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물대포에 1000명 체포…'추적60분' 불타는 파리 시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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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방화·상점 약탈까지…프랑스 뒤흔든 대규모 시위
교실 붕괴와 생활고에 분노한 청년들…유럽 전역으로 확산
프랑스 파리가 대규모 시위로 혼란에 빠졌다. 거리 곳곳에서 최루탄과 물대포가 터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방화와 약탈까지 벌어졌다. 경찰의 강경 진압 속에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선 가운데, 시위의 불길은 프랑스를 넘어 유럽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격렬한 충돌의 중심에는 열악한 교육환경과 치솟는 생활비에 분노한 청년들이 있었다.

30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KBS 1TV '추적 60분' 1478회에서는 '긴급 르포 - 불타는 파리에 가다' 편이 공개된다. 제작진은 지난 24일 프랑스 파리의 시위 현장을 직접 찾아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을 취재했다. 검은 옷을 입고 시위에 참여한 청년들과 시위의 출발점이 된 고등학교 학생들을 만나 프랑스 사회를 뒤흔든 분노의 원인을 추적한다.
최루탄과 물대포로 뒤덮인 파리…하루 1000명 체포

지난 24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프랑스 정부가 파리 중심부 바스티유 광장으로 향하는 행진을 금지했지만, 도심 외곽에서 시작된 시위대의 행진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했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취재진 역시 매캐한 최루 가스로 눈을 뜨기 어려울 만큼 격렬한 충돌을 경험했다.
제작진이 전한 프랑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이날 거리로 나온 인원은 41만 명에 달했다. 체포된 사람도 약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서면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긴장은 극도로 높아졌다.
시위 현장에서는 고등학생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한 학생은 "지금 고등학생들이 권리를 지키려고 거리로 나오는데 무서워도 우리에겐 선택지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최루탄이 터지는 거리 한복판에서 학생들이 두려움을 무릅쓰고 시위에 참여하는 이유를 살펴본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뿐 아니라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140년 된 시청사 불타고 상점 약탈까지…검은 옷 시위대의 주장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시위는 지난 17일에도 격렬하게 전개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공시설에 불이 나고 상점이 파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프랑스 중부 리모주에서는 140여 년 된 시청사가 불길에 휩싸였다. 리옹에서도 다수의 상점이 피해를 입었다. 보험업계는 이틀 동안 발생한 피해 규모를 최대 12억 유로로 추산했다. 시위가 거리 행진을 넘어 대규모 재산 피해를 동반한 사태로 번진 것이다.
제작진은 이러한 파괴 행위에 가담한 이른바 '블랙 블록' 참가자를 단독으로 만났다. 블랙 블록은 시위 과정에서 검은색 옷과 복면 등을 착용하는 시위 전술 및 참가자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취재진이 만난 참가자는 폭력적인 시위 방식에 대해 "평화로운 방법으로 전달이 안 되기 때문에 폭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명품 매장의 쇼윈도를 부수거나 광장에 설치된 동상을 훼손하는 이유를 직접 물었다. 이들이 평화적인 시위 대신 과격한 행동을 선택한 배경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살펴본다.
특히 시위대의 파괴 행위에 대한 비판과 이들이 제기하는 사회적 불만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을 짚어본다. 청년들의 분노가 어떻게 거리의 폭력으로 이어졌는지, 프랑스 사회에 어떤 갈등이 쌓여 있었는지를 추적할 예정이다.
"난방도 안 되는 교실"…시위의 시작은 한 고등학교였다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한 시위의 출발점에는 고등학생들이 있었다. 지난 9월 17일 파리 남동부 크레테유에 있는 생텍쥐페리 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사 부족 문제에 항의하며 학교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한 불만이 쌓인 끝에 학생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의 불만은 단순히 교사 수가 부족하다는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일부 공립학교에서는 화장실에 천장이 없거나 교실에 난방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등 시설 문제도 제기됐다. 학생들은 기본적인 교육환경조차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 봉쇄 움직임은 이후 프랑스 전역의 수백 개 학교로 확산했다. 대학 입학 배정 시스템인 '파르쿠르쉽(Parcoursup)'을 둘러싼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학생들은 이 제도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심화한다고 비판했다.

시위에는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도 동참했다. 이들은 인간 띠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하며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자크브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마넬(17)은 "우리는 이런 환경에서 공부해선 안 돼요. 나라엔 돈이 있는데, 고등학생들에게는 그 돈을 안 써요"라고 말했다.
교육 문제에서 시작된 분노는 프랑스 국경을 넘어 벨기에와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각국 청년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 놓여 있지만 불안정한 미래와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시위가 시작된 학교의 학생들을 직접 만나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를 듣는다. 학교의 현실과 교육제도를 둘러싼 갈등, 청년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집중 조명한다.
월급 절반이 집세로…프랑스 청년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

격렬한 시위의 이면에는 프랑스 시민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도 자리하고 있었다. 제작진이 만난 청년 가운데는 월세를 내고 나면 한 달 식비를 70유로, 우리 돈 약 10만 원 수준으로 줄여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시장에서는 상한 망고를 50센트, 약 800원에 구매하는 시민의 모습도 확인됐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빵인 크루아상 가격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는 설명도 나왔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복지제도가 발달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제작진이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일상은 달랐다. 치솟는 주거비와 생활물가가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었다.
한 시민은 "2천 유로를 벌면 1천 유로가 나가요. 가스비 내고 식비 내고 나면 월말엔 남는 게 하나도 없어요"라고 토로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대응도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의 우파 정당인 국민연합(RN)은 법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과 파괴 행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좌파 정당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는 경제정책과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중앙은행의 부채를 태워버리자는 구호까지 내세우며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제작진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가진 청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공통된 현실을 마주하면서도 그 원인과 해결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달랐다.
프랑스 사회를 뒤흔든 시위는 단순히 한 번의 집회나 충돌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교육환경에 대한 불만과 높은 생활비, 미래에 대한 불안이 겹치면서 청년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저성장과 고물가, 불안정한 일자리와 세대 간 격차는 프랑스만의 문제도 아니다.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고민은 한국 사회에도 낯설지 않다.
제작진은 불타는 거리에서 시작해 학교와 시장, 청년들의 일상으로 취재 범위를 넓힌다.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시위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그 속에서 드러난 사회적 갈등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KBS 1TV '추적 60분' 1478회 '긴급 르포 - 불타는 파리에 가다'는 10월 30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