며 남궁호에게 가슴 아픈 이별을 통보했다.
두 사람은 헤어짐의 위기를 딛고 결혼을 약속하며 다시 관계를 봉합하려 했으나 덮어둔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은 한 달 동안 각자 다른 상대를 자유롭게 만나보며 자신들의 10년 연애를 객관적으로 돌아보자는 위험하고도 솔직한 유예 기간을 갖기로 합의했다.
서강준과 안은진은 풋풋하게 피어나던 청춘의 설렘부터 오랜 세월이 만든 무조건적인 편안함, 일상에 지쳐 마모돼 가는 지독한 권태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온도가 변화하는 스펙트럼을 세밀하게 짚어냈다. 두 배우의 섬세한 호흡은 두 사람이 왜 헤어지려고 몸부림치는지, 그러면서도 왜 그토록 서로를 쉽게 놓아버리지 못하는지에 대한 감정적 설득력을 극 전체에 빈틈없이 불어넣었다.
조아람·이주안에게 흔들린 마음…네 남녀의 갈등과 위기
당초 서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시작했던 '한 달의 다른 연애'는 당사자들의 예상보다 훨씬 깊고 위험하게 번져나갔다. 새로운 이성들이 던진 파동은 견고해 보였던 10년의 성벽을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남궁호에게 다가온 박수아(조아람 분)는 우연한 인연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10년 전 '해마도'에서 이미 처음 마주했던 과거의 인연을 품고 있었다. 박수아는 평범하고 온전한 삶을 일궈내기 위해 남모르게 이를 악물고 결핍을 견뎌온 남궁호의 치열함을 알아봐 주며 "멋있다"는 진심 어린 지지를 건넸다. 특히 10회 방송에서 남궁호가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자 박수아는 "계속 같이 있어줄 거다. 그러니까 다 울면 말하라"며 조용히 그의 곁을 지켰고, 이는 남궁호의 굳게 닫힌 마음을 강하게 뒤흔드는 계기가 됐다.
이미도의 곁에는 한태승(이주안 분)이 있었다. 한태승은 "남궁호한테 주는 그 모든 게 갖고 싶다"는 직설적인 말과 함께 이미도를 향해 거침없이 직진했다. 이미도는 남궁호와의 약속이었던 첫눈 기념일 밤을 한태승과 함께 보내며 외박까지 감행했고 그동안 연인 남궁호에게조차 꺼내놓지 못했던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과 가슴속 깊은 죄책감을 한태승에게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한태승은 그런 이미도의 상처를 재단하지 않고 "너무 힘들었겠다"며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이어 11회에서는 "내가 잘하겠다. 나 좀 좋아해 달라"며 가감 없는 순애보로 이미도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지난 25일 전파를 탄 12회에서는 얽히고설킨 감정선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파란을 예고했다. 이미도는 급박한 위기에 처한 박수아를 구하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나가는 남궁호를 붙잡지 못했다. 오히려 이미도는 남궁호에게 "그 여자애 좋아하지 말라는 말 취소하겠다"며 담담하게 그의 흔들리는 마음을 인정하고 존중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남궁호 역시 이미도가 한태승과의 관계 속에서 더 이상 방어벽을 치지 않고 "진짜 져주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며 깊은 혼란에 빠졌다.
종영을 앞두고 주변 인물들의 현실적 위기 또한 네 사람의 관계를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한태승은 재강로펌 서재혁(곽시양 분) 대표로부터 이미도의 어머니를 빌미로 한 거센 협박을 받으며 궁지에 몰렸다. 사면초가의 위기 속에서 한태승은 이미도를 향해 "나 너무 빨리 잊지는 말라. 그리고 너무 다 잊지도 말라"는 애틋하고 처연한 속내를 전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박수아 역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옛 절친이었던 지수연(김승희 분)이 회사의 비리 증거 자료를 몰래 빼돌려 언론사에 제보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박수아는 억울하게 금품을 수수한 내부고발자로 몰려 회사로부터 부당한 징계를 받게 됐다.
29년의 역사인가, 새로운 설렘인가…마지막 2회의 관전 포인트
이처럼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인물들의 감정선뿐만 아니라 현실적 사건들까지 최고조의 갈등으로 몰아넣으며 결말을 향한 궁금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오랜 익숙함과 새로운 떨림, 재회와 이별, 새로운 시작의 갈림길에 선 네 남녀. 과연 10년 연인은 어떤 마침표를 찍으며 스스로의 답을 찾아낼 것인가. 숱한 고민과 감정의 소용돌이를 지나온 KBS2 '너 말고 다른 연애'가 마지막 2회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