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여사는 정회원 대우인데…민주당은 왜 '일반인 예약' 강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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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태릉CC, 민간인 개인 예약은 '원천 불가'

영부인 김혜경 여사. / 뉴스1
영부인 김혜경 여사. / 뉴스1

영부인 김혜경 여사의 군 골프장 이용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이 일반인도 예약할 수 있는 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 배우자는 군 골프장 운영 기준상 정회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는데도, 여권은 김 여사가 일반인 자격으로 예약했다는 설명까지 내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민간인의 개인 예약은 원천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실제 예약 경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데일리안에 따르면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 국군복지단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체력단련장 이용 내역(2025년 6월~2026년 10월) 원데이터(Raw Data) 및 대면 보고 내용을 교차 분석한 결과, 여당의 해명이 군 골프장 운영 규정 등과 배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은 지난 26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김 여사의 이른바 '황제 골프 레슨'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주 의원은 김 여사가 지난 20일 태릉CC에서 유명 프로골퍼를 대동해 골프를 쳤으며 대통령 전용 클럽하우스까지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군 시설을 사적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고 문제 삼았다.

민주당은 즉각 반박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태릉CC는 국군복지단이 운영하지만, 민간인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이라며 "평일에는 회원 예약이 안 된 비어 있는 시간대에 일반인도 예약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국민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군 시설의 사적 이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았다. 주 의원에게는 프로골퍼 동행과 고액 레슨 의혹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며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민주당이 일반인의 예약 가능이라는 점을 앞세운 것은, 김 여사의 태릉CC 이용 자체가 특별한 혜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군이 운영하는 시설이지만 일반 국민에게도 개방돼 있다는 논리로 사적 이용 의혹에 대응한 것이다.

이튿날인 27일에는 여권 관계자의 설명도 나왔다. 채널A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김 여사는 대우가 정회원 자격인데, 일반인으로 예약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경호 대상자임에도 앞뒤 팀을 밀어내지 않았으며, 골프장 이용료 역시 본인이 직접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설명은 '정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굳이 성립 불가능한 일반인 예약을 했다'는 모순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어서 오히려 의문을 키웠다. 이 같은 설명은 태릉CC의 예약 시스템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는다.

최수진 의원실이 국군복지단 실무진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태릉CC에서 인터넷 예약을 할 수 있는 대상은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제한된다. 현역 군인 및 19년 6개월 이상 근속 예비역 등은 정회원, 10년 이상 근속 예비역 및 대통령경호처 소속 직원 등 대우회원은 준회원으로 규정돼 있다.

일반 민간인은 비회원 신분으로 평일과 주말 모두 개인 예약이 불가능하다. 정회원 또는 준회원과 동반하는 방식으로만 입장할 수 있다. 즉 "개인 일반인 자격으로 예약해 쳤다"는 해명은 군 골프장 시스템상 성립할 수 없다는 게 국군복지단의 설명이다.

국군복지단 공식 홈페이지에도 일반회원에게는 체력단련장 인터넷 예약권이 없다는 안내가 게시돼 있다. 국군복지단 관계자 역시 매체에 민간인의 태릉CC 인터넷 예약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비회원 이용이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다. 다만 평일 비회원 이용(20% 범위)은 전년도에 사전 신청·심의를 통과한 '80개 비회원 단체팀'에 한해서만 별도 운영된다. 개인이 남는 시간대를 골라 예약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김 여사의 신분이다.

태릉CC는 군 골프장이지만 대통령 배우자는 운영 기준상 정회원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국방부 관련 규정에 따라 국방부 장관과 차관, 그 배우자 등에게도 정회원에 준하는 대우가 주어진다.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인 만큼 대통령 부부 역시 이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김 여사는 일반 민간인과 달리 별도의 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 굳이 일반인 자격으로 예약했다고 설명한 이유에 의문이 따르는 것이다.

최 의원은 김 여사가 20일 개별 라운딩한 태릉CC 예약 과정에서 특혜 정황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태릉CC 예약 시스템은 이용자가 원하는 분 단위 티타임을 직접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 '날짜'만 선택해 신청하면 이용일 10일 전 시스템이 계급·기존 신청 유무·이용 실적 등을 고려해 시간대를 '임의 배정'하고 확정자에게만 안내 문자를 발송한다. 준회원(대우회원 포함)은 정회원 우선 배정이 끝난 뒤 '남는 TO(잔여티)'에 한해서만 예약할 수 있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20일 라운딩의 정상 추첨 배정(40개 팀)과 평일 비회원 단체 배정은 10월 9일 오후 2시 29분쯤 일괄 마감됐다. 그럼에도 대통령 부부가 태릉CC에서 가족 골프를 치고 있던 10일 오후 2시 1분 59초에 인터넷 예약 권한조차 없는 비회원 최 모(동반자 최 모 씨·이 모 씨·김 모 씨 3인) 씨 명의로 화랑코스 2부 첫 타임(11:10)이 신청과 동시에 즉시 확정됐다. 국군복지단이 제출한 외부기관 협조 내역에는 당일 '2026-10-20 국방부 요청'이 기록돼 있다.

앞서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태릉CC에서 가족과 골프를 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결국 쟁점은 김 여사가 골프장 이용료를 직접 부담했는지, 앞뒤 팀을 비워두지 않았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일반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예약이 어떤 절차로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다. 대통령 배우자에게 정회원 대우가 가능한 상황에서 여권이 일반인 예약을 강조한 이유와 실제 예약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