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거짓말' 결말...감독이 직접 밝힌 '깜짝 스포'와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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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식 감독 작품 선정 및 캐스팅 배경, 관전 포인트 등 밝혀
“기송관 시스템 개통 행사, 긴장감 넘치는 이벤트 배경될 것”
tvN 20주년 특별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이 작품을 처음 만난 순간과 배우들에 대한 생각, 극 중 장치에 얽힌 뒷이야기를 직접 전해 관심이 모인다.

'100일의 거짓말'은 1932년 경성이 배경이다. 밀정이 된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와 조선총독부의 엘리트 통역관이 적의 심장부에서 마주하며 벌어지는 100일간의 첩보 로맨스를 그린다. 첫 회 시청률 5.3%로 출발했고 6회에서 9.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새로 썼다.
유인식 감독 "경성역, 일제강점기 경성 보여줄 상징적 공간"

유 감독이 기획안과 초고를 처음 받아 본 것은 3년 전이다. 그는 "독특한 설정과 장르에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평소 시대의 격랑 속에서 펼쳐지는 러브스토리와 레지스탕스가 나오는 첩보물을 동경해 왔다는 것이다. 기획안을 읽으면서는 "장르의 클리셰에 갇혀 있지 않은 인물들, 매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치열한 선택을 해 나가는 인물들이 거기 있었다"고 느꼈다고 한다.
이어 "이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서서히 달아올라 마지막에는 아주 뜨거운 이야기가 만들어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작품 선정에 대한 확신을 언급했다.
첫 장면의 무대인 경성역에 대해서는 "기차와 철도는 근대화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침략과 식민 지배의 수단이 되기도 했다"며 "당시의 경성역은 일제강점기의 조선, 특히 경성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가경은 그곳에 소매치기로 처음 등장한다. 영리하고 재능도 있지만 이 땅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절망 끝에 떠날 날만 꿈꾸는 인물이다. 유 감독은 이 캐릭터가 기존 시대극과 다른 방향으로 드라마를 밀고 나갈 힘이 될 것이라고 봤다.

작품의 차별점으로는 첩보 로맨스라는 장르를 꼽았다. 드라마는 밀정이라는 설정이 주는 긴장감과 "적의 마음을 얻으려다가 사랑에 빠지는 역설적인 상황"을 그린다. 로맨틱 코미디와 첩보 액션을 오가는 구성이다. 주인공들이 통역생이라는 점도 짚었다. 감독은 일어와 영어, 중국어가 뒤섞이던 경성에서 "통역이라는 소통의 과정과 첩보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독특한 서스펜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우들에 대한 평가도 구체적이었다. 이가경 역의 김유정에 대해서는 "반짝이는 기지와 순발력, 능청스러운 연기력, 그리고 감출 수 없는 미모"를 꼽았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가경이라는 인물이 가진 에너지다. 지긋지긋한 가난과 혹독한 멸시도 그의 생기를 꺾을 수 없다. 터지기 직전의 샴페인처럼, 이미 불이 붙어버린 불꽃처럼,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그의 의지를 무엇도 막을 수 없다"면서 "실제로 만난 김유정 배우에게도 바로 그런, 어떤 임계점에 다다른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토 히데오이자 김태웅을 연기한 박진영을 두고는 "박진영 배우는 너무나도 맑은 눈을 가졌다. 그 눈을 보고 있노라면 '청춘'이라는 단어가 바로 떠오른다"고 했다. 겉으로는 일본인으로 살려고 애쓰지만 속은 조선인으로서의 번민으로 가득한 인물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구국단을 이끄는 유소란 역의 김현주에 대해서는 "바라보고 있으면 믿음이 가고 기대고 싶은 느낌이 있다"며 신뢰를 보였다.
유필립 역의 이무생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확한 감정을 연기하면서도 어딘가 예상을 벗어나는 신선한 해석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최종 악역 사토 신이치를 맡은 진선규는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유 감독은 "혹시 너무 착하게 보이면 어쩌나 슬그머니 걱정이 되기도 했다"면서도 "이미 보셨다시피 터무니없는 기우였다"고 했다.
최근 방송에서 공개된 조선총독부 '기송관' 공사 현장에 대해서는 "조선총독부 내에 기송관 시스템이 건설되었다는 것은 실제 역사와는 다른 상상의 산물"이라고 밝혔다. 총독부 청사는 최신 기술로 위세를 과시하려고 지은 건물이었던 만큼 미국과 일본에서 이미 쓰이던 기송관을 조선에도 들여오려 했다는 설정에 개연성이 있다고 감독은 판단했다. 서양 기술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통역이 필요한 장면이 자연스럽게 생겨 첩보전 소재로도 알맞았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짧은 생을 조국에 바친 독립운동가들을 떠올리며 "그분들은 젊디젊었고 나라를 잃어버린 책임도, 목숨 걸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어야 할 의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드라마가 감히 그 대답을 찾았노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고, 다만 그 질문을 마음에 품은 채로 열심히 그려낸 이야기라고는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또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거짓말을 하지만, 자신의 양심과 사랑 앞에서 절대로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 감독은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앞으로 이야기는…엇갈린 지령, 신이치의 의심까지

후반부로 접어드는 '100일의 거짓말'에서 먼저 눈여겨볼 대목은 이가경과 사토 히데오의 관계다. 6회에서 유소란은 이가경에게 사토 히데오의 마음을 얻으라는 임무를 내렸다. 같은 회에서 사토 신이치도 양자 사토 히데오에게 이가경의 신뢰를 얻으라고 지시했다. 두 사람이 서로를 겨냥한 임무를 동시에 떠안은 셈이다.
이때 6회 말미 사토 히데오는 금석중의 죽음에 충격에 빠진 이가경을 인력거에 태워 집 앞까지 데려다줬다. 이가경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속마음을 내보였다. 임무로 시작한 접근이 언제 진심으로 바뀔지, 그 진심이 서로의 정체 앞에서 어떤 대가를 치를지가 남은 이야기의 핵심으로 보인다.
또한 5회에서 금석중(감우성)이 고문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이가경은 밀정을 그만두겠다고 했고, 유필립은 권총을 숨긴 채 그를 뒤쫓았다. 유소란이 말리고 나서면서 이가경은 한 달 안에 작전을 마치면 미국으로 보내준다는 약속을 받고 돌아왔다. 6회에서 이가경은 심문 통역 도중 금석중에게 유소란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전했다. 하지만 함께 붙잡힌 나병순(길은성)이 아내를 지키려고 입을 열면서 금석중의 신분이 드러났다. 금석중은 13년 만에 사토 신이치와 마주한 뒤 끝내 숨졌고, 후쿠다(김중희)는 그의 죽음을 패혈증으로 꾸몄다. 금석중은 계암리 학살로 딸을 잃은 유소란의 남편이다. 남편까지 잃은 유소란의 복수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사토 히데오의 어머니 찾기도 남은 회차를 끌고 갈 축이다. 사토 히데오에게는 사토 신이치의 조선인 아내였던 양어머니가 있었다. 그는 양자가 된 뒤 처음으로 마음을 연 상대였지만, 딸을 낳은 뒤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10여 년 만에 경성으로 돌아온 사토 히데오는 아버지 몰래 그 행방을 찾고 있다. 단서는 전당표 한 장이다. 도쿄에서 짐을 정리하다 어머니가 아끼던 반짇고리함을 발견했고, 그 안에서 '신태진'이라는 이름이 적힌 전당표가 나왔다. 그가 늘 지갑에 넣고 다니던 이 전당표는 지갑이 이가경에게 소매치기당하면서 두 사람을 잇는 고리가 됐다.
4회 회상 장면에서는 얼굴 없이 뒷모습과 "잘 다녀왔니"라는 목소리로 양어머니가 처음 등장했다. 배우 송지효가 이 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 커졌다. 아버지의 인정을 바라면서도 아버지 몰래 어머니를 찾아야 하는 사토 히데오가 전당표 끝에서 어떤 진실과 마주할지 주목된다.

사토 신이치의 의심도 본격화됐다. 금석중과 독대한 사토 신이치는 계암리 사건을 기억하게 됐다. 이어 금서희라는 이름과 금석중에 대한 연결고리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과연 사토 신이치가 금석중의 아내였던 유소란에 대해서도 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지, 또 이 과정에서 밀정으로 역할하고 있는 이가경에 대한 정체가 발각되지는 않을 것인지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유 감독이 직접 언급한 기송관 개통 행사도 관전 요소다. 그는 "극 중에서는 이 기송관 시스템 개통 행사가 총독부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중요한 사업으로 등장하며, 매우 긴장감 넘치는 이벤트의 배경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구국단은 앞서 두 차례 사토 신이치를 노렸지만 모두 실패했다. 총독부가 공을 들이는 이 행사가 이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될지 덫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이가경과 사토 히데오가 각각 지닌 목걸이는 하나를 둘로 나눈 듯 닮았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두 사람의 과거와 이들의 어머니에 대한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남은 회차에 과연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와 결말이 어디로 흐를지 관심이 주목된다.
'100일의 거짓말'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