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첫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 써 보니 터치는 ‘선택’…2,899달러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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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첫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 14인치 2,899달러부터 풀옵션 1만 4,549달러
프로LED XDR 디스플레이 탑재, 터치는 선택 사항…11월 6일 판매 시작

창가 나무 테이블 위 노트북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창가 나무 테이블 위 노트북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애플이 수요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처음으로 터치스크린을 넣은 맥북 프로를 선보였다. 제품명은 ‘맥북 프로 위드 프로LED XDR 디스플레이(MacBook Pro with ProLED XDR Display)’이고 14인치와 16인치 두 가지다. 14인치는 2,899달러(약 385만 원, 1달러 1,327원 기준), 16인치는 3,399달러(약 451만 원)부터 시작한다. 예약 주문은 10월 30일, 판매는 11월 6일부터 이뤄진다.

Apple — New MacBook Pro with PROLED XDR Display: The first-ever Mac

탠덤 OLED에 새 힌지, 터치에 맞춰 다시 짠 본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새 맥북 프로는 프로LED XDR 디스플레이를 14·16인치 모두에 적용했다. 최대 밝기는 HDR과 SDR 모두 2,000니트(밝기 단위)이고 명암비는 1,000만 대 1이다. CNBC는 새로 적용한 탠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두 층을 겹친 방식) 기술이 더 깊은 검은색과 높은 명암비를 낸다고 전했다.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는 120Hz 가변 주사율이 이전 모델과 같다고 짚었다. 번인(화면 잔상) 방지 기술이 언급됐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칩은 M5 프로와 M5 맥스 중에서 고를 수 있다. 통합 메모리는 최대 128GB, 저장 공간은 최대 16TB다. 포트는 썬더볼트 5 3개와 HDMI, SDXC 카드 슬롯, 맥세이프, 헤드폰 잭을 갖췄다. 외장 디스플레이는 M5 프로 모델에서 3대, M5 맥스 모델에서 최대 4대까지 연결할 수 있다.

터치를 위한 설계 변경도 있다. 애플은 화면을 만질 때 흔들리지 않도록 힌지(경첩)를 새로 설계했다. 영상 통화 중 화면을 건드려도 카메라가 덜 흔들리게 하려는 취지다. 노치(화면 상단 홈) 자리에는 최근 아이폰처럼 펀치홀 형태의 구멍이 들어갔고, 여기에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맥북 최초로 적용됐다. 라이브 액티비티(실시간 현황 표시)와 시리가 이 영역에서 펼쳐진다. 카메라는 1,200만 화소 센터 스테이지 카메라다. 스피커는 새 우퍼 설계를 적용한 6스피커 구성이다.

무게는 줄었다. 14인치는 3.0파운드(1.38kg), 16인치는 4.0파운드(1.82kg)로 이전의 터치 없는 모델보다 가볍다. 아르스 테크니카는 14인치가 구성에 따라 이전보다 약 0.5파운드 가벼워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5년여 만의 첫 대대적인 맥북 프로 재설계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체 외형은 기존과 대체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애플 시연 영상에서도 노트북 형태로 쓰며 손을 뻗어 화면을 만지는 모습만 나왔다. 화면을 접어 태블릿처럼 쓰는 2-in-1 변형 방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키보드가 보이는 열린 노트북의 어두운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키보드가 보이는 열린 노트북의 어두운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써 보니 터치는 ‘선택’이었다

CNBC는 행사장에서 14인치와 16인치 모델을 짧게 써 봤다. 결론은 터치가 전적으로 선택 사항이라는 것이다. 운영체제는 아이패드OS나 iOS가 아니라 맥OS다. 트랙패드와 키보드만으로 쓸 수 있고 화면 디자인 변화도 크지 않다. 맥OS는 예전과 거의 같은 모습이다.

일부 인터페이스는 손가락에 맞게 손봤다. 창 왼쪽 위 빨간 버튼은 손을 대면 커져서 누르기 쉬워진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도비 같은 서드파티 개발사도 앱의 버튼과 터치 영역을 키우는 업데이트를 할 수 있고 실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도 터치를 지원한다. 애플에 따르면 시스템이 내부적으로 모든 터치 탭을 기존의 클릭으로 바꿔 전달하기 때문이다. 클릭할 수 있는 버튼이라면 손가락으로도 누를 수 있다.

누워서 웹사이트나 문서를 스크롤할 때 특히 유용할 것 같다. 손가락으로 쓰는 느낌은 좋지만 대부분 사람의 노트북 사용 방식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아이폰 앱 개발자는 앱이 맥에서 어떻게 동작하는지 직접 테스트하는 데 쓸 수 있다. 접근성 기능으로는 인터페이스 어느 곳이든 두 손가락으로 확대하는 핀치 줌이 들어갔다. 지문 방지를 위해 소유성(기름 번짐을 막는) 코팅도 입혔다. 터치 기능을 쓰는 동안 화면에 자국이 눈에 띄지 않았다.

디스플레이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담담하다. 사진과 그림이 훌륭해 보였지만 이전 애플 노트북과 비교해 극적인 차이는 아니다. 개선점의 상당수는 정확한 색이 필요한 사진·영상 편집 크리에이터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애플이 크게 강조한 새 힌지도 체감상 이전 맥북 프로와 거의 같았다고 한다.

눈에 바로 띄는 변화는 따로 있다. 뚜껑의 애플 로고가 컴퓨터를 켜면 빛난다. 로고가 빛나는 애플 노트북은 2017년형 맥북 에어 이후 처음이다.

풀옵션 1만 4,549달러, 가격표가 보여 주는 것

더 버지(The Verge)는 OLED와 터치스크린이 들어간 만큼 올해 초 나온 맥북 프로보다 비싸진 것은 놀랍지 않다고 썼다. 문제는 옵션을 모두 얹었을 때다. 14인치 기본형에 애플이 제공하는 모든 고급 옵션을 더하면 1만 4,249달러(약 1,891만 원), 16인치는 1만 4,549달러(약 1,931만 원)가 된다. 두 구성 모두 18코어 CPU와 40코어 GPU의 M5 맥스 칩, 128GB 메모리, 16TB 저장 공간, 나노텍스처 유리(빛 반사를 줄이는 특수 유리)를 포함한다.

옵션별 추가 금액은 테크크런치가 정리했다. 4TB SSD는 1,000달러, 8TB는 3,000달러, 새로 생긴 16TB는 7,000달러가 더 든다. 128GB 메모리는 2,000달러, 나노텍스처 유리는 150달러를 더 내야 한다. 맥루머스가 애플 구성 페이지의 가격을 처음 보도했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더 버지가 맥루머스를 인용해 전한 바로는 이전 16인치 맥북 프로의 최고 구성은 1만 149달러였다. 새 모델의 1만 4,549달러는 4,400달러 높다. 16TB 옵션이 7,000달러를 더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16인치를 8TB까지만 올리면 풀옵션 가격은 1만 549달러로, 이전 모델보다 400달러 비싼 수준에 그친다.

16TB 옵션의 가격에는 메모리 부족 사태가 작용했다. 메모리 부족과 AI의 하드웨어 수요도 가격 압박의 원인으로 꼽힌다.

잡스의 반대에서 터너스 체제의 두 번째 신제품으로

애플이 노트북에 터치를 넣으려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년 가까이 전 맥북 프로에 터치 바를 넣었다가 나중에 없앴다. 이번 제품은 이보다 터치스크린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제품이다. 아르스 테크니카는 맥OS에서 터치스크린이 지원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애플 내부에서 오래 논쟁이 이어진 변화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티브 잡스와 팀 쿡을 포함한 여러 애플 임원이 과거 터치스크린 맥이라는 발상을 비웃었다. 잡스는 이 아이디어를 ‘인체공학적으로 끔찍하다’고 불렀다고 한다. 아르스 테크니카도 잡스가 반대했다고 적었다. 터치스크린 맥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은 발표 3년 가까이 전부터 돌았다.

애플의 새 최고경영자 존 터너스는 이번 제품으로 두 번째 주요 신제품 발표를 맡았다. 터너스는 9월에 애플 최초의 폴더블 기기 ‘아이폰 듀오’도 소개했다. 전날에는 M6 칩을 단 기본형 14인치 맥북 프로가 1,999달러부터 공개됐다. 터치스크린 모델은 기본형보다 900달러 비싼 2,899달러에서 시작한다.