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소동'에도 96라인·손흥민 전원 소집…모레노 감독이 작심하고 꺼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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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소동 뒤 96라인·손흥민 함께 발탁, 모레노의 선택 기준은?
경기력과 팀 우선 원칙으로 내부 갈등 봉합한 모레노 감독

축구 국가대표팀을 둘러싼 '은퇴 소동'과 선수단 내부 갈등 논란에도 주축 선수들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등 이른바 '96라인'과 주장 손흥민이 나란히 11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됐다. 논란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선수단 운영 원칙과 발탁 기준을 밝히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24년 9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축구대표팀 손흥민과 김민재가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2024년 9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축구대표팀 손흥민과 김민재가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은퇴 소동' 96라인·손흥민 모두 발탁…26명 명단 발표

모레노 감독은 29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에 나설 축구 국가대표팀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주장 손흥민(LAFC)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샬케), 황인범(포르투)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지난 9~10월 A매치 기간 국가대표 은퇴설에 휩싸였던 '96라인' 선수들의 발탁 여부였다. 김민재와 황희찬, 황인범은 당시 손흥민의 리더십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평가전 4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국가대표 은퇴를 둘러싼 소동까지 벌어졌다.

당시 황인범은 실제 은퇴 의사까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선수들 사이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모레노 감독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선수들과 주장 손흥민을 모두 다시 불러들이는 결정을 내렸다.

모레노 감독은 이날 밤 유럽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경기력과 몸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와 황희찬, 황인범 등 96라인 선수들과도 직접 만나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누구의 편도 들지 않겠다”…모레노 감독이 밝힌 입장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29일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29일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모레노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선수단 내부 소통과 신뢰를 강조했다.

29일 마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모레노 감독은 “최근 몇 주 동안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대표팀 명단에 대한 설명보다 우리의 목표를 다시 한번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목표는 단순하다. 경기장 내에서 최상의 팀을 만들고 경기를 이기고 국민들이 대표팀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가장 많이 한 일이 대화였다고 밝혔다. 선수들과 주장, 축구협회 관계자 등 다양한 인물들과 소통했으며, 대표팀 운영 방식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6월 3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황인범, 김민재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6월 3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황인범, 김민재 / 뉴스1

다만 당사자들 사이에 오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모레노 감독은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비밀 유지다. 대회 중 사적으로 당사자들 간의 신뢰 속에 오간 이야기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사생활과 대화의 비밀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판단한다. 직접 보고 들은 것을 기준으로 차분하게 결정한다”며 “모든 대화는 당사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나눌 것이다. 그렇게 해야 팀에서 신뢰가 쌓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 순간만으로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모든 인원들을 공정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선수보다 팀이 우선”…발탁 기준은 경기력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9일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9일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 운영의 원칙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함께 사용하는 공간과 시간에 대한 존중, 내부 문제의 내부 해결, 당사자 간 직접적인 대화, 개인보다 팀을 우선하는 자세가 핵심이다.

그는 “첫날부터 대표팀에 4가지 원칙이 있었다”며 “내부 일은 내부에서 해결하고 모든 문제는 뒤에서가 아닌 앞에서 얼굴을 마주 보고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선수보다 팀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원칙이 있다”며 이번 소집 명단 역시 이러한 기준에 따라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선수 선발에서는 경기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모레노 감독은 “명단 소집은 경기력에 기반을 둘 것”이라며 “명단에 있는 모든 선수들은 대표팀과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하기 때문에 소집했다. 그렇지 않은 선수는 소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팀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앞으로도 선수 선발과 대표팀 관련 사안을 신중하게 관리하겠다고 전했다.

논란에 휩싸였던 선수들을 다시 발탁하면서도 특정 선수의 편에 서지 않고 경기력과 팀 운영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이강인·정우영·엄지성 승선…11월 중동 2연전 일정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엄지성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엄지성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이번 명단에는 기존 해외파 주축 선수들도 대거 포함됐다.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재성(마인츠),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 등이 모레노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한동안 대표팀과 거리가 있었던 유럽파 공격수 정우영(우니온 베를린)도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엄지성(스완지시티) 역시 이름을 올렸다.

새로운 얼굴도 등장했다. K리그1에서 활약하는 손정범(FC서울)과 신민하(강원FC)가 성인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기존 주축 선수들을 유지하면서 일부 새로운 자원을 합류시킨 구성이다.

대표팀은 오는 11월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집해 카타르 도하로 출국한다. 한국 시간으로 11월 13일 오후 11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와 첫 번째 평가전을 치른 뒤, 17일 오후 11시 카타르와 두 번째 경기에 나선다.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은 올해 마지막 A매치 일정이다.

모레노 감독에게도 이번 경기는 중요한 일정이다. 오는 11월 말까지 계약된 임시 사령탑인 그는 지난 9~10월 평가전 4경기와 11월 2경기 등 총 6경기에 대한 평가를 거쳐 향후 거취가 결정된다.

계약이 연장될 경우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대표팀을 지휘하게 된다. 은퇴 소동 이후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된 주축 선수들이 이번 중동 원정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하 11월 A매치 축구대표팀 명단(26명)

▲골키퍼 = 김승규(FC도쿄),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

▲수비수 =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 최준(서울), 이한범(클뤼프 브뤼허), 김민재(뮌헨), 김지수(브랜트포드), 신민하(강원), 조현택(울산), 이명재(대전)

▲미드필더 = 박진섭(저장), 김봉수(대전), 손정범(서울), 황인범(포르투), 박태준(김천), 이재성(마인츠),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정우영(우니온베를른), 엄지성(스완지시티), 송민규(나시오날), 황희찬(샬케)

▲공격수 = 이동경(울산), 손흥민(LAFC), 오현규(베식타시), 오세훈(시미즈S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