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이름 둘러싼 의문…국정원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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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정은 딸 실명 '김주애' 첫 공식 확인
후계자 내정 단계 공고화 평가…핵·미사일 분야 관여 모습도 연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이름이 '김주애'라는 사실을 국가정보원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2026년 8월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광복 81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립교예단 종합교예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평양 노동신문=뉴스1
2026년 8월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광복 81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립교예단 종합교예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평양 노동신문=뉴스1

29일 연합뉴스와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김주애가 본명이 맞느냐'는 의원 질의에 "김주애가 실명이 맞다"고 답했다. 이 같은 내용은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이 김정은 딸의 이름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의 딸을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 불렀을 뿐 이름은 공개하지 않아 실명을 둘러싼 여러 주장이 제기돼 왔다.

국정원은 김주애의 후계자 내정 단계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2년 첫 등장 이후 공개 활동의 약 60%가 군사 분야에 집중됐으며, 핵·미사일 관련 실무에 관여하는 듯한 모습까지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북한이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김주애의 군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고, 주민들에게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단계적으로 각인시키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2013년 로드먼의 방북 이후 알려진 '김주애'


2014년 1월 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데니스 로드먼 등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선수들의 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평양 노동신문=뉴스1
2014년 1월 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데니스 로드먼 등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선수들의 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의 딸 이름이 처음 알려진 것은 2013년 9월이다. 당시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부부와 시간을 보냈다며 "그들의 아기 주애(Ju-ae)를 안아봤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좋은 아버지이며 아름다운 가족을 두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자녀에 관한 정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여서 그의 발언은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국내외 언론은 이를 근거로 김정은의 딸을 '김주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북한이 딸의 이름이나 생년월일을 밝히지 않으면서 로드먼이 전한 이름이 정확한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로드먼이 김정은 부부의 말을 잘못 알아들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23년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부 핵심 당국자는 김정은 부부가 딸을 소개하며 '저희 애'라고 말한 것을 로드먼이 '주애'라는 이름으로 오해했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일상적인 한국어 표현을 사람의 이름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하나의 추측으로 남았다.

이와 달리 '주애'가 실제 이름이라는 증언도 있었다. 2019년 탈북한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대사대리는 김정은이 딸의 이름을 '주애(主愛)'로 지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류 전 대사대리에 따르면 김정은은 자신의 장인이자 노동당 39호실장을 지낸 전일춘에게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예쁜 딸이 되라는 뜻에서 해당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북한 고위층과 가까웠던 인사의 증언이었지만 이 역시 북한 당국이 확인한 내용은 아니었다.

올해 2월에는 딸의 실제 이름이 '김주애'가 아닌 '김주해'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당시 조선일보는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정보당국이 이 같은 첩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고 통일부도 북한이 이름을 공개한 적이 없어 정확한 이름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2년 첫 등장 이후 달라진 위상…장남설에도 관심

이름을 둘러싼 의문과 별개로 김주애는 2022년 11월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이 그해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한 현장에 김정은과 함께 등장한 것이다. 이튿날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흰색 외투를 입은 딸이 김정은의 손을 잡고 미사일 발사장을 걷는 모습이 담겼다.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딸을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소개했을 뿐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2022년 11월 2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장에는 딸 김주애도 함께했다. / 평양 노동신문=뉴스1
2022년 11월 2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장에는 딸 김주애도 함께했다. / 평양 노동신문=뉴스1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 매체는 딸을 지칭하는 표현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 두 번째 공개 행사에서는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불렀고 2023년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당시 김주애는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에 앉아 군 고위 간부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열병식에서도 귀빈석에 자리했다. 주요 군사행사에 연이어 모습을 드러내고 특별한 예우를 받으면서 후계자 가능성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다만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다는 기존 정보당국의 판단은 후계 구도를 둘러싼 또 다른 변수였다. 국정원은 2017년 김정은에게 2010년생 장남과 2013년생 딸, 2017년생으로 추정되는 셋째 자녀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당시 북한에 고급 남아용 기저귀와 장난감 등 해외 유아용품이 반입된 정황도 장남 존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단서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주애가 공식 행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동안 장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남의 존재를 입증할 구체적인 물증도 공개되지 않아 실제 아들이 있는지, 있다면 왜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렸다. 지난해 9월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김정은 가족을 만난 외국 인사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김주애가 첫째 자녀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로드먼 역시 2013년 방북 당시 김정은의 가족을 만났지만 남자아이는 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5년 9월 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딸 김주애도 함께 동행했다. / 평양 노동신문=뉴스1
2025년 9월 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딸 김주애도 함께 동행했다. /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주애는 그사이 군사행사를 넘어 외교 무대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2025년 9월 김정은의 중국 방문에 동행해 베이징역에 도착하는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2022년 처음 등장한 이후 북한 밖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다만 중국 전승절 열병식이나 북중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행사에 참석한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김정은이 딸에게 해외 경험을 쌓게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후계자 여부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견해도 있었다.

국정원은 2024년 7월부터 김주애를 유력한 후계자로 보고 후계자 수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2월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을 국회에 보고했다. 주요 군사행사 참석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을 통해 존재감이 부각된 데다 일부 정책에 직접 의견을 내는 정황까지 포착됐다는 것이 국정원의 설명이었다.

국정원은 지난 9월 국회 보고에서 김주애에게 오빠가 있는지는 계속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남이 실제로 존재하더라도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며 김주애에게는 성별이 확인되지 않은 동생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29일 국정원이 김주애의 실명을 처음 공식 확인하고 후계자 내정 단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북한 당국은 아직 딸의 이름이나 후계자 지명 여부를 직접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