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이 수십 년간 믿어온 숫자…담뱃갑 속 ‘타르’의 진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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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타르 수치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1군 발암물질 11종’

담뱃갑에 표시된 타르 수치만으로 담배의 유해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정부가 공개한 담배 유해성분 검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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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에 적힌 ‘타르 Omg’. 이 숫자가 낮을수록 덜 해로운 담배라고 생각했다면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타르 수치만으로는 담배에 어떤 유해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실제 흡연자가 얼마나 흡입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담배유해성관리법)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의 유해성분을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공개하는 제도가 마련됐다. 그동안 담뱃갑에 적힌 니코틴과 타르 수치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어떤 유해성분이 얼마나 검출됐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타르 함유량이 적으면 정말 덜 해로울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의 62.3%는 저타르 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타르라고 하면 검고 끈적한 석유계 콜타르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담배에서 말하는 타르(TAR)는 이와 다른 개념이다.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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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타르는 하나의 독성물질이 아니라 여러 물질이 섞여 있는 입자상물질의 무게를 뜻한다. 최근 과학계에서는 이를 ‘니코틴을 제외한 건조 입자상물질(NFDPM, Nicotine-Free Dry Particulate Matter)’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담배 연기에서 모은 총입자상물질(TPM) 중 수분과 니코틴을 빼고 남은 물질의 무게를 뜻한다.

즉, 타르 1mg이라는 숫자는 여러 물질을 합친 무게가 1mg이라는 뜻일 뿐, 그 안에 어떤 유해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타르 수치가 낮다고 해서 발암물질이 적거나 건강에 덜 해롭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기계로 측정한 타르 수치가 실제 흡연자가 흡입하는 양을 정확히 보여주지 못하며, 소비자가 담배의 유해성을 오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담배 유해성분 44종 검사…주목해야 할 발암물질 11종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담배유해성관리법이다. 2025년 11월 1일부터 시행된 이 법에 따라 담배 제조업체와 수입판매업체는 제품별 유해성분을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그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제출해야 한다.

검사 대상은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각각 44종이다. 니코틴과 타르는 물론 포름알데히드, 벤젠, 벤조피렌, 담배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NNN·NNK 등도 포함된다.

검사 방식도 기존과 다르다. 담뱃갑에 표시된 수치는 일반포집법으로 측정하지만, 이번 검사에는 담배 필터의 공기구멍을 모두 막고 연기를 모으는 '강화포집법'이 적용된다. 실제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는 상황을 좀 더 가깝게 반영하기 위한 방식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주요 1군 발암물질 11종이다. 어떤 발암물질이 검출됐고 그 양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면, 타르 수치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유해성분 함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발암물질 얼마나 차이 날까?

검사 결과,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발암물질 측정량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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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대상 제품을 기준으로 일반담배에서는 주요 1군 발암물질 11종이 모두 검출됐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11종 중 7종이 정확한 양을 측정하기 어려울 만큼 적게 검출됐으며, 측정 가능한 성분은 NNN·NNK·포름알데히드·벤조[a]피렌 등 4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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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4종의 평균 측정량은 일반담배보다 약 90~95% 낮았다. 11종 전체를 비교한 최대 측정량 평균 감소율은 약 97%, 니코틴과 타르를 제외한 전체 유해성분 43종의 최대 측정량 평균 감소율은 약 95%로 나타났다.

담배 유형별 IARC 1군 인체발암물질 검사 결과 (궐련·궐련형 전자담배) / 식품의약품안전처·보건복지부 보도자료
담배 유형별 IARC 1군 인체발암물질 검사 결과 (궐련·궐련형 전자담배) / 식품의약품안전처·보건복지부 보도자료

개별 성분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일반담배에서 포름알데히드는 개비당 39.5~181μg 검출된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5.4~12.1μg 검출됐다. 담배특이 발암물질인 NNN은 일반담배에서 4.5~650ng,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2.0~54.9ng으로 나타났다. 특히 벤젠, 카드뮴 등 7종은 일반담배에서 검출량이 확인됐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정확한 양을 측정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발암물질이 적게 검출됐다고 해서 해당 담배가 안전하거나 건강에 미치는 위험이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유해성분의 독성과 흡입량, 장기간 흡연했을 때의 영향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담뱃값 타르 표시도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담배유해성관리법의 핵심 취지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유해성분이 검출됐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검출됐고 그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까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모두 유해물질이 검출되지만, 같은 성분이 나왔다고 해서 그 양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반대로 특정 성분이 적게 검출됐다고 해서 건강에 미치는 위험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담뱃갑에 타르 수치를 표시하는 현행 방식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WHO 역시 기계로 측정한 타르·니코틴 수치가 소비자에게 담배의 유해성을 잘못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담뱃갑에 해당 수치를 표시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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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의 유해성 판단 기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는 2018년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제품에서 높게 측정된 타르 수치를 위험성을 설명하는 근거로 활용한 바 있다. 반면 이번에는 개별 발암물질의 측정량에 차이가 나타났음에도 수치만으로 제품의 위해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설명에 차이가 있는 만큼, 식약처가 어떤 기준으로 검사 결과를 해석했는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타르 함량보다 중요한 것은 담배에서 어떤 유해성분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담배 유해성분 공개가 단순히 검출 여부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이 담배의 위험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각 성분의 독성과 측정량, 제품군별 차이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