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람 죽였다” 경찰·소방 40명에 차량 11대 출동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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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를 하려고 한다. 사람을 죽였다” 신고
경기 의정부시에서 사람을 죽였다며 112에 허위 신고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에 경찰과 소방 인력 40명, 차량 11대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실제 범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수하려고 한다. 사람 죽였다”…경찰·소방 대규모 출동
29일 경찰에 따르면 50대 남성 A 씨는 지난 28일 오전 8시 30분께 경기 의정부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112에 전화해 “자수를 하려고 한다. 사람을 죽였다”고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과 소방 당국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현장에는 경찰관 31명과 소방관 9명 등 총 40명이 투입됐으며, 차량도 11대가 출동했다.
그러나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실제 살인 사건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은 A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112에 신고해도 경찰이 출동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품고 허위 신고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허위 신고가 위험한 이유…긴급 대응 인력 낭비에 실제 구조 지연 우려

112에 고의로 허위 신고하는 행위는 단순한 장난이나 불만 표출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신고 내용을 토대로 사건의 긴급성과 위험성을 판단하고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투입한다. 특히 살인 등 중대한 범죄가 발생했다는 신고는 실제 인명피해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신속한 현장 대응이 요구된다.
문제는 허위 신고로 경찰과 소방 인력이 불필요하게 투입될 경우, 다른 긴급 상황에 대응할 인력과 장비의 운용에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도움이 필요한 시민의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출동 인력이 이미 다른 현장에 투입돼 있다면 대응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살인 사건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관 31명과 소방관 9명, 차량 11대가 현장에 출동했다. 허위 신고 한 건이 적지 않은 규모의 공공 인력과 장비를 움직이게 한 셈이다. 다만 이번 출동으로 다른 신고에 대한 대응이 실제 지연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허위 신고는 신고자의 행위와 당시 상황에 따라 형사처벌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상대방을 속여 정상적인 공무 수행을 방해한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신고 내용이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해서 모든 신고가 곧바로 범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신고자가 당시 상황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경찰을 출동하게 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야 한다.
“누가 칼로 찌른다” 허위 신고했지만…30대 여성 무죄 선고

실제로 의정부에서는 흉기에 찔렸다는 내용의 허위 신고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이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도 있었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 김희동 판사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30대 여성 B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B 씨는 지난 2025년 8월 20일 오후 8시 40분께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112에 전화해 “누가 칼 들고 와서 찌른다”는 등의 내용을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 7명이 현장에 긴급 출동했지만, 확인 결과 실제 신고 내용과 같은 사건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B 씨가 속임수를 이용해 경찰공무원의 112 신고 사건 처리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위계'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이나 착각 등을 일으키고 이를 이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B 씨가 '편집형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실과 과거 112 신고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B 씨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112에 신고했으며, 당시 경찰관은 신고자가 정신이상자로 추정되지만 신고 내용을 진실로 믿고 있는 상태라는 취지로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B 씨에게 관련 증상이 4년 전부터 나타났지만 정신병원에 입원하거나 치료받은 이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신고가 허위라고 인식해 경찰관들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한 것이라는 점에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처럼 허위 신고 사건에서는 신고 내용이 사실인지뿐 아니라 신고자의 인식과 고의성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긴급 신고에 따른 경찰·소방의 출동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공적 대응인 만큼, 고의적인 허위 신고는 실제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